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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1515 vote 0 2007.01.05 (19:44:28)

[불량기자, 불량시인, 불량연기자]

많은 사람들이.. 법률이나 제도나 규범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 했던 말이지만 ‘규범’이란‘ 마땅히 따라야 할 가치기준’이 아니라 인간들을 통제하기 위해 넘어가지 마라고 땅바닥에 그어놓은 금이다.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어야 한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는 것이 다르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다르다. 만약 눈을 뜬다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이런 우스개가 있다. 신호위반으로 딱지를 떼인 운전자가 경찰에 항의한다. 나만 위반했냐고. 그러자 경찰이 하는 말.. ‘어부가 바다에 그물을 던질 때 그 바다의 고기 다잡으려고 던지겠수?’

여기서 본질은 ‘교통질서 위반자를 처벌해야 한다’가 아니라 ‘교통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잘못 알고 있다. 선(善)과 악(惡)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 교통질서 위반자 처벌의 관점에서 보면 경찰은 형평을 잃었다.
● 교통사고 예방의 관점에서 보면 경찰은 제 소임을 잘 하고 있다.

신호위반은 악행이다. 악행을 저지르는 자는 악인이다. 악인을 색출하고 계도하여 선량한 시민으로 만드는 것이 단속의 목적이다? 천만의 말씀! 경찰이 원하는 것은 악인의 색출이 아니라 원활한 교통소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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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읽은 이야기. 어떤 한국인이 독일의 어느 도시에서 경찰에게 따졌다. 저기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있는데 왜 뻔히 보고도 단속을 하지 않느냐고. 그러자 경찰이 하는 말..

“그 사람은 사리분별이 가능한 성인이고 다 자란 성인이 자기판단으로 하는 일인데 국가공권력이 거기에 왜 개입한답니까?”

아찔해진다. 뭔가 막혀있다. 대화가 안 된다. 그렇다. 우리는 뭔가 잘못 알고 있다. 공권력이 악인을 색출하고 계도해야한다는 발상은 독재시대의 사고방식이다. 민주국가에는 그런거 없다.

교통질서가 엉망이라고 소문난 도시 중 하나가 뉴욕이다. 뉴요커들은 보행자나 운전자나 신호위반을 다반사로 저지른다. 그래도 뉴욕은 잘 굴러간다. 사고위험이 없는 한 경찰은 함부로 개입하지 않는다. 바로 그것이 민주주의다.

한국사람은 이런거 잘 이해 못한다.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해 본 적이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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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배신감을 호소한다. 이게 뭘까? ‘나 알고보면 착한 사람이오’ 뭐 이런 거다. 그 말이 맞을수도 있다. 마광수 알고보면 착한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마광수가 착한 사람이면 그의 잘못은 덮어지는 것일까? 천만에!

진실을 말하자. 악인을 색출하기 위하여 표절을 단속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신용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 표절을 단속하는 것이다.

참여정부 이래 계속 터져나오는 표절, 추문, 조중동의 난리부르스가 의미하는 것은? 한국은 지금까지 신용사회가 아니었다. 아들이 카드를 함부로 써도 아버지가 막아주겠지 하고 카드돌리기를 하는 그런 사회였다. (신용사회는 개인주의와 함께 가는 측면이 있다. 가부장제도, 연고주의가 존재하는 한 신용사회는 힘들다. 개인이 자기 신용을 관리해야 한다. 가족 믿고 빽 믿고 학벌 믿고 신용없는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문턱을 넘어야 한다. 신용사회라는 문턱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21세기에 한국이 맞이한 역사 앞에서의 도전과 응전이다.

이찬 역시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혼수문제로 다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는 알고보면 이민영이 더 나쁜사람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럴지도 모른다. 이찬 알고보면 훌륭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찬이 훌륭한 사람이면 그의 잘못이 덮어지는가? 천만의 말씀. 본질을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논의의 초점은 가정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시민사회의 약속이다.

이민영이 잘했는지 이찬이 잘했는지는 두 사람 사이의 사적인 문제일 뿐 공동체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 언론이 그 문제를 시시콜콜 보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이찬의 장모관련 폭로는 보도하지 않는 것이 보도윤리다.

이찬의 폭로 자체가 비열한 행동이다. 왜 개인의 사생활을 폭로해? 명예훼손으로 처벌되어야 한다. 이찬의 명예훼손 범죄에 가담한 기자도 죄를 지었다. 신용사회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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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도 그렇고 마광수도 그렇고.. 두 사람 사이의 문제를 왜 국민들로 하여금 판단하게 하는가? 누가 잘못했느냐와 그 문제를 심판대에 올려놓고 국민이 개입해서 판단하게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법은 단지 폭력문제만 판단할 뿐이다.

“이찬씨 이민영씨. 가정사 문제는 니들이 둘이서 알아서 해결해! 그러나 폭력문제는 절대로 좌시할 수 없지.”

두 사람이 길거리에서 말다툼을 벌였다. 법의 심판은? 누가 옳은가를 따지는게 아니라 누가 먼저 진단서를 끊어오는가를 판단한다. 왜? 악인을 처벌할 목적으로 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의 악순환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해 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거 알아야 한다.

● 욕설해서 먼저 약올린 사람 - 나쁜 사람
● 화가 나서 주먹을 휘두른 사람 - 사회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인물

법으로 논하면 진단서 끊어오는 자가 무조건 이긴다. 법은 나쁜 사람을 조치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인물을 조치한다.

● 후진국 발상 - 악인을 색출해서 처벌해야 한다.
● 선진국 발상 - 폭력의 위험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사회가 시끄러운 것은 악인이 있기 때문이다. 누가 악인인가? 후세인과 김정일이 악인이다. 이 악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봉건사회의 관념이고 부시원숭이의 사고방식이다.

그래서? 부시는 후세인을 제거하였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었나? 부시가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해 쓴 수천조원의 돈을 제 3세계 경제지원에 썼다면 인류는 훨씬 더 행복해졌을 것이다.

악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부시의 발상은 교육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봉건시대에나 통했던 이야기다. 사회가 시끄러운 것은 악인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에 신용의 고리가 끊어졌기 때문이다.

사회가 어떤 방법으로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대한민국을 신용사회로 만들 것인가?

마광수는 원작자에게 양해만 구하면 표절해도 되는 것 처럼 말한다. 얼빠진 녀석 같으니라구! 마씨가 표절로 원작자에게 준 고통이 1이라면 사회의 신용을 파괴해서 공동체에 끼친 피해는 100이다.

이제 누가 시인을 믿고 소설가를 믿고 교수를 믿겠는가?

이런 마광수의 무식이 사회의 재앙이다. 원작자에게 준 피해가 문제라면 원작자에게 돈으로 배상하고 끝내면 되겠네? 천만의 말씀! 이찬은 이민영에게 몇억 쥐어주고 무마하면 되겠네? 천만의 말씀!

설사 이찬이 이민영에게 몇억 쥐어주고 합의를 했다 해도 사회는 당신을 매장함으로써 대한민국을 폭력의 악순환에서 구출하기로 합의할 것이다.

설사 마광수가 원작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좋게좋게 해결했다 해도 사회는 마광수를 매장하는 방법으로 대한민국을 신용사회로 가져갈 것이다. 이것이 위대한 대한민국과의 약속이다.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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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섭이 음담패설을 내뱉은 사실이 문제가 아니다. 음담패설 해도 된다. 단 자기집 안방에서. 문제는 한나라당의 수준이다.

한나라당이 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국가에 위협이 된다.

진실을 말하자. 무엇이 문제인가? 한나라당 내부에서 음담패설은 늘 있어왔다. 지금까지 18번 걸렸는데 이번엔 재수없게 강재섭에게 차례가 돌아온 것 뿐이다. 다음에 또 누군가가 걸릴 것이고 이는 반복될 것이다.

한나라당이 그 수준으로 정치하면 나라 망한다는 사실이 문제다.

무엇이 본질인가? 이 기회에 강재섭과 한나라당을 철저하게 응징함으로써 제 1 야당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그 방법으로 대한민국을 신용사회로 가져가자는 대한민국과의 약속이 중요하다. 이것이 본질이다.

손병관의 비열한 물타기.. 본말을 전도한다. 그의 말대로 기자가 음담패설을 유도했을 수도 있다. 이민영이 먼저 이찬의 성질을 건드렸을 수도 있다. 제자가 마광수 면전에서는 양해하는 척 해놓고 뒤통수를 쳤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발상은 음담패설 자체가 문제라는 잘못된 생각이다. 음담패설을 국민이 듣고 국민들이 화가 났기 때문에 사과해야 하다는 발상이다.

강재섭이 음담패설로 국민 혈압 올라간거 치료비와 정신적 위자료 배상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천만의 말씀.

분명히 말한다. 음담패설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나라 제 1야당 수준이다. 딴나라당이 그 수준에 머물러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건 용서할 수가 없다.

음식점에 가면 큰 소리로 떠들고 종업원에게 반말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4,50대 아저씨들 있다. 젊은 사람들은 그걸 보고 눈살을 찌푸린다. 4,50대는 꿈쩍도 안한다. 니들도 떠들면 되잖냐는 식이다.

이런 아저씨들과 대화가 통할까? 대화가 안통한다. 이 나라에 거대한 의사소통의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음식점에서 떠들어도 되고 종업원에게 반말해도 되고 음담패설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구세대와 그걸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신세대.

이 두 세대가 의사소통이 안된다. 그것이 국가의 재앙이다. 대한민국은 미래로 간다. 미래는 젊은이의 시대이다. 그 젊은이들과 말이 안 통하는 정치집단이 정권을 잡는다면? 나라 망한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사이의 근본적인 의사소통의 장벽.. 이 장벽을 깨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절대로 신용사회로 갈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는 절대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우리는 강재섭과 이찬과 마광수를 응징하는 방법으로 그 장벽을 깬다. 이것이 이 시대의 시대정신이요 역사의 사명이다.

왜 손병관은 이러한 본질을 보지 못하나? 오마이뉴스가 총체적으로 선(善)과 악(惡)의 잣대로 판단하는 부시원숭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병관 말대로 기자들도 나쁘다. 그러나 음담패설을 유도했기 때문에 나쁜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강재섭과 함께 뒹굴었기 때문에 나쁘다. 말을 잘못해서 나쁜 것이 아니라 기자들 수준이 그 수준이라서 나쁘다.

그 수준의 인간들에게 대한민국 언론을 맡긴다? 국가의 재앙이다. 이건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다. 언론이 정치인에게 향응을 제공받은 그 자체로 신용사회로 가자는 대한민국과의 약속을 깬 것이다.

법을 고쳐서 앞으로는 정치인에게 얻어처먹은 기자 모조리 구속시켜야 한다.

강재섭은 아직도 본인의 잘못이 무엇인지 모른다. 음담패설을 한 것이 문제인지 아니면 그것을 들킨게 문제인지 그는 모른다. 음주운전이 잘못인지 교통사고가 잘못인지 아직 판단을 못하고 있다.

강재섭의 항변, 이찬의 항변, 마광수의 변명은 .. “그래 내 음주운전 했다. 그렇지만 교통사고 안냈다. 나 운전 잘해서 교통사고 안내면 될거 아냐! 나 음주운전 했지만 그 때문에 피해본 사람 없잖아!”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오마이뉴스를 지지하고 손병관을 지지해라.

피해당사자만 보이고 그 때문에 파괴된 공동체의 가치는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분명히 말하자. 이찬이 이민영에게 준 피해, 강재섭이 성적 수치심을 느낀 여기자에게 준 피해(손병관은 성적 수치심을 느낀 여기자가 현장에 없었으므로 강재섭이 무죄라고 항변한다. 뇌가 썩은 녀석.), 마광수가 원작자에게 준 심적 물적 피해.. 이것이 유죄인가? 아니다.

당신네들은 신용사회로 가려는 대한민국의 앞날에 태클을 걸었다. 서로 믿고 살자는 우리의 공동체를 파괴하고 불신을 조장한 것이다. 절대로 용서될 수가 없다. 손병관 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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