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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072 vote 0 2006.04.25 (13:56:37)

보편성과 특수성의 짝이 있고 일반성과 다양성의 짝이 있다.

숨어서 눈치나 보고 있다가 사태가 거진 정리된다 싶으니까 뒤늦게 나타나서.. 호들갑을 떨며 뒷북치는 인간이 제일 치사하다. 협상타결 직후 긍정적인 보도를 내던 조중동이 어제부터 슬슬 태도를 바꾸는 것도 그렇다.

일본의 도발에 겁먹고.. 잔뜩 쫄아서는 ‘세계에서 가장 부자인 일본을 적으로 돌리는건 자살충동’이라고 설레발이 치는 조갑제 말에나 솔깃해 있다가.. 일본이 의외로 쉽게 물러서자.. 앗차 아니구나 싶어서.. 뒤늦게 몽둥이 들고 나타나서 “이놈들 다 어디갔어?” 하며 허공에 주먹 휘두르고 있는 자들이 조중동이다.

바보들의 공통점은 증오와 두려움을 판매하여 일용할 양식을 번다는 점이다. 조갑제의 ‘자살충동’과 노회찬의 ‘항복선언’이 무엇이 다른가?

조갑제들은 주로 북한과 중국쪽을 향해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질러대고.. 노회찬들은 주로 미국쪽을 향해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를 지르는 차이가 있을 뿐.. ‘늑대가 나타났다’로 오늘 하루를 연명하는 것은 같다.

그 인간들이 철 좀 들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다.

 

늑대소년 조갑제 늑대소년 노회찬

미국도, 일본도, 북한도, 중국도, 러시아도 더 이상 우리의 적은 아니다. 우리의 밥일 뿐이다. 중요한건 실력이다. 경쟁력이 결정하는 것이다. 경쟁력이 없으면 모두가 우리의 적이고 경쟁력이 있으면 모두가 우리의 호구다.

우리의 문제는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우리는 약하지 않다. 어제는 약했어도 내일은 약하지 않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일은 대범하게 생각할 일이다. 대책없이 흥분해서 당장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태도는 겁쟁이 짓이다.

미국도, 일본도, 북한도, 중국도, 러시아도 우리의 외교 상대일 뿐이다. 외교는 예의와 매너와 성의로 어른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어른스럽게 나가는데도 일본이 애들처럼 철없이 굴면 굴밤을 멕여줄 수 밖에 없다.

‘어르다가 뺨친다’고 했는데 일본에 대해서는 그동은 많이 을렀으니 이제는 ‘떼끼 놈!’하고 한 대 쥐어박아 두는 것이다. 이건 정해진 수순대로 간다.

전쟁.. 침략.. 항복.. 자살.. 이런 죽는 소리, 비명 지르는 소리는 노갑제나 노회찬류 넋빠진 자들의 헛소리고.. 국제관계는 냉정하게 수지타산을 따져서 하는 거다.

한일간에 식민지 문제로 정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더 받아낼 것이 있고 일본은 더 물어낼 것이 있는데.. 언제 어떻게 얼마나 받아낼까 하는 부분은 우리의 국제적 위상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자 초조해진 일본이 오금이 저려서 선제도발을 감행하는 것이다.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권리는 챙기고 의무는 다해야 한다. 언제까지 애들처럼 죽는 소리나 하고 살 것인가? 조갑제, 노회찬들의 비명소리, 죽는 소리, 겁 주는 소리.. 정말이지 짜증나는 것이다.

분명히 말하면.. 독도문제나 FTA문제는.. 일본과 미국의 군사, 경제침략에 맞서 저항을 하거나 혹은 굴종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커진 위상에 걸맞게 옷을 갈아입는 방법으로 체면을 차리고 위신을 세우자는 것이다.

문제에 접근하는 관점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하여간 제일 덜 떨어진 인간이 이지스함 타령하면서 군비증강 운운 헛소리 하는 자들이다. 지금 전쟁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들에게는 정신과의사의 상담을 받아보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 덜 떨어진 자들이 ‘FTA 하면 다 죽는다. 미국 식민지 된다’ 운운하는 자들이다. 역시 요양원이나 알아봐 드려야 한다.

 

최적화된 소통환경은 무엇인가?

지난 번 글에서 컨버전스와 디버전스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은 결합 보다는 분리를 해서 재미를 보는 경우가 많다.

분리냐 통합이냐.. EU는 통합하는 것이 진보인데 FTA는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진보다? 이거 이상하지 않은가? 좌파들의 말이 전혀 앞뒤가 안 맞다.

세계는 통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분열을 향해 치닫고 있는가?

EU는 통합하고 있지만.. 한국과 일본은 절대로 통합할 수 없다. 남북은 당연히 통일되어야 하지만 중국과는 절대로 통일할 수 없다.

통합이냐 분열이냐..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초딩이다. 세상 이치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정답을 말하면.. 통합도 아니고 분열도 아니다. 지정학적 구도에 맞추어 시스템 구조를 최적화 하는 것이다.

세계는 지금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각자 최적화된 형태의 소통환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혹은 합치고 혹은 흩어지고 혹은 흩어졌다가 다시 합치고 있지만 어느 쪽이든 역사의 진보로 가는 걸음이다.

 

소통의 터미널을 열어라

문제는 소통이다. 황우석 문제도 그렇고, 일본의 도발도 그렇고, 부시의 침략도 그렇다. 지금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갈등은 계층간, 국가간, 문명권간 소통의 단절이 원인이다.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힘으로 밀어붙여서 강제로 합쳐버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있다. 수구들이 그런 소리를 한다. 그런 방법이 먹히던 시절도 있었다. 나폴레옹이 그랬고 징기스칸이 그랬다. 그러나 그거 다 옛날 이야기다.

한 곳에 모아놓고 주입식으로 학습하여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하는 자들도 있다. 좌파들이 그런 소리를 한다. 그런 방법이 먹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다 옛날 이야기다. 지금은 아니다.

계층간, 국가간, 문명권간에 최적의 소통환경이 있다. 그것은 수구들이 좋아하는 무력에 의한 통합도 아니고, 좌파들이 좋아하는 집단학습에 의한 표준화도 아니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을 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집단의 의사결정 속도가 중요하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2인 3각으로 하는 달리기 보다는 혼자 달리는 것이 더 빠르다. 때로는 결합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하다. 남북간에는 통일하는 것이 좋지만 한일간에는 적절한 형태의 분리공존이 좋다.

통합의 피해를 가장 많이 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이 3~4개의 국가로 나뉘어져 있다면 지금보다 사정이 훨씬 나을 것이다. 나라가 클수록 집단의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진다. 지금과 같은 문명의 전환기에는 치명적이다.

일본의 성장속도가 느려진 것도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CEO의 권한이 작은 일본 특유의 기업문화 때문이다.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이건희가 30분 만에 결정하는 것을 일본 기업은 3년이 가도 결정하지 못한다.

최고의 의사결정 속도를 위해서는 최적의 의사소통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억지로 결합해서도 안 되고 강제로 학습해도 안되고 일방적으로 명령해도 안 된다. 세상이 바뀌었다. 문명의 성격이 달라졌다.

이제는 조직해도 안 되고 학습해도 안 되고 명령해도 안 되고 지시해도 안 된다. 소통해야 한다.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소통의 터미널이 필요하다

노동자와 사용자 간에 왜 대화가 안 되는가? 왜 꼭 파업을 하고 시위를 해야만 문제가 해결되곤 하는가? 소통하기 위해서는 채널이 필요하다. 그 채널을 만들기가 기술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노사가 협상해서 좋은 결과를 끌어냈다 해도 남의 떡이 커보이는 법칙에 따라 만족하지 않으니 문제가 된다. 무엇인가? 협상창구가 있어야 하고 그 협상팀에 대한 구성원 다수의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창구를 건설하고 신뢰를 얻지? 각자가 자기 내부에 구심점을 가져야 한다. 중심이 건설되어야 한다. 시야가 넓고 활동반경이 큰 장신을 중심으로 센터가 확보되어야 한다.

터미널이 없으면 소통할 수 없다. 네트워크가 없으면 소통할 수 없다. 포탈이 없으면 소통할 수 없다. 부두와 항구가 없으면 소통할 수 없다. 도로가 없으면 소통할 수 없고 관문이 없으면 소통할 수 없다.

21세기 신문명 시대다. 집단의 의사결정 속도가 승부를 가른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자기 내부에 의사결정의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서로간에 의사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좌파들은 ‘너희들이 지식계급의 말을 안들어서 그렇다. 지식인 집단의 명령과 지시에 너희가 복종하면 된다’고 말한다. 착각이다.

지금은 명령과 지시와 학습과 통제가 먹히는 권위주의 시대가 아니라 쌍방향 소통의 탈권위주의 시대이다. 통합의 시대가 아니라 분리 공존의 시대이다.

터미널이 없기 때문에 소통은 불능이다. 터미널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내부에 신뢰의 축, 의사결정의 센터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애국주의나 민족주의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내부에 강력한 소통의 구심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대한민국 내부에 의사결정의 중심을 건설하는 과정이다.

토착사상이 나와야 하고 자생적 철학이 나와야 한다. 이러한 흐름은 무슨 ‘주의’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명의 흐름이 만드는 것이다.  

자기와 다른 세력과 계급과 집단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그 각각의 존재들이 자기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 자기 내부에 의사결정의 구심점을 만드는 방법으로 가능하다. 그렇게 소통의 터미널을 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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