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2098 vote 0 2006.03.24 (17:50:41)

‘미친다’는건 무슨 뜻일까?

여성 정치인 숫자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일당 백의 소수정예가 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밥값을 하는 여성 정치인을 보지 못했다. 전여옥, 박근혜들은 되려 여성의 얼굴에 먹칠만 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농민대표 강기갑, 노동자 대표 단병호도 밥값을 못하기는 매 한가지다. 17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민노당 의원 10여명이 일당백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이 있었지만 노회찬 정도가 겨우 밥값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코미디언 정치인 이주일에게 활약을 기대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 원래 상징성 때문에 들어간 사람은 결국 상징 역할 밖에 못한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상징적인 역할을 맡으면 안 된다.

여성 정치의 문제는 지나치게 상징성이 부각된 데 있다.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아니라 아버지의 후광으로 하는건데 이건 동남아시아의 많은 여성 대통령들이 밥값을 못하는 것과 같다.

필리핀에 아키노, 아로요 있고 인도네시아에 메가와티 있고 파키스탄에 부토 있었지만 자력으로 큰 것이 아니라 후광으로 된 것이다. 남편 아니면 아버지 잘 만나서 대통령 되고 총리 된 이들은 진짜가 아니다. 결과도 좋지 못했다.

 

상징성은 가고 실력자가 온다

여성 정치가 역할을 못한 이유는 지나치게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해서다. 그러나 한명숙은 다르다. 구색 맞추기로 들어온 것도 아니고 김옥선처럼 남장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다. 자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처음 시작하기가 어렵고 물꼬를 트기가 어렵지 한 번 길이 뚫리면 씽씽 잘 나가는 것이 세상 이치다. 우리나라에 여성 정치가 안되는 이유는 민주화의 과도기에서 정치판이 너무 전투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정치가 안정되고 정당정치가 자리를 잡고 개혁세력이 제 역할을 하면 여성 정치도 부쩍 성장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치판이 너무 전쟁판으로 살벌하게 가서 보다 권위적인 남성의 발언권이 먹혔던 거다.

여성 정치는 절대적으로 탈권위주의와 같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권위주의가 판을 치면 권력의 생리에 민감한 남성이 더 유리하다. 남자들의 전투본능이 권력의 냄새, 줄서기의 법칙에 더 민감한 거다.

판이 이렇게 돌아가니 여성 정치인이 구색맞추기로 들어가서 상징적인 역할에 만족하거나 남자 흉내를 내거나 하며 이상하게 돌아간 것이다. 전여옥이 못되먹어서 쌈질만 하려고 들어서 국회의 품격을 실추시킨 예와 그러하다.

전여옥의 과시.. ‘여성이 못된 짓을 하기로 작심하고 덤비면 남자 이상으로 악랄하게 못된 짓 할 수 있다’ ≪- 이런 건 안쳐주는 거다.

아버지 후광을 빌린 가짜 박근혜, 가짜 페미니스트 전여옥들의 가짜 여성정치가 도리어 진짜 여성정치의 등장을 가로막은 것이다. 그러나 강금실, 한명숙으로 한번 물꼬가 트이면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여성 정치에 기대함은 '여자도 남자만큼 싸울 수 있다'.. 이런 것이 아니다. 안 싸우고 해결하는 지혜를 보여달라는 거다. 여성만의 장점을 발휘해달라는 거다. 예컨대.. 국회에 남자들끼리만 모여 있으니 자기네끼리 쑥덕쑥덕 해서 비밀이 유지되기 때문에 부패가 쉬운 것이다.

여성이 다수 진출하면 남자끼리 비밀이 유지되지 않아서 부패가 폭로되고 만다. 최연희 변태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여기자가 그 현장에 있었기 때문에 폭로가 된 것이다.

남자 기자라면? 최연희가 그보다 더 추악한 짓을 해도 폭로하지 않았을 것이다. 몇백만원 어치 향응을 대접을 받았는데 폭로할 리가 있나. 그래서 여성이 있어야 정치가 조금이라도 깨끗해지는 거다.

우리당이 장기집권하고 탈권위주의가 정착되고 여야의 대결이.. 서로 면박주고 모욕하고 꾸짖고 하는 힘대결에서 벗어나 정책대결로 전환이 되어야 여성정치인이 활약을 할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정치총리 계속되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에 이어 정치 총리를 임명한 것도 의미있다. 여러번 말했지만 참여정부는 노무현 개인의 정권이 아니라 범개혁세력의 공동정권이다. 개인의 인기대결이 아니라 세력 대 세력의 시스템 대결로 가는 흐름에 있다.

무엇인가? 정치인을 총리로 임명해야 국회의원들이 총리 될 욕심에 몸조심을 하는 것이다. 이는 이해찬이 대권주자로 부각되어 진작에 대통령 꿈을 꾸었다면 3.1절에 골프를 치는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았을 이치와 같다.

정치판이 개인 대 개인의 카리스마 대결이 아니라 세력 대 세력의 시스템 대결로 가야 우리당에 유리하다. 왜인가?

 

우리당 - 이해찬, 정동영, 김근태, 이철, 유인태, 유홍준, 이부영 등등.. 모두 정치인 출신이다. 구심점이 있다. 민청학련 세대, 긴급조치 세대, 전대협 세대 등으로 각각 그룹을 지어 핵을 형성하고 외연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한나라당 - 박근혜, 이명박, 손학규의 성장 배경은 판이하다. 정치인 출신이 아닌 이질적인 세력이 끼어 있어서 구심점이 형성되기 어렵다. 이 경우 핵을 형성하지 못하여 외부세력과 제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외연이 차단되고 만다.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 역할분담이 어렵다.

 

한나라당은 운동권 출신을 대거 영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슨 무슨 세대라는 것이 없다. 몇 있다는 원희룡, 고진화는 오히려 당을 깨고 있는 판이다. 이들이 그룹을 짓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핵이 형성되지 않는다.

핵이 없기 때문에 구심점이 없다.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제휴가 안되어서 외연의 확대가 불가능하다. 외부세력과 딜을 하려고 해도 박근혜, 이명박이 따로 놀기 때문에 그게 안되고 있는 것이다.

이회창이 정몽준과 손을 잡지 못한 것이 그러하다. 정치의 본질은? 딜이다. 늘 말하지만.. 정치는 제휴다. 그런데 이회창은 그것을 못한다. 박근혜, 이명박 역시 딜이 안되는 인간들이다. 제휴가 안 된다.

그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가 역할을 분담하듯 할 수 없다. 설사 분담을 한다 해도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 정치적 배경이 판이한 이명박과 박근혜가 손을 잡으면? 정몽준이 노무현과 손을 잡다가 틀어진 것 이상으로 큰 분란이 일어난다.

정몽준이 맛이 간 이유도.. 이 인간이 운동권 경험이 없고 정치 이력이 얇아서 딜을 할줄 모르는 인간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몽준은 김민새가 트로이의 목마가 아닌가 해서 의심하며 자기네들끼리 이전투구 하는 등.. '흥국의 난' 어쩌구 하며 캠프가 망가졌는데 그 또한 정치경험이 없고 주변에 바람막이 역할을 해줄 세력이 없어서 그렇다.

이는 정몽준,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들 본인의 정치역량 문제가 아니라 양자를 중개할 제 3의 힘이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운동권 경험으로 이해찬의 민청학련 세력과 코드를 맞춰왔고 문제가 있을 경우 민청학련 세대가 그 중재자 역할을 해주는데 한나라당은 내부에 그러한 구조가 없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은 구조적으로 잘못 설계된 당이다. 그들은 조직력 없이 박근혜, 이명박의 개인기로 어찌 해보려고 하는데 작은 선거는 어찌 해보겠지만 큰 선거는 개인기로 못이긴다. 절대로 조직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당이 항구적으로 승리하려면? 개인기가 아니라 조직력 대결, 개인의 카리스마 대결이 아니라 세력대 세력의 시스템 대결로 가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도 총리는 계속 정치인 출신으로 가야만 한다.

정치총리로 가지 않으면 아무리 유능한 총리를 뽑아놔도 결국 얼굴마담총리, 대독총리로 되어버린다. 역할분담이 안 된다. 총리 주변에 도와주는 세력이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

 

진짜가 가짜를 퇴출시킨다

정리하자. 여성정치의 본질은 노무현 대통령의 탈권위주의다. 탈권위주의의 맥락에 있어야지만 진짜 여성 정치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역사의 흐름이요 시대정신이요 이 시대의 트렌드다.

그 흐름을 쫓아가는 진짜 여성 정치인 한명숙, 강금실의 활약은 여성정치를 가로막고 있는 암적인 존재인 가짜 여성 정치인 박근혜, 전여옥들과 너무나 비교가 되어서 -수준차가 드러나서- 그들을 조기퇴출 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650 주유소 습격사건과 괴물 김동렬 2006-08-13 13711
1649 깨달음의 룰 김동렬 2006-08-09 15712
1648 실존의 죽음과 그 건너편 김동렬 2006-08-08 11370
1647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환멸 김동렬 2006-08-07 15280
1646 노무현 그룹의 한계와 의사소통의 실패 김동렬 2006-08-07 14554
1645 된장녀와 한류녀 그리고 왜색녀 김동렬 2006-08-07 19548
1644 괴물에 엉기기 김동렬 2006-08-06 11433
1643 한국인에게 영어가 들리지 않는 이유 김동렬 2006-08-06 14114
1642 된장녀와 고추장남 김동렬 2006-08-04 15518
1641 황박과 괴물 김동렬 2006-07-31 14728
1640 김정일의 남은 카드는 정상회담 뿐 김동렬 2006-07-19 15930
1639 드라마 주몽의 아쉬움 김동렬 2006-07-18 15779
1638 FTA와 한국의 충격요법 김동렬 2006-07-15 13866
1637 까뮈의 이방인 김동렬 2006-07-14 19279
1636 지단의 고독 김동렬 2006-07-12 16954
1635 광해군의 경우 김동렬 2006-07-12 13591
1634 모든 독재는 나쁘다 김동렬 2006-07-10 14372
1633 존재냐 소유냐 김동렬 2006-07-06 14950
1632 김정일, 올해를 무사히 넘길 것인가? 김동렬 2006-07-05 16483
1631 축구, 월드컵, 한국인 김동렬 2006-07-04 14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