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5742 vote 0 2006.02.04 (18:57:37)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예술은 그 질서를 나의 것으로 만든다. 그러나 가능한가?

진리는 위대하지만 저 높은 곳에 있다. 그 곳은 높고 멀어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진리가 인간과 별개로 존재한다면?  

그래서는 안된다. 진리와 나를 연결시켜줄 그 무엇이 존재해야 한다. 내 안에 저 높은 곳의 진리와 공명하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학문이 단지 진리를 파악하는 데서 끝난다면 허무할 뿐이다. 재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종적으로 나의 사랑을 완성시키지 않으면 진리도 의미없다.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그 질서는 인간의 삶과도 공명한다. 그것을 우리는 진리라 부른다. 인간은 그 진리를 통하여 가치를 유도한다.

예술은 진리 안에서 ‘가치’라는 정수를 뽑아내어 인간의 삶에 배달한다. 그러한 배달과정을 우리는 ‘의미’라고 부른다.

●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한다. 그것이 곧 진리다.
● 인간은 가치를 배달하는 방법으로 불멸의 진리와 공명한다.
● 가치는 의미를 담보한다. 의미는 가치를 각자의 삶에 반영하는 것이다.
● 의미는 가치의 배달을 통하여 진리와 공명하게 함으로써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각각 완성시켜 주기에 의미있다.
● 사랑이라는 방법으로 내 안에 반영된 세계의 질서를 재현하기에 성공할 때 각자의 존재는 완성된다.

만약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제 각각 완성시켜 주지 않는다면? 다른 어떤 것을 위하여 나를 소모품으로 희생해야 한다면? 인간의 삶이 1회용의 인스턴트 커피 같은 존재라면? 진리도 가치도 의미도 필요없다.

각자의 삶을 각자의 위치에서 제 각각 완성시켜 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팝의 정신이다. 대중예술의 본질이다.

학문은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는 것이다.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기. 그것이 클래식의 정신이다. 예술은 그 질서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신의 질서를 인간의 안에서 재현하는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1595 진중권 동물의 배신 메커니즘 김동렬 2021-04-04 3458
1594 이번 선거 알 수 없다 3 김동렬 2021-04-04 3853
1593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김동렬 2021-04-05 2854
1592 윤석열이 정치판에 기어나온 이유 김동렬 2021-04-05 3793
1591 자기 대상화가 문제 image 김동렬 2021-04-06 3616
1590 역주행은 막아야 한다 3 김동렬 2021-04-07 3849
1589 어려울수록 진실로 돌아가라 3 김동렬 2021-04-08 4177
1588 진보는 커피클럽이다 김동렬 2021-04-09 3679
1587 원인을 질문하라 김동렬 2021-04-09 3360
1586 배신자의 변명 김동렬 2021-04-10 3474
1585 예정설과 선택설 김동렬 2021-04-10 3518
1584 원인의 원인, 이유의 이유 1 김동렬 2021-04-11 3475
1583 거짓말쟁이를 봤다. image 김동렬 2021-04-12 3877
1582 키우는 개한테 물리지 말자 1 김동렬 2021-04-13 3674
1581 어떤 일베왕의 죽음 김동렬 2021-04-14 3429
1580 부동산의 비극 김동렬 2021-04-15 3464
1579 구조와 대칭 김동렬 2021-04-15 2992
1578 MSG는 몸에 좋다 김동렬 2021-04-16 3018
1577 유기농의 좋은 점 김동렬 2021-04-16 3069
1576 독재라는 질병에 대하여 김동렬 2021-04-17 2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