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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113 vote 0 2004.06.18 (11:17:13)

- 오늘 대통령이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글은 어제 쓴 글이라서 지금은 시의성에 맞지 않습니다만 판단에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
 
‘불감청 고소원’이라 했다. 한나라당이 겁도 없이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들었다. 도대체 아이큐가 1은 되는 집단인지 의심스러운 조중동도 연일 나팔을 불어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앓던 이를 빼주기 위해서 말이다.
 
(정치라는 것이 그렇다. 보통 이런 일은 한번 문제제기가 되면.. 도중에 되물리기 어렵다. 결국 끝장을 보아야 한다. 국민투표로 가게 될 확률도 상당하다.)
 
결론부터 말하자. 실제로 국민투표를 하게 된다치고 우리가 패배할 가능성은 0퍼센트이다. .(투표율 영남 45, 호남 60, 충청 90 예상)
 
그러나 우리가 앞장서서 ‘국민투표를 하자’고 말할 수는 없다. 왜? 국민투표는 포퓰리즘 방식이고 독재정권의 수법이기 때문이다.(대통령 말씀대로 국회가 결의한 사안을 대통령이 뒤집을 수도 없고)
 
조중동이 지난해 재신임 국민투표를 반대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라! 당연히 우리편에 유리한 일을 우리가 먼저 주장하고 나설 수는 없지 않는가?(지난해에 대통령이 국민투표로 밀어붙였으면 반대했을 것들이 뒤늦게..)
 
재신임 때도 그렇다. 처음엔 조중동이 크게 환영했다. 그러나 여론이 나쁘게 나타나자 금방 태도를 바꾸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다. 조중동과 한나라당은 나름대로 여론조사를 해보고 자기들에게 유리하다는 확신이 서자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변덕도 심한 여론과 조중동의 부추김에 홀린다면 이건 제대로 걸려든 것이다.(최병렬과 조순형이 간 길을 박근혜와 이명박이 쫓는구나)  
 
박근혜도 그렇다. 한나라당 입장에서 박근혜는 지금까지 잘해왔다. 그러나 여태 벌어놓은 것을 행정수도 여기서 다 까먹을 기세다.(역시 박근혜는 큰 정치에 약하다는.. 깜이 아니라는 증거가 이렇게 확인된다. 이명박도 마찬가지.)
 
조중동은 판돈부터 꺼내놔라
정치에 공짜는 없다. ‘아니면 말고..’ 식은 용납되지 않는다. 국민투표라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박을 기어코 하겠다면 먼저 자기들이 배팅할 판돈부터 걸어야 한다. 우리가 패배하면 행정수도 이전은 취소된다. 대신 한나라당은 무엇을 걸 것인가?
 
막대한 비용이 든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도 어차피 홍보비용이 필요하다. 국민투표는 정부의 업적을 홍보할 절호의 기회이다. 국가적으로 반드시 손실은 아니다.
 
로또를 긁어도 한 게임 당 2000원을 내야 하는 법이다. 행정수도 이전 찬성이 높게 나오면 한나라당은 당사 팔아서 국민투표 비용을 물어내야 한다. 조중동도 윤전기 팔아서 비용 물어내야 한다. ‘안되면 말고’.. 식의 불장난은 결단코 용납될 수 없다.
 
유권자가 변덕을 부리는 이유?
탄핵 때도 그랬다. 탄핵안 가결 직전에는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게 나왔다. 한나라당은 그 여론을 보고 탄핵을 강행했다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변명이 되는 말일까?
 
어쨌든 탄핵안 가결 전후로 유권자의 태도가 180도로 달라졌다. 왜?
 
유권자들은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을 원한다. 그것이 대통령의 사과이든, 국민투표이든, 정보공개이든, 청문회든, 특검이든.. 뭔가를 해서 유권자가 손해볼 일은 없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막연히 해보자는 유권자의 판단은 어떤 마음의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사실은 결정을 유보하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조중동이 여론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결정을 유보하고 대신 정보를 얻으려 한다. 정보를 얻기 위해서 청문회든, 특검이든, 대통령의 사과든, 국민투표든, 일단 해보자는 막연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므로 국민의 여론만 가지고 정치를 한다면 아주 나쁜 것이다. 이는 비판되어야 할 포퓰리즘이자 선동정치다. 동서고금의 독재자들이 유권자들의 이런 심리를 악용하고 있다. 문제는 조중동이 바로 그러한 유권자들의 심리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는 점이다.(과거 독재정권이 하던 짓을 지금 조중동이 하고 있다.)
 
국민투표는 옳지 않다 그러나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국민투표는 옳지 않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국가중대사에는 어차피 홍보비용이 든다. 조중동이 국민투표의 방법으로 대신 홍보해주겠다는데 이를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다.
 
미친 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면 미친 당은 국민투표가 약이다. 이미 내뱉어진 말이다. 되물릴 수는 없다. 박근혜와 이명박은 판돈으로 무엇을 걸 것인지 부터 말해야 한다.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정계은퇴 여부가 결정되어야 한다.
 
- 기어이 제 무덤을 파겠다는 데야 무덤 속으로 밀어넣어 줄 수 밖에. -
 
덧글.. 대통령 말씀대로 국민투표는 우리 쪽에서 먼저 주장할 사안이 아닙니다. 그러나 늘 여론을 거꾸로 읽는 적들이 오판하고 멍석을 깔아준다면.. 솜씨를 보여주기에 주저할 이유도 없습니다. 100프로 이기는 게임입니다. 문제는 적들이 미끼를 얼마나 제대로 물었느냐이죠. 아직은 입질만 하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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