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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505 vote 0 2007.07.18 (23:53:17)

[개인적인 글입니다]

자연에서 모든 존재는 완전으로 소통한다. 씨앗은 완전함으로 흙과 만나고 꽃은 완전함으로 하여 벌과 나비를 초대한다. 한 마리 사슴도 완전히 독립된 개체이고 한 봉우리의 산도 그러하고 한 줄기의 강도 그러하다.

소통할 때는 언제나 1개의 단위를 이룬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필연적으로 그러하다. 인간의 행동도 이와 같이 단위를 이룬다. 그것이 긴장과 이완, 어색함과 떳떳함으로 나타난다. 미학으로 소통한다.

진(眞)과 선(善)과 미(美)의 추구는 소통할 수 있는 조건을 획득하기다. 만약 그것에 실패한다면 소통할 수 없다. 소통하지 못한다면 환경과 협력하지 못하고 자기 존재를 보호하고 방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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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觀)은 볼관 자(字)다. ‘나는 이렇게 본다’는 것이다. 여기서 본다는 것은 평가한다’는 것이며 그것은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이다. 더 나은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구분한다는 것이며 따라서 구분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

가치는 미완성에서 완성으로 갈수록 상승한다. 미완성의 완성품의 일부를 구성하는 부품이다. 이때 부품은 자체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왜냐하면 미완성이니까. 적절한 짝을 만나지 못한 부품의 가치는 제로가 될 수 있다.

부품은 외부의 도움을 얻어 완성될 때 가치가 성립하므로 외부의 개입을 요청하여 객관으로 평가한다. 완성품은 주인이 그 작품을 어디에 사용하느냐의 용도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므로 주관으로 평가한다.

이미 완성되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품은 그 상품을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느냐의 호환성 여부에 따라 결정되므로 직관이어야 한다. 자연은 완성되어 있으므로 직관으로 평가된다.

예술작품이라면 습작단계는 객관으로, 완성단계는 주관으로, 대중화 단계에서는 직관으로 평가된다. 예술의 발달사 역시 그러하다. 객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면 발생기다. 주관으로 평가되면 완성기다. 직관으로 평가되면 대중화 단계다.

역사적으로 예술은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클래식한 흐름에서 객관적 평가가 불가능한 인상주의의 주관적 회화를 거쳐 보다 직관이 강조되는 표현주의로 넘어간다. 예술은 객관≫주관≫직관의 궤도를 따라간다.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클래식에서 팝으로, 계몽에서 소통으로 나아가며 예숭이 대중화 상업화 되는 경향도 이와 같다. 궁극적으로 모든 예술은 주관을 거쳐 직관에 도달하며 최종적으로 완성된다.   

하나의 상품은 발생기, 완숙기, 확산기의 1 사이클을 가진다. 상품은 객관에서 성립하고 주관으로 완성되고 직관으로 소비된다. 여기서 뒤의 직관으로 갈수록 인간의 실생활과 밀접해진다.

학문이 객관을 요청함은 인간의 실생활과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수학이나 논리학은 객관일 수 밖에 없다. 그 자체로는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나 예술이 주관 혹은 직관일 수 밖에 없는 것은 직접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객관에서 주관 그리고 직관으로 이행함은 구조론을 구성하는 존재론과 인식론 중에서 인식론에 해당된다. 량-운동-힘-입자-질의 전개에서 힘 이전의 양, 운동, 힘은 객관으로 평가된다. 입자는 주관 질은 직관이다.

존재론은 그 반대이다. 존재론적으로 보면 직관에서 주관, 객관으로 넘어간다. 즉 계의 해체가 진행될수록 객관이 되며 완벽하게 해체된 상태는 양(量)인데 양은 객관으로 평가된다. 양은 숫자로 나타낼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사물에서 객관으로 가치가 평가되는 것은 모두 직접적으로 기쁨을 주지 않는 것이다. 예컨대 주변에 있는 연필이나 노트나 모니터나 전화기나 컵은 객관적으로 가치가 평가된다.

노트를 먹을 수 없고 연필을 마실 수 없으며 컵을 씹을 수 없고 전화기를 들을 수 없고 모니터를 맡을 수 없다. 반면 직접 우리에게 접촉하여 기쁨을 주는 것은 모두 주관적인 가치를 나타낸다.

마실 수 있는 술, 피울 수 있는 담배, 먹을 수 있는 음식, 들을 수 있는 노래, 맡을 수 있는 커피향들은 실제로 우리 몸과 접촉한다. 이들의 가치는 소비될 때 직관적이고 판단될 때 주관적이다.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것은 모두 불완전한 부품들이다. 연필과 노트는 합작하여 정보를 기록한다. 둘은 합작할 때만 가치가 있다. 연필과 노트가 끝내 만나지 못한다면 둘의 가치는 소멸된다.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모두 만나야만 가치가 성립하는 것들이다. 주관으로 존재하는 것은 모두 만나있는 것이며 완성되어 있는 것이다. 조리된 음식, 연주된 곡, 그려진 그림, 잔에 따라놓은 술과 같다.

그 술이 잔에 따라지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1만원의 가치를 가지지만 그 술이 잔과 만나 테이블에 올려진 다음에는 그 잔을 마실 사람의 기분에 따라 그 술은 10만원의 가치가 되기도 하고 쓸모없는 것이 되기도 한다.

직관적으로 판단되는 것은 모두 침투한다. 냄새로 혹은 소리로 혹은 맡으로 혹은 분위기로 혹은 아우라로 우리이 몸 속으로 침투한다. 자연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직관인데 이는 사람의 몸으로 직접 침투하기 때문이다.

모든 존재는 최종적으로 소비될 때 가치있다. 소비되지 않는 재산, 관객에게 보여지지 않는 그림, 연주되지 않는 음악은 가치가 없다. 그 소비되는 가치가 직관이다. 이때 문화는 상업화 대중화 된다. 변형되고 패러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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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성이란 무엇인가? 계몽에서 소통으로 가는 것이다. 고전주의에서 인상주의를 거쳐 표현주의로 가는 것이다. 계몽의 미완성에서 완성을 거쳐 소통으로 가는 것이다. 소통될 때 완성된다. 완성될 때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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