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3157 vote 0 2007.01.10 (15:17:23)




이세돌이 도요다덴소배를 2연패했다. 흑을 쥔 일본의 장쉬 9단이 초반에 좌하귀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었으나 중반에 완착에 완착을 거듭하다가 중앙에 스물두점짜리 대마가 잡혀 돌을 던졌다.

초반에 조금 유리해졌다고 부자몸조심 하다가 지는 것이 바둑이다. 딴나라당은 지금 부자몸조심하고 있다. 떨어지는 가랑잎도 조심한다는 말년병장 노릇 하고 있다. 그렇게 조심하다가 망하는 수 있느니라.

우리당은 뭐 이판사판이다. 갈데까지 갔으니 이제 해볼건 다해봐야 한다. 지금 우왕좌왕 하고 있지만 그래도 끊임없이 국민과 소통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은 딴나라당이 아니라 우리당이다. 그곳에 희망이 있다.


###

정치인은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개헌정국이다. 지금 비교되는 것은.. 고건이나 김근태, 정동영 대 이명박, 박근혜가 아니라 노무현 대 이명박 박근혜다.

이명박은 졌다. 김근태, 정동영에게는 이겼을지 몰라도 노무현에게는 졌다. 깡다구 싸움에서 졌다. 부자몸조심 하고 있다. 겁 먹고 쫄아서 몸 사리고 있다. 정견은 없고 눈치만 있다.  

대선은 아직 1년이나 남아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터. 대통령 되겠다는 정치인이 이 정도에 쫄아서 몸사리면서 어떻게 아베를 요리하고 김정일을 요리하고 부시를 요리하고 푸틴을 요리하겠나.

이명박이 지금껏 잘나가고 있지만.. 그동안 작은 무대만 섰다. 개헌정국이라는 큰 무대에 서면.. 갑자기 쪼그라들어 작아진 위상을 느끼게 된다. 어제까지는 거인으로 보였는데 오늘부터는 도토리로 보인다.

여론 눈치보고 언론 눈치보는 줏대없는 모습.. 노무현 대통령과 비교해서는 2프로 부족하다는 사실을 한나라당 지지자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유권자가 대통령을 선택하는 핵심은.. 자기 자신의 프라이드를 높이는 것이다. 경제다 민생이다 말이 많지만 결국 자신에게 긍지를 줄 수 있는, 자부심을 줄 수 있는 인물에게 투표한다.

그 인물은 부시에게 푸틴에게 김정일에게 아베에게 후진따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는 뱃심좋은 인물이다.

이명박 저리 우유부단해서 지지자들에게 긍지를 줄 수 있나. 노무현 하나도 못당해서 개헌카드 정면으로 받지 않고 정략이다 술수다 하며 언론 눈치나 보고 쥐구멍으로 숨는 주제에 부시 앞에서, 후진따오 앞에서 할 말 할 수 있나?

박근혜가 약한 모습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원래 약하기 때문에 ‘강안남자’ 수구꼴통들 뒤에 숨는다. 원래는 박근혜가 김정일과 회담하는 등 개혁적인 모습을 부여주었고 이회창이 더 수구꼴통이었는데 소심한 박근혜 어물어물하다가 수구꼴통 되었다.

선거는 무조건 중도파를 잡는 쪽이 다 먹는다. 수구꼴통으로 낙인 찍히면 끝이다. 그런데도 왜 박근혜는 본래의 개혁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수구꼴통 이미지를 얻었을까? 소심한 인물이 당 대표하다 보니 저절로 그렇게 된 거다.

한나라당 대표가 되었으면 한나라당 자신부터 개혁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는 못하고 중진들에게 끌려다니며 우물쭈물 우유부단한 정치 하다가 수구꼴통 이미지로 먹칠 된 것이다.

자기 스스로 판단하지 않고 조중동 눈치보다가 등 떠밀려서 그렇게 된 것이다. 조중동 훈수 받으면 결국 수구꼴통 된다.  

이명박이 그 틈에 이득을 보았다. 박근혜가 먹고 있는 한나라당과 거리를 두는 듯한 어물쩡 포지셔닝으로 이익을 보았다. 박근혜가 조중동에게 휘둘리는 통에 반사효과로 이명박의 이미지가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보라. 노무현의 ‘장이야’ 한 방에 어쩔줄 몰라하는 청계천 물장수 이명박의 물러빠진 모습을. 물태우를 능가하는 물멍박이 아닌가. 그러다가 그 운하에 퐁당 빠져 죽는 수 있느니라.

정치인은 깡다구가 있어야 한다. 배짱이 있어야 한다. 민생운운 하며 찌질하게 놀지 말고 부시와 담판 지으며 큰 정치 해야 한다. 그래야지만 지지자들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줄 수 있다.

민생운운 변두리즘은 찌질해 보여서 좋지 않다. 손학규처럼 민심장정하면 망한다. 정치인은 곧 죽어도 중앙에서 대범하게 놀아야 한다. 김두관처럼 PK로 살살 기면 안 되고 중앙에서 큰 정치 해야한다.

이명박이 뜬 것은 우리당이 약했기 때문이다. 민생타령 실용타령 상생타령 하며 정동영 김근태가 이명박보다 더 찌질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무현 한 방에 쩔쩔매는 저 모습을 보고 누가 좋아하겠는가.

싸움은 이제부터다.

야당이 반대하면 개헌은 실패한다. 그러나 그 개헌정국의 와중에 이명박의 우유부단한 모습, 찌질한 모습, 큰 정치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 반대하기 위해 반대하는 구태의연한 모습, 정략적인 태도, 조중동에 휘둘려 다니는 그 꼬라지.

그 콘텐츠 없는 빈껍데기 속속들이 노출시키기만 해도 대성공이다.

이명박, 인간이 줏대도 없냐. 겁쟁이 같으니라구.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767 더러운 오연호들 김동렬 2007-06-19 10456
1766 구조론이란 무엇인가(수정) 김동렬 2007-06-14 7384
1765 수학의 언어는 무엇인가? 김동렬 2007-06-11 13569
1764 구조론은 왜 5인가? 김동렬 2007-06-08 10808
1763 아스팔트 위의 노무현 김동렬 2007-06-06 10416
1762 구타유발자들을 보고 김동렬 2007-06-05 10875
1761 "인간이 그립다" 김동렬 2007-05-31 10059
1760 마주 서기(수정) 김동렬 2007-05-28 12269
1759 노동은 과연 신성한 것인가?(수정) 김동렬 2007-05-28 12190
1758 유시민이 어때서? 김동렬 2007-05-21 11627
1757 현대성이란 무엇인가(계속) 김동렬 2007-05-17 11837
1756 현대성이란 무엇인가?(업데) 김동렬 2007-05-17 11099
1755 이명박 정동영 명계남 김동렬 2007-05-17 12857
1754 이명박이 밀렸다. 김동렬 2007-05-16 12852
1753 정동영 기차태워 주랴? 김동렬 2007-05-12 12961
1752 단상 - 떵태 약올리기 위해 쓰는 글 김동렬 2007-05-09 14726
1751 노-DJ세력의 빅딜은 가능한가? 김동렬 2007-05-07 11220
1750 노무현 논객의 등장 김동렬 2007-05-03 10435
1749 "이명박-약하다 약해" 김동렬 2007-05-02 11913
1748 여우의 충고 김동렬 2007-04-27 104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