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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370 vote 0 2006.07.10 (19:14:14)

 


모든 독재는 나쁘다.
그리고 선의의 독재는 더욱 나쁘다.

북한 문제 - 정치적인 관점에서만 본다면 좋지 않다.
전략, 전술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역사의 필연이라는 관점에서 또 지구촌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는 관점에서
넓은 시야로 접근하고 이해해야 한다.

정치가가 책략을 성공시킬수록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상황은 더 나빠진다.

그러므로 역사의 평가는 다른 것이어야 한다.
일회용에 불과한 정략의 성공에 감탄할 일이 아니다.

당연히 독재는 최악이며 독재자의 세습은 더욱 나쁜 것이며
월드컵에 오점을 찍은 토고 대통령 부자의 세습만 나쁜 것이 아니라

부시 부자의 세습도 나쁘고 박박 부녀의 세습도 나쁜 것이다.
인류의 발전은 시스템의 발전이므로 여기에 착시현상을 유발하는

선한 독재자의 등장은 더욱 나쁜 것이다.
왜 독재는 나쁜가?

역사를 시스템 구조 위주가 아니라
인간의 선악에 대한 신념 위주로 보도록 오도함이 더욱 나쁘다.  

역사는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좋은 시스템과 나쁜 시스템의 대결이다.

선의의 독재는 장기적으로 나쁜 시스템으로 결과하게 되기 때문에 더욱 나쁘다.
예컨대 청나라의 강희, 건륭, 옹정제 등은

어떤 관점에서 볼 때 선한 독재자의 성공사례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성공은 일시적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

문명의 큰 흐름으로 볼 때 동양사의 상황은 더 나빠졌다.
서구가 수십개의 작은 나라로 쪼개진 결과 경쟁하고 발전한데 비해

동양은 크게 하나로 통합되었고
그 결과로 경쟁하지 않았고 그 결과로 뒤처졌다.

선과 악의 관점에서 보아서 안 된다.
그건 너무 유치하지 않은가?

부시의 악이 북한의 자살을 정당화 해주지 않는다.
그것은 축구골대를 맞힌 선수가 골대를 비난함과 같다.

인디언을 학살한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물론 나쁘지만
아일랜드의 감자흉년으로 수백만명이 굶어죽게 되었고

그들이 이민선을 타고 미국으로 건너오는 데는
미국의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는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
감자흉년 때문에 한꺼번에 몰려온 200만명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땅을 가진 인디언은 꼼짝없이 죽게 된 것이다.
그들의 죄는 경작할 수 있는 비옥한 토지를 사냥터로 놀린 죄 밖에 없다.

물론 인간의 미래는 알 수 없는 것이고
독안에 든 쥐가 독 속에서 제법 오래 버티는 경우도 흔히 있으므로

김정일체제가 의외로 오래 갈 수도 있지만
북한이 하나의 카드를 쓸 때마다

하나의 카드가 사라져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역사에서 이런 예는 무수히 많다.

정치에는 공격과 방어가 있는 법인데
그것은 한국의 여야가 의견이 일치하지 않듯이

또 한국과 미국이 의견이 일치하지 않듯이
이중적인 태도로 나올 때 가장 파워가 큰 법이며

독재를 하는 나라들은 이런 이중전략을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공격만 하거나 혹은 방어만 하는 것과 같아서

의외로 오래 버티는 수도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인 성공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역사에 단 한 번도 없었다.

역사에는 무수히 많은 역설이 있다.
이 부분을 제대로 판단하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무리한 성공이 도리어 실패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는 태평양 전쟁 초기 일본의 연전연승과도 같아서

그들의 손쉬운 성공이 나중 부메랑이 되어 그들을 덮쳤던 것이다.
예컨대 조선이 일본에 당한 이유 중의 하나는

이등박문의 정한론 반대 때문이다.
물론 일본인들은 다르게 말한다.

그들은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쏘았기 때문에 그 복수로 조선을 합병한 것이며
이등은 정한론에 반대한 온건파였다고.

안중근의 저격이 일본의 침략을 앞당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의 큰 흐름으로 보면

온건파인 이등박문이야 말로 조선 입장에서 최악이었다.
일본이 언젠가 조선을 침략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이등박문이 일본 군부를 설득해서 그 행동을 지연시킨 결과로
일본은 의도하지 않았던 이중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조선은 여기에 속아넘어간 것이다.  
안중근이 이등박문을 제거한 것은 이등박문의 합리적인(?) 척 하는 태도가

일본 군부의 정한론보다 더 위험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미묘한 부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서 있기나 할까?
어차피 전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거짓된 평화주의자 때문에 본질을 오판하는 착시현상이 일어나고
그 때문에 조선 내부에 친일파만 발생해서

오히려 더 침략이 용이해졌다는 역설 말이다.
역사의 본질이 전쟁을 향해 치달을 때는

이등박문과 같은 엉터리 평화주의자가
오히려 재앙을 부르는 법이다.

어떤 경우에도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신력의 강조로

힘과 힘이 충돌하는 역사의 본질을 속일 수 있다고 믿는
괴짜 리더가 최악이다.

민주주의는 적과 아군의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내는 방법이 된다.
책략으로 하나를 성공시킬 때 마다 하나의 본질이 감춰지고

착시현상으로 인한 오판의 확률은 그만큼 높아진다.
책략이 힘과 힘이 충돌하는 생태계의 본질을 가려 집단의 착시를 유발할 때

최악의 결과가 빚어진다.
어쨌든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본다.

광해군이야말로 최악의 결정을 내려 결국 조선을 망친 사람인데
그런데 이렇게 보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거의 없더라.

정치는 힘과 힘이 충돌하는 냉정한 현장이다.
책략이나 속임수로 집단의 오판과 착시를 유발함은 최악이다.

역사에서 대부분의 몰락한 자들은
적이 강과 약의 이중적 태도로 나올 때

그 중 자신에게 유리한 한쪽만을 보고 배팅하다가 망했다.
문명은 길게 보면 인간의 사상이나 판단이나 신념이 아니라

생태계의 균형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독재는 집단의 오판과 착시를 유발하는 잘못된 시스템이며

독재의 세습은 인맥 위주의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점에서 더욱 나쁜 구조이며
독재는 강과 온의 이중전략을 구사할 수 없게 하는 점에서

결국은 민주주의에 진다.
민주주의는 항상 내부에 반대파가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당근과 채찍 그리고 강과 온, 공격과 수비의 이중전략이 되며
본질을 정확하게 드러내고 집단의 오판을 막는다.

선한 의도를 가진 독재자는 더욱 나쁜 후유증을 남긴다.
문제는 그러한 점이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아니라

역사의 기록자들도 이 부분을 간과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하여간 이런 점을 정확하게 보는 사람을 나는 거의 보지 못했다.

그들이 최선의 성공이라고 믿은 결과 때문에
결국 최악의 실패로 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잘 없었다.

진주만 기습에서 의외의 대성공이
미드웨이에서의 참패로 귀결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조삼모사에 말려든다.
내일 전쟁에서 대패할지라도 오늘 전투에서 작은 성공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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