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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804 vote 0 2009.07.07 (00:15:24)

합리주의란 무엇인가?

일주일 전 글인데 다시 정리하려다가 골치가 아파서 걍 올립니다.’

“그 어떤 계획이라도 이론이 없으면 안 된다. ‘이론과 사상’에 기반을 두지 않는 계획이나 작전은, 히스테리에 걸린 사람이 내는 목소리처럼 공기를 약간 진동시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구체적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로버트 커니 소장..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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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한대로.. ‘일본 제국은 왜 실패하였는가?’라는 책에서, 미군의 연역적 사고가 일본군의 귀납적 사고보다 상대적으로 전략적 우위의 포지션이라는 점을 지적한 대목은 구조론의 관점에서 중요하다. 결론은 합리주의다.  

***. 구조론이야말로 ‘연역이 귀납에 앞선다’는 절대명제로부터 출발하는 이론이아니던가? 예의 소개한 책에서 이 점을 슬쩍 언급하고 대략 넘어간 점은 심히 유감이다. 그래서 좀 더 이야기를 보태야겠다.  

미군이 이긴 이유.. 합리주의에 따른 연역적 사고.. 이론과 사상에 기반한 전략≫전술≫전투. 전투를 전술에, 전술을 전략에 종속시켜 전체적인 그림(마스터 플랜)을 가지고 싸운다.  

일본이 패한 이유.. 합리주의 결여에 따른 귀납적 사고.. 과거의 성공한 경험에 집착.. 사기, 필승의지, 신념, 무운을 강조 등의 전투중심적 사고다. 전투≫전술≫전략의 귀납적 전개로 필패.

말한 대로 이 책의 분석이 각론에서는 정확하다. 그러나 대략 산만하다. 총론이 약하다. 우선 이유가 너무 많다. 집필진 6인 주장한 일본군 패전의 이유를 대략 나열해보자면..

‘일본군 전략은 목적이 애매했고 단기결전을 지향했다. 전략이 논리적이지 않고 분위기의 지배를 받았다. 시야가 좁고 진화하지 않았다. 조직은 인맥중심의 편중된 구조이고, 학습을 경시했우며 결과보다는 과정이나 동기를 중시했다.’..

이 외에도 더 있다. 너무 많다.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는 무엇인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이 합리주의다. 데카르트의 제 1원인에서 시작하여.. 전체과정을 한 줄에 꿰어내는 것이 합리주의다.

그런데 이 책에는 제 1원인이 없다. 지적되어야 할 제 1원인은 합리주의 결여다. 그러나 그 부분은 슬쩍 언급만 했고 대부분의 내용이 잡다한 조직론에 할애되어 있다. 일단 지난번 글을 다시 압축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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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은 조직이 합리적이지 못해서 졌는데 왜 합리적이지 못했는지는 살피지 않고 있다. 필자는 이를 일본의 전근대성에서 찾는다. 일본은 봉건을 탈피하지 못했고.. 따라서 자원의 질이 낮았으며..

그 결과로 사회에 불신이 만연했고(2009년의 한국처럼).. 그 단점을 반복적 훈련과 치밀한 조직화, 인맥과 연고에 따른 편중인사로 만회하려 한 것이다. 그런데 이거 위험하다.

우리가 좋은 조직이라고 믿는.. 피라미드형 조직(일본식 과부장체제)이 실제로는 근본적인 결함을 안고 있으며, 그 단점을 치밀한 조직구성으로 얼버무리려 하지만 이는 일회용이고..

새로운 환경이 도래하면, 조직을 해체하고 재구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때 전멸한다. 나무에 적응한 원숭이는 나무가 없으면 죽지만.. 산에도, 들에도, 물에도, 적응못한, 어정쩡하게 진화한 인간이 살아남듯이 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원의 질을 높여야 하고.. 그것은 개인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다. 개인이 강해야하고 조직과 시스템에 덜 의존해야 하며, 정교하게 짜인 조직보다는..

유목민처럼 불시에 모이고 불시에 흩어지는 유연한 조직(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장이 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체되는 팀장체제), 태스크포스형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물론 모든 조직이 이런 구조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해진 일만 하는 공무원 조직은 대략 무방하다. 문제는 창의적인 조직이다. 대기업의 하부구조가 일본식 조직이라도 상부구조는 과거의 재벌그룹 비서실처럼..

태스크포스가 있어야 하고 그 조직은 유연한 유목민형 조직이어야 한다. 일본은 자원의 질이 낮기 때문에, 신뢰가 부족하므로 이런 유연한 조직을 만들면 기강이 문란해져서 조직이 망한다.

그래서 연공서열이 중시되는 장로형조직으로 간 것이다. 이건 일종의 편법이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 삼성이 하부구조는 일본식으로 해놓고 상부구조만 혁신해서 약간의 성과를 얻었지만 1회용이다. 이건희 없으면 바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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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순서를 강조한다. 질이 가장 앞선다. 질은 구성인자 개개의 결합력이다. 다이아몬드 분자의 결합력이 가장 강하다. 그래서 가치가 있다. 사회에서 원자 혹은 분자 단위의 결합력은 신뢰다.

신뢰가 약한 조직이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정교한 조직세팅을 꾀하며 이는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전개에서 질의 취약점을 입자단계에서 만회하려는 것이다. 강도가 낮은 섬유를 잘 꼬아서 튼튼한 밧줄로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그 밧줄이 튼튼하지만 밧줄 이외의 용도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군이 그 약점을 찌르고 들어오자 일본군은 붕괴되었다. 해체하고 다시 결합하는 재질서화에 능해야 진정한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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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주의를 이해해야 한다. 합리주의란 부분을 얽어 1을 만드는 것이다. 사태는 복잡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추론해보면 궁극의 1에 도달한다. 그 1로 판명하면 정답 나와준다. 최종적인 1을 찾아가는 이론이 구조론이다.

그 1은 합리주의-연역법의 선구자 데카르트가 말한 제 1원인이다. 세상은 그 1에서 전개하여 크게 이루어졌다. 1에서 2가 나온다. 1에서 2를 끌어내면 론(論), 2를 품은 1은 이(理)다.

2는 무엇인가?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다. 세상은 ‘A면 B다’의 작용 반작용 구조, 곧 자연의 등방성, 대칭성 원리, 곧 논(論)에 의해 전개되어 있다. 그것은 관계다. 세상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관계라 하면 '원인이면 결과다'로 'A면 B다'를 충족하는 인과관계가 알려져 있지만 인과관계는 다양한 관계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무수한 관계들이 있다. 그 관계의 기본은 작용반작용 법칙 곧 자연의 등방성, 대칭성 원리다.

관계의 최종적인 출발점은 A와 B를 통일하는 1이다. 귀납적 사고란 ‘A면 B다’의 논리전개에서 상대방을 A로 놓는 것이다.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거기에 연동시켜 내 행동을 결정한다.

이런 식으로는 주도권을 뺏기고 종속될 뿐이다. 합리주의란 그 A와 B를 동시에 통일하는 제 3의 근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자연에서 보통 그것은 에너지의 형태로 존재한다. 인간사회에서는 분자의 결합력 곧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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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면 B다’의 논리는 1)존재≫인식, 2)근거≫주장, 3)전제≫진술, 4)주어≫술어, 5) 명사≫동사로 전개된다. 존재면 인식이다. 근거면 주장이다. 전제면 진술이다. 주어면 술어다. 명사면 동사다로 기술된다.

합리주의는 이 전개에서 왼쪽에 오는 존재, 근거, 전제, 주어, 명사를 앞세우는 것이다. 귀납은 그 반대다. 주장과 진술을 앞세운다. 왼쪽이 빛이면 오른쪽이 그림자다. 왼쪽이 1이면 오른쪽은 2다.

일본군의 귀납적 사고는 결국 상대방이 준 정보, 혹은 과거의 경험으로 전쟁을 한다는 것인데 이는 주장을 근거에 앞세우고, 진술을 전제에 앞세우는 비합리다.

모든 것을 최초의 1에 연동시켜야 한다. 자연에서 최초의 1은 보통 에너지다. 에너지는 생산력과 기술, 자원이고 이 부분에서 우위를 점한 다음 장기전으로 가면 무조건 이긴다. 이것이 합리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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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중심적 사고와 실적중심적 사고

합리주의-연역적사고는 기업문화에서 가치중심적사고로 나타나고 경험주의-귀납적 사고는 실적중심적사고로 나타난다.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가는 기업가는 당연히 가치우선, 그것이 없는 직원은 실적우선으로 간다.

가치중심적 사고.. 하나의 가치는 여럿과 짝지으므로 반복적으로 재활용된다. 1회용 떡은 바로 먹어 없애지만 금은 녹여서 반지나 귀걸이로 재활용되듯이, 기업가는 먹어주는 틀을 만들어놓고 반복 사용하려 한다.

실적중심적 사고.. 실적은 1회용이다. 직원은 당장 수익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려 한다. 직원은 마스터플랜이 없으므로 반복 사용되는 틀을 만들 수 없다. 부분에서 이기고 전체에서 진다. 혹 상대방이 자신보다 멍청하면 이긴다.  

결국 장기전이냐 단기전이냐, 전략이냐 전술이냐 전투냐다. 합리주의는 장기전-전략우선이며 경험주의는 단기전-전투우선이다. 선수는 골만 넣으면 되지만 감독은 체력을 아껴서 다음 시합에 대비해야 하는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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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작게는 가족부터 크게는 국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동체를 만든다.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그 공동체의 구성원 중 가장 뛰어난 1인에게 맞추려는 것이다. 조직 역시 마찬가지다.

가치중심적 사고- 뛰어난 틀을 반복사용한다. 뛰어난 인재를 반복 활용한다. 뛰어난 인재에게 모두 맞춘다. 조직원 중에서 가장 뛰어난 1인의 것을 조직 모두가 공유함으로써 효율을 달성하는 것이 조직의 목적이다.

우선 그 뛰어난 1인의 인재가 있어야 한다. 다음 그 1인의 것을 조직이 공유해야 한다. 문제는 조직을 강화하여 그 1인의 인재가 가진 것을 다수가 공유하도록 조직하면 할수록 그 1인의 인재는 희생되고 만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치밀하게 조직을 강화하는 방법은 한번 써먹을 수 있을 뿐이다. 일본식 조직은 뛰어난 조직의 리더가 이미 찾아져 있다는 전제 하에 성립된다. 문제는 그 리더가 현재 없다는 점이다.

인재를 새로 발굴해야 한다. 그걸 못한다. 그래서 능력이 검증된 러일전쟁 참전용사 할아버지 장군이 지휘하는 장로사회가 된다. 발굴된 리더를 잘 써먹지만 새 리더를 키우지 못하는게 일본식 조직이다.

좋은 조직을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인재가 새로 탄생할 수 있는 토양을 기를 것, 둘째 평범한 다수의 조직 구성원이 그 뛰어난 인재와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것이다.

조직의 딜렘마는 조직을 정교하게 짜면 짤수록, 계장, 과장, 부장, 차장, 실장 하면서 계급을 만들수록 그 가장 뛰어난 1인의 지혜를 전원이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도리어 줄어든다는 데 있다.

물론 부장≫과장≫계장으로 조직되어 있으면 상급자의 경험과 지혜를 신참이 공유할 수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효율이 증가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 신참 인재가 가진 지혜를 전원이 공유할 가능성은 사라진다.

조직은 조직할수록 비효율이 된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조직은 임무에 따라 결정되고 바로 해산되는 조직이다. 그 조직은 수평적 조직이다. 과거에는 대그룹 비서실이나 기획조정실이 그런 기능을 했다.

되는 집 현상

1) 새로운 인재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2) 평범한 다수가 인재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가 된다.

안되는 집 현상

1) 이미 발견된 인재에 매달려 새로운 인재가 자랄 수있는 환경을 빼앗는다.

2) 평범한 다수가 인재를 이해못하고, 존중 않으며, 왕따시킨다. 대화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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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이 패한 이유는 봉건국가 수준을 막 벗어나려 한 일본인의 전체적인 질이 낮았기 때문이다. 일본인 중에서 재능있는 1인의 능력을 다수가 공유하는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직을 강화하여 그 단점을 해소하려 한다. 조직은 가족, 공동체, 소그룹, 국가다. 그것을 강화할수록 조직은 외부충격에 약한 위태로운 조직이 된다. 인맥, 연고, 학벌, 지연은 조직이 약한 그룹이 조직을 강화하려는 현상이다.

한국의 지식인도 2차대전 일본군처럼 인맥에 빠져 있고, 대중에 대한 불신에 사로잡혀 있으며 대중을 통제할 수 없다는 좌절감에 빠져 있다. 그건 원천 소스인 에너지를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조직은 이등병이라도 대장을 시켜놓으면 당장 대장 노릇을 할 수 있는 조직이다. 한국이라면 어떨까? 젊은 이등병이 대장 노릇을 하려고 하면 ‘너 고향이 어디냐?’ ‘너는 아버지 뭐하냐?’ ‘너는 왜 싸가지가 없냐?’

너의 출신은? 너의 학벌은? 너의 빽은? 너의 성별은? 계속 따진다. 결국 한국은 나이가 많고 세력이 강한 사람이 아니면 조직을 지휘할 수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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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주의는 그 집단 구성원 중 최고 1인에 모두 맞추는 것이다. 집단지성이다. 인류의 공동작업이다. 문화라는 이름의 지적 네트워크다. 대의명분, 정사론(正邪論)으로 가능하다. 합리주의를 위해서는 자원의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

일본식 조직력은 떨어지는 자원의 질을 대체할 수 있지만 1회용이다. 조직은 약한 고리에서 끊어지므로 조직하면 조직할수록 집단은 하향평준화된다. 그 집단 중 가장 무능한 고문관 1인에게 맞추는 것이 조직력이다.

그 고문관을 배제해야 조직이 살아남는다. 그러나보니 배제의 문화가 발달한다. 고문관을 배제해놓고 보니 아뿔사! 그 고문관이 실은 뛰어난 인재였음이 나중에 밝혀진다. 그 배제된 고문관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 문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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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한다’는 귀납법적 사고로는 무조건 상대의 반대편으로 돌아야 한다. 그리고 인물을 저격해야 한다. 이쪽의 마스터플랜이 없기 때문에 상대측 인물을 저격해서 상대방의 고리를 끊어놓으려는 것이다.

합리란 부분을 얽어 전체 1을 만드는 것이다. 그 1을 못만들도록 인물을 저격하여 상대방의 연쇄고리를 잘라놓는다. 그것이 625전후의 암살정국으로 나타났다. 여운형, 백범, 송진우의 죽음 그리고 조봉암, 장준하의 죽음.

지금 우리나라 지식인의 행태도 인물을 저격하는 분위기였다. 그것이 노무현의 죽음으로 나타났다. 왜? 자체엔진이 없기 때문에. 자체동력이 없기 때문에. 상대가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한다는

수동적인 귀납논리로는 자신은 항상 주도권을 놓치므로 상대가 먼저 이렇게 치고나오지 못하도록 상대편의 머리를 쳐버리는 것이다. 비열한. 지난 5년간 한국의 지식인이 지적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말할 자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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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주의는 A와 B 양쪽을 동시에 통제하는 수단을 가지는 것이다. 적과 아를 동시에 통제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 양쪽을 동시에 통제해야 한다. 그게 없으면 단기적으로 이기고 장기적으로 진다.

그것이 자연에서는 에너지고, 사회에서는 교육이고,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인물을 믿고 쓸 수 있는 신뢰의 시스템이고, 자원의 질이며, 주도권이다. 합리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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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 A면 B다의 논리를 구사하여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여 검증할 수 있다. 증명할 수 있다. 그게 합리주의다. 그러나 인간은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결론은 대부분 사전에 나와 있다. 그것은 ‘긴장의 처리’다. 인간의 행동은 되도록 긴장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결정되어 있다. 생각이 긴장을 유발하니까 생각도 안 하도록 세팅되어 있다.

이명박 어떻게 할지 다 나와있다. 자신이 긴장 않는 방향으로 한다. 긴장 안해도 되게 하는건 남에게 떠넘기기다. 필자가 늘 비판하는 좌파특유의 대안없는 포지셔닝 게임 말이다.

남에게 떠넘겨서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대응하는 그게 자신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는 비합리다.(자기 운명을 남에게 맡겨놓고 불안하니 저격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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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주의는 부분을 얽어서 전체를 엮는다. 1에 도달할 때 까지 사고를 진전시킨다. 인간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믿지만 착각이다.

가난한 사람이 가난한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치자. 가난한 사람을 매우 꾸짖어서 그 가난뱅이들 정신차리게 해서, 부자로 만들 확률은 10 퍼센트 이하다. 말하자면 열명 중 하나는 말로 설득하면 된다.

그러나 나머지 아홉은? 안 된다. 설득은 먹히지 않는다. 대안은? 절대적으로 사회가 변해야 한다. 좋은 지도자, 좋은 공동체, 좋은 이웃, 좋은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것이 합리주의다. 사회를 얽어서 지도자 1에 맞추게 하는 거다.

사회재교육을 통한 재사회화로 사회를 밑바닥에서부터 합리적으로 재구축하면 어떤 게으럼뱅이라도 저절로 부지런해진다. 

말했듯이 마라토너 엄기봉의 불행, 최진실의 불행, 안재환의 불행, 마이클잭슨의 불행은 모두 같은 원인이다. 주변에 조언해줄 지식인 친구가 없었다는 점. 노무현은 물론 다른 경우지만 본질은 같다. 역시 지식인의 문제다.

노무현에게 좋은 스승이 있었다면, 진정으로 이해해줄 수 있는 대화가 통하는 좋은 지식인 친구가 있었다면, 그 친구와 합세하여 새로운 목표를 찾아냈다면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사회의 지성이 리더 노무현을 포용하고 관리했야 했다. 그것이 지성이라는 시스템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인재를 보호하는 일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지난 5년이 지적 암살정국이 아니었다고 말할 자 누구인가?

지적 암살은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 다 알듯이.

http://gujoron.com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담

2009.07.07 (14:17:46)

우리의 지성이 아직인 탓이겠지요.
저들과 그들의 지성들만 무성하오.
[레벨:7]꼬레아

2009.07.07 (18:47:13)

읽다가.....

"  학습을 경시했며..  "
"  일본식 부장체제..."
[레벨:2]천왕성 편지

2009.07.07 (21:01:16)

매우 재미있군요
동렬님이 구조론에서 강조한 연역적사고가
현실의 조직에서는 이렇게 전개되는 군요
구조론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신만의 아이디어, 자신만의 마스터플랜이 중요함을,
어둠이 아닌 빛이 중요함을 요즘 깨닫고 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09.07.07 (23:43:03)

얽힌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고민하는 요즈음에
한줄기 빛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일들을 마스터플랜의 점검부터 해보며 가닥을 잡아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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