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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3900 vote 0 2005.04.23 (11:14:20)

여러분들의 의견 잘 보았습니다. 답답한 심정이 보이는듯 합니다. 그런데 냉소와 불신 그 다음은 뭐지요? 방관인가요? 그래도 우리는 뭔가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같이 한번 해 봅시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에 남겼던 댓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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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댓글을 쭉 훑어보았는데.. 의외로 영천에서 당연히 패배할 거라는 전망에 추천수가 높다. 당연히 패배한다면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 무슨 볼거리 났다고 추천까지 해줄까?

어제까지는 희망적인 발언에 추천수가 많았는데.. 하룻밤 사이에 네티즌들의 마음이 변했나 보다.

혹시나였는데 역시나로 되면 맘 상할까 봐서인가? 세상에 맘 상할 일도 많다. 참!

호연지기를 길러야 한다. 그만 일에 맘 졸이고 해서 될 일인가?

나는 기적을 믿는다. 왕년에 이기택 민주당 시절에도 경주에서 이상두가 이긴 적이 있다. 보궐선거는 늘 이변을 낳는다. 이변을 만드는 재미로 투표장에 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영천에서 우리당이 이기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 꼭 이런 식으로 까지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보선에는 ‘보선의 법칙’이 있다. 필자가 회의적인 전망을 한 것은 설사 영천에서 이긴다 해도.. 그것이 대세반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차원에서이다.

영천에서 승리한다면 그것은 순전히 보선의 법칙이 작용해서 이기는 거다. 보선의 법칙은 호기심의 법칙이다. 그렇다면 총선의 법칙은? 두려움의 법칙이다.

노무현 후보가 부산에서 출마했을 때.. 여론조사로 20프로 이상 앞섰던 것은.. 실제로 부산사람들이 노무현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자 허태열의 승리로 나타났다. 막판에 두려움의 법칙이 작용한 것이다.

막말로 한나라당 지지자 입장에서.. 총선에서 우리당이 100석을 할지 200석을 할지 어떻게 알겠는가?

“우리당 저 사람들이 압승하면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 참으로 두려운 것이다. 공포를 조장하기는 쉽다. 지역감정의 7할은 공포심이다.

호남이 미워서, 그리고 영남이 미워서.. 그 반대쪽 당에 투표하는 악질 지역주의자는 우리나라에 10프로를 넘지 않는다.

그렇다면? 순전히 두려움 때문이다. 총선에서는 항상 두려움을 조장하는 자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 때문에 우리는 이기지 못한 것이다.

“저쪽에서는 다 ○○당을 찍는다는데..” ≪- 이게 가장 나쁜 것이다.

경상도에는 대략 30프로 안밖의 우리당 지지세가 있다. 그러므로 판이 잘 짜여지면 승리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그러나 총선에서는 이길 수 없다. 지역주의에 최종적으로 마침표를 찍으려면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보선이다. 두려울 이유가 없다. 이런 때 호기심의 법칙이 슬그머니 고개를 쳐드는 것이다. 유시민을 키워주면 재미있는 일이 생겨날지 모른다는 호기심, 이 쯤에서 박근혜에게 한번 쯤 경고를 때려주는 것도 나쁠 거 없다는 호기심.. 이것이 보선의 이변을 낳는다.

그렇다면..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다. ‘영천이 뒤집어진다’고 동네방네 나발을 불면? 오히려 두려움이 엄습할 수 있다. 박근혜가 이대로 영영 가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이거 안좋다.

“영천 하나쯤 어떻게 되어도 박근혜가 낙마할 일은 없다.” 이래야 안심을 하고 호기심의 법칙을 따라가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유권자는 자기의 한표를 유의미하게 사용하고자 한다. 지금은 두려움의 법칙 보다 호기심의 법칙에 따르는 것이 더 유의미하다. 그러므로 이변의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물론 박근혜에게도 마지막 한 수가 있다. 그것은? 머리 풀고 대성통곡을 하는 것이다. 울면 동정표로 된다. 카메라 앞에서 한번 울어봐라. 박근혜여!



덧붙여서.. 본질은 동기부여다. 동기부여 측면에서 볼 때.. 지역개발 공약은 큰 의미 없다. 유시민을 잠재적인 대선후보로 선전하는 방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다만 이미 마음이 이쪽으로 돌아선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는데는 지역개발 공약이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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