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read 11420 vote 0 2008.02.28 (20:34:46)

구조론의 의미

성공하려면 구조가 필요하다

구조를 부정할 수는 없다. 구조를 부정한다는 것은 곧 수학을 부정한다는 것과 같다. 수학은 구조를 해체하여 열거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퍼즐조각을 흩어놓은 것이다. 역으로 구조는 수학을 조립하여 입체화 시킨 것이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반드시 구조를 알아야 한다. 구조가 내부에 설계도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가 입력과 출력의 위치를 지시하기 때문이다. 전극과 스위치와 전구의 위치를 잡아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시행착오 끝에 경험으로 터득하는 것을 구조는 바로 알려준다. 우선순위와 접근경로를 알려준다. 나무가 내부에 결을 감추고 있어서 목수가 그 결을 따라 가공하듯이 구조는 내부의 숨은 질서를 일러준다.

구조의 핵심적 의미는 제어와 전개다. 제어는 사태를 장악하고 통제하는 것이다. 내부에 숨은 강약과 고저와 장단 사이에서 밸런스를 확보하는 것이다. 요소들이 계를 이탈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팀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개는 내부의 숨은 질서를 밖으로 펼쳐내어 점차 확대시키는 것이다. 모든 진화하는 것, 발전하는 것, 진보하는 것, 성공하는 것에는 구조의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구조의 전개원리를 따라야 한다.

구조의 전개는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각으로, 각에서 입체로, 입체에서 밀도로 나아가는 것이다. 더 높은 차원의 세계로 진보하는 것이다.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다. 양적인 증가가 아니라 질적인 증가이다.

한 단계씩 상위단계로 올라갈 때 마다 내부의 질서는 5배 복잡해진다. 그것을 통제하는 이쪽의 수단도 5배로 증가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 하나의 일거리를 추가할 때 마다 5가지 일이 늘어난다.

한 가지 일을 할 때 한 명이 필요하다면, 두 가지 일을 할 때 두 명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5명이 필요하다. 조직이 성장할 때는 1에서 2로, 3으로, 4로 커지는 것이 아니라 1에서 5로, 25로, 125로 확대된다.

구조적 최적화 개념이 필요하다. 잘못되면 3명이 일을 해도 실제로는 그 중의 한 명만 일하고 있고 나머지는 역할이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 역으로 그 남는 인원을 정리했을 때 도리어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구조는 테마와 스타일을 제시한다

구조는 또 진화의 비밀, 호흡의 비밀, 조절의 비밀, 조화의 비밀, 성공의 비밀을 알려준다. 당신이 열 명의 조직을 꾸리든 혹은 한 그루의 나무를 베든 혹은 한 곡의 음악을 듣던 구조를 알면 더 잘 하게 된다.

구조는 테마를 제시한다. 테마는 계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등뼈 같은 것이다. 거기서 가지를 쳐 나가며 확대되는 것이다. 인생의 테마를 제시하면 철학이 된다. 소설의 테마를 깨우치면 작가가 된다.

음악의 등뼈를 획득하면 작곡할 수 있게 된다. 조형의 테마를 알게 되면 화가가 되고 조각가가 된다. 테마는 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고 하나로 모아 조직하는 것이다. 통합적인 모형을 제시하는 것이다.

거기에다 에너지를 불어넣으면 스타일이 된다. 계를 관통하는 테마를 얻을 때 그리하여 일관성을 얻을 때 계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직결로 연결될 때 에너지 순환의 1 사이클이 성립한다. 그것이 스타일이다.

● 테마 -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열거하는 모형이 아니라 하나의 통합적 모형으로 통일시키는 등뼈와 같은 것.

● 스타일 - 계를 관통하는 테마에 의해 요소들이 직결로 연결되어 입력에서 출력까지 에너지 순환의 1사이클이 성립할 때.

테마를 얻을 때 조형이든, 음악이든, 조직이든, 동호회든 계 전체를 관통하는 등뼈로 부터 점차 가지를 쳐 나가며 확대되고 성장한다. 만약 그것이 없다면 인원이 늘어나는 즉 조직은 둘로 쪼개지고 만다.

테마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소설이라면 등장인물이 증가할수록 어색해진다. 드라마는 방영회수를 늘릴수록 어색해진다. 음악은 연주시간이 길어질수록 어색해진다. 그것이 확대되어도 긴장감이 유지되게 하는 것이 테마다.

스타일은 변형을 가능하게 한다. 들숨과 날숨의 호흡이 있고 리듬이 있고 템포가 있다. 강약과 고저와 장단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요소들에 무한히 자유를 주어도 밸런스가 유지되므로 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

스타일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정형화된 형식에서 조금만 이탈해도 이상해진다. 애드립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된다. 고전적 형식미가 강조될 뿐 자유로움은 허용되지 않는다. 사실 그렇다. 하수가 주제에 기교를 부리면 꼴사납다.

스타일을 얻고서야 진정한 대가가 되고 달인이 된다. 고수가 되고 명인이 된다. 그럴 때 법식에서 벗어나 자유자재로 변형해도 아무도 시비하지 않는다. 피카소가 그러하듯이. 추사 김정희가 그러하듯이.

구조는 무엇이 테마와 스타일을 가능케 하는지를 해명한다. 더 높은 차원을 질서를 얻는 것이다. 질서의 기본은 밸런스이며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다. 계를 입체화 시켜서 테마를 얻고, 계에 밀도를 부여하여 스타일을 얻는다.

하수는 조금만 규정에서 벗어나도 어색해진다. 고수는 자유자재로 변형해도 멋이 있다. 밀도의 조절이 있기 때문이다. 먹이라면 농담이 있는 것이다. 추사의 글씨에는 석봉의 글씨에 없는 속도감이 있기 때문이다.   

테마는 계 전체를 관통하는 등뼈다. 스타일은 작가 자신이 주장하는 조형적 질서다. 하수는 그것이 없으므로 크게 하면 지루하고 변형하면 어색하다. 고수는 그것이 있으므로 크게 해도 긴장감이 유지되고 변형하면 멋이 있다.

구조는 진보한다

구조는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분야에 두루 적용된다. 구조라 하면 건축이다. 모든 건설되는 것, 그러므로 진보하는 것에 구조가 소용된다. 그 진보가 열거형의 진보가 아니라 통합적 모형의 진보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선의 길이를 늘리는 양의 진보가 아니라, 선에서 각으로, 각에서 입체로, 입체에서 밀도로 차원의 도약을 이뤄내는 질의 진보라야 한다. 선에는 길이가 있을 뿐이지만 각에 너비가 있고 입체에 부피가 있고 밀도에 비중이 있다.

그렇게 한 단계를 올라갈 때 마다 하나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새로운 토대와 루트와 접근경로와 우선순위가 찾아진다. 내적 정합성을 구성하는 얼개가 찾아진다. 완성형이 찾아진다. 그렇게 재질서화 되는 것이다.

구조의 건축은 살아있는 건축이어야 한다. 건물에는 사람이 드나든다. 에너지가 순환한다. 건물의 평수가 늘어나는 데 비례하여 외부와의 소통가능성 또한 늘어나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진보다. 살아있는 진보다.

큰 건물은 사방으로 창문을 개설하여 공기를 순환시켜야 하고 큰 도시는 사방으로 도로를 개설하여 물산을 순환시켜야 한다. 건물이 클수록, 도시가 클수록, 진보할수록 정보의 소통량과 에너지의 순환속도가 빨라져야 한다.

진정한 건축은 벽돌을 조직함이 아니라 공간 그 자체를 조직하여 얻어지는 것이다. 외부와의 소통가능성 그 자체를 조직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건축이다. 생명의 건축이다. 모든 진보는 생명의 건축이다.

실로 세상의 모든 것이 건축이다. 문학은 원고지 위에 건축하고, 미술은 캔버스 위에 건축하고, 음악은 음표들 사이에서 건축한다. 더 많은 창문을 개설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순환시친다. 외부와의 소통가능성을 증대시킨다.  

화가는 그림 안에서 조형적 질서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건축한다. 안료의 질감과 붓터치의 속도감으로 밀도를 주어 건축한다. 거기서 대칭성을 부여하여 긴장감을 유도할 수 있다. 그 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온갖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철학은 인간의 삶 자체를 입체적으로 건축한다. 삶이 허무해지는 이유는 하루와 하루가 열거되는 까닭이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밀접하지 않기 때문이다. 추억의 무게중심이 찾아질 때 밀접해진다. 삶이 입체화 된다.

구조의 딜레마는 계에 어떤 하나를 추가하여 양을 늘리면 둘로 쪼개진다는 것이다. 소설은 등장인물을 추가할 때 불안정해진다. 그림이나 음악도 마찬가지다. 양을 키워도 안정되게 밸런스를 부여하는 것이 구조다.

더 많은 창과 도로를 개설하고 더 많은 외부와의 소통을 이뤄내야 한다. 분량을 늘려도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에너지의 순환을 이루어야 한다. 테마가 있어야 하고 스타일이 개척되어야 한다.

점에서 선으로, 각으로, 입체로, 밀도로 상승하며 부단히 밸런스의 축을 지배하는 방법으로 강약과 고저와 장단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작가 자신이 주장하는 질서를 드러내는 밀도의 세계를 개척하기다.

정치를 해도, 회사를 경영해도, 작품을 만들어도, 시합에 출전해도, 놀이를 하더라도 그 안에 구조가 있고 건축이 있다. 외부와 소통하는 창구가 있고 에너지의 순환이 있다. 테마가 있고 스타일이 있다.

상황에 맞서 상대보다 높은 질서로 대응해야 한다. 상대가 점이면 선으로, 선이면 각으로, 각이면 입체로, 입체면 밀도로 응수해야 한다. 밀고 당기고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밸런스의 축을 지배하는 방법을 아는 자가 승리한다.

구조론은 포지셔닝 싸움이다. 상대가 어떤 전술로 나오더라도 보다 유리한 포지션을 선점할 수 있다. 존재는 건축이다. 그 건축이 진보할 때 가능하다. 부단히 자기 자신을 재질서화 하며 에너지의 순환을 이뤄낼 때 가능하다.

www.drkimz.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946 화두는 그림이다 image 김동렬 2008-11-29 14885
1945 구조론은 쉽다 김동렬 2008-11-28 14997
1944 구조론 요약 김동렬 2008-11-28 14073
1943 구조론을 쓰고 김동렬 2008-11-26 13088
1942 진정한 사랑은 김동렬 2008-11-17 17022
1941 깨달음은 미학이다 김동렬 2008-11-13 14973
1940 클래식에 대한 관점 김동렬 2008-11-07 14468
1939 [초금] 지성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08-11-06 15835
1938 깨달음 김동렬 2008-10-29 12448
1937 일단은 완성 이단은 계속 김동렬 2008-10-23 15124
1936 김기덕의 비몽 image 김동렬 2008-10-17 16557
1935 강마에의 호통이 필요한 이유 김동렬 2008-10-14 16249
1934 어떤 방문자 김동렬 2008-10-13 16583
1933 신과 나 김동렬 2008-10-05 15059
1932 스승과 제자 김동렬 2008-10-02 14939
1931 구조론의 세계로 들어가기 김동렬 2008-09-30 14425
1930 구조론의 가는 길 김동렬 2008-09-26 14646
1929 미국의 부도 김동렬 2008-09-22 16152
1928 신과 나 그리고 세계인격 김동렬 2008-09-20 12740
1927 사랑의 구조 김동렬 2008-09-12 150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