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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830 vote 0 2005.03.30 (11:09:23)

경선 막바지 단계의 전략

'유시민, 김두관, 장영달이 다 같이 사는 길'

 

이제 이틀 남았다. 막바지 단계의 전략은 뻔할 뻔자 "we are the world" 우리는 하나! 화해와 포용을 강조하기다. 그러나 대선도 아니고 당내의 축제인 경선인데..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선거의 기술은 초반에 싸움판을 뜨겁게 달구어서 적으로 하여금 너죽고 나죽자식 무리한 전술을 써서 자멸하게 하고, 대신 이쪽은 화해와 포용을 강조하는 방법으로 유권자들을 위로해 주는 것이다.

 

“초반에는 달구고 막판에는 식혀라!”

 

이게 맞다. 초반의 역풍은 극복이 가능하지만 막판의 역풍은 극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여간 선거공학으로 볼 때 지금 단계에서는 화해와 포용을 강조하는 제스처가 나와주는 것이 맞다.  

 

필자는 과연 유시민이 이번 경선에서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할지 아니면 적당히 선전해서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관리할지가 의문이었다. 그런데 예상 이상으로 유시민은 전력투구했고 이는 그에게 사심이 없다는 뜻으로 읽혀질 수 있다.

 

당선 여부에 집착하지 않고 정당개혁의 명분을 알리는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 이런 것이다.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이라는 이슈를 적극 홍보하는데 의미를 두기.. 이것이 맞다. 이렇게 가는 것이 바르게 가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어쩌면 우리는 이미 목표를 초과달성 했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이번 경선에서 우리의 목표는 대략 3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 유시민, 김두관 중 하나를 당의장으로 세워 개혁지도부 구성하기.

 

● 장영달, 김두관, 유시민 3명을 동시에 지도부에 입성시키고 한명숙을 중립화 시켜 문희상이 2명을 지명하더라도 상임중앙위원 7명 안에서 3 대 3으로 개혁과 실용이 대등한 힘을 가지게 하기.

 

● 당원이 주인되는 정당 건설을 이슈화 시켜 차기 지도부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룰 수 밖에 없도록 압박하기.

 

이 중 하나는 이미 달성했고 나머지 둘은 반반이다. 이 상태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허허실실이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고 하면 산다는 말은 언제라도 맞는 말이다.  

 

막판에 무리하게 합종연횡을 주장하고 배제투표를 선동한다면 반드시 역풍이 불어서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서울에서 김한길이 떨어진 이유도 그러하다. 김한길은 서울공항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둥 당원들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서울시장이 다된듯이 무리한 공약을 내걸어서 월권한 것이 대의원들의 반발심을 불러 일으켜 자멸한 것이다.

 

배제투표를 하는 쪽이 지는 게임이다. 왜인가? 당원들의 균형감각 상 한 사람을 개혁에 찍으면 다른 한사람은 실용에 찍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당원들은 개혁과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한다.

 

그것이 옳은가를 떠나서 심리는 그렇다. 그러므로 안정과 실용에 마음이 가 있는 대의원들이 두표 중 한 표를 장영달에 투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필요한 전략이 되는 것이다.

 

유시민, 김두관이 손잡고 다니며 두 사람만 찍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역으로 배제투표를 자청하는 것이다. 대의원들은 후보들의 그러한 짝짓기가 대의원들의 당연한 권리인 선택권을 제약한다고 보고 반발심을 일으킨다.

 

유시민, 김두관 둘은 친하더라도 선거기간 동안은 모르는 척, 안 친한 척 하는 것이 정답이다. 하여간 지금 단계에서 1순위 표는 다 정해졌다. 2순위 표를 잡으려면?

 

필자가 김두관을 비판해서 이득을 본 사람은 김두관이다. 문희상에 한 표를 던진 대의원은 양심에 찔려서 나머지 한 표를 개혁파에 주게 되어 있다. 그 표를 김두관이 싹슬이 하고 있다.(두 표를 다 실용파에 던지는 한나라당 지지자 수준의 무뇌아 대의원은 우리당에 없다.)

 

그러므로 김두관은 유시민과 친하지 않은 척 행동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우리는 세가지 조합을 꾸며서 대의원들 앞에 내밀 수 있다. 선택권은 어디까지나 우리가 아닌 대의원들에게 있다.

 

● 개혁적 유시민, 안정적 장영달의 동서화합 투표

● 대세는 문희상, 양심은 김두관의 어부지리 투표

● 개혁의 유시민, 또개혁 김두관의 이심전심 투표

 

결론적으로 이번 경선은 당내의 경선이다. 적과의 전쟁이 아니라 우리편끼리의 경쟁인 것이다. 무엇이 진정한 개혁의 선택인지 이제 알 사람은 다 알았고 모르는 사람만 남은 셈이다.

 

필자가 권하는 것은 첫번째 동서화합 투표다. 이것이 가장 좋은 그림이다. 그러나 말 안해도 알만한 사람은 이심전심 투표도 좋다. 돌격장 유시민의 과감한 공격에 김두관이 어부지리로 당의장이 되어도 좋다.

 

결론적으로 막판의 전략은 무리하지 않기다. 당내의 선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가 이기명 선생의 황당한 글에 굳이 반론을 쓰지 않는 이유가 또한 그러하다.

(이기명 선생은 그만 모니터 끄고 쉬세요. 훈련은 실전처럼 하란 말 모르세요? 한나라당과의 전쟁을 앞두고 종합전술훈련이에요. 훈련은 이렇게 실전처럼 총을 빵빵 쏘아가며 하는게 맞습니다. 축제는 선거 끝나고 패자가 승복한 다음에 해도 되구요.)  

 

덧붙여서.. 지금쯤 유시민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는 보도가 나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세론은 반드시 죽습니다. 배제투표 하는 쪽은 반드시 자멸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강자가 아닌 약자의 포지셔닝으로 가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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