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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997 vote 0 2005.01.20 (21:09:44)

김석수님은 내막을 전혀 모르는 분처럼 말씀하시는데.. 이런 문제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합니다.
 
우리끼리 사적인 대화라면 시시콜콜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이것도 공적인 공간이 되어놔서 발언에 제한이 있군요. 오해 안사려면 말입니다.
 
저도 까놓고 이야기하는 사람이지만.. 지금 상황이 그래요. 딱 오해받기 좋은 상황입니다. 지금은 말 한마디 잘못하면 아주.. 일생동안 원수가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평소에는 그렇다쳐도.. 지금은 신중하게 발언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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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참연은 이전에 우리당 밖에 있었습니다. ‘국민의 힘’ 등으로 시민단체의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지요. 곧 있을 전당대회를 앞두고 우리당으로 들어갈 것이냐 아니면 우리당에 들어가지 말고.. 우리당을 정치업자들에게.. 이부영, 천정배, 임채정들에게 계속 맡겨둘 것이냐를 판단해야 했습니다.
 
거기서 ‘우리당으로 쳐들어 가자’로 결론이 났습니다. 여기까지는 이의 없을 테죠. 그래서 국참연의 이름으로 세를 모아서 들어간 거에요. 여기까지 입니다.
 
여기서 스톱..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하셔야 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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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에서 국참연과 참정연을 합치라는 말은.. 들어가되 딱 유시민 밑으로 들어가라는 말로 되는데 이건 정치 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우리당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에요. 이기명선생이 유시민 밑으로 들어가야 한다구요? 설마 그렇게는 생각 안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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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지망생이 정치를 하려면.. 20대 때부터 학생운동을 해서 선배들 줄 잡고 들어가거나, 아니면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도 해서 지역구라도 물려받아 정치에 입문하거나.. 아니면 변호사나 교수라도 하나 따서 선거 때 영입되거나 하는 수 밖에 없지요.
 
지금 상황은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정계 입문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기라구요. 새 아기가 탄생하려고 하는데.. 초를 치는 사람이 있다면?(김석수님이 초를 쳤다는 뜻은 아님.. 공아무개라고.)
 
지금 상황에서 다른 말씀을 한다면.. 그럴바엔 차라리 ‘명계남, 이기명은 정계를 떠나라’ 라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게 솔직한 거에요.
 
힘을 합쳐야 한다구요? 좋습니다. 힘을 합치기 위해서 우리당에 들어간 거 아닙니까. 그래서 힘을 합치기 위해서 들어갔는데.. 또 누구 밑으로 기어들어가라는 말은 가혹한 것입니다. 그건 들어가지 말라는 거죠.
 
까다로운 조건을 달면 안됩니다. 딱 하나를 판단해야 합니다. 명계남, 이기명, 문성근이 정치를 할것인가 말것인가.. 이것만 판단해야지요. 명계남은 정치를 하되 반드시 조기로 가서 요것을 해라.. 이렇게 시시콜콜 간섭하면.. 내가 명계남이라도.. 쓰바 내 정치 안하고 말지.. 안합니다. 더러워서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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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것을 판단하시는데 지금 이슈는 전당대회에 네티즌세력이 참여할 것인가 말것인가 이거 하나입니다. 그게 대의(大義)에요. 참정연과 힘을 합칠 것인가는 다음 단계의 전략인데 이건 지금 단계에서 논할 계제가 못됩니다.
 
지금 단계에서 이걸 논한다는 것은.. 굉장히 용기를 내서 나선 분들에게 그야말로 핀잔을 주는 거고.. 창피를 주는 걸로 오해될 수 있는 말이고.. 그건 정치 하지 말라는 말로 해석될 수도 있는 말이고.. 산모가 아기 낳으려고 힘주고 있는데 고추냐 조개냐 따지는 거고.. 지나친 거에요.
 
힘을 합치는 것도 좋지만.. 힘을 합치려면 적어도 국참연이 참정연과 대등한 위치에 올라서야겠지요. 국참연에 30여명의 의원이 가세하고 있다지만 이건 논외고 핵심은 명계남, 문성근, 이기명선생이 학생운동 이력도 없고.. 국회의원 보좌관 해서 누구 지역구 물려받은 것도 아니고.. 변호사, 박사 되어서 영입케이스로 된 것도 아니고.. 그런 분들이 과연 이 바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가입니다.
 
그분들은 지금 칼날 위를 걷고 있는 거에요.
 
이분들이 만약 금뺏지를 단다면.. 그래도 초선이겠지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3선 이상의 영향력을 가질 것입니다. 그래서 문제인 거에요. 이광재나 백원우나 임종석이나 이인영이나 우상호나 이런 사람들과는 위상이 다르잖아요. 유시민만 해도 그래요. 초선이나 마찬가지지만 대선후보라 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하여간 문성근, 이기명, 명계남은 기여한 것에 비해서 보답을 못받은 분들이고.. 우선 받아들여 질 수 있느냐가 문제로 되고.. 명계남이 총대를 매고.. 깨질 각오 하면서 한번 용기를 내서 간신히 노크를 해보는 건데..
 
과연 이 바닥의 텃세가 높아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로 명계남이 깨지면.. 뒤에서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는 이기명, 문성근도 같이 깨지는 거고.. 줄줄이 다 깨지는 겁니다. 노사모도 깨지고, 서프도 깨지고, 노하우21도 깨지는 거에요.
 
다 깨지고 난 다음에 참정연과 통합하면 뭐합니까?
 
여기서 다 까발릴 수 없는.. 그렇고 그런 내막을 아시다면.. 그걸 다 아시면서도 지금 단계에서 초 치는 말로 오해될 수 있는 통합론으로 무리하게 압박하신다면.. 가볍다고 밖에 볼 수 없지요.(내막을 모르시는[?] 김석수님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아래는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국참연과 참정연 합칠 수 없다
서프라이즈 노짱토론방에서 김석수님의 글 ‘에이..산맥처럼님! 이건 아닌거 같은데요?’를 일부 인용하고자 한다.

“이건 아닌거 같은데요...서울가는 길이 사통팔달인건 맞는데, 참정연과 국참연은 그런 관계가 아니고 서울가는 같은 버스에 탄 사람들이 한대의 버스에 갈수 있는데 굳이 2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가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요? 그 부분이 명확치 않은듯 한데요...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고, 가다가 생각이 달라지면 서울로 가는게 아니라 서로 갈길 갈수 있는 개연성 때문에 문제가 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 글은 산맥처럼님의 ‘명계남과 유시민 -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하여’라는 글에 대한 김석수님의 의견이다.

요 며칠 사이, 서프라이즈 독자들이 명계남의 정치권 입성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왜 국참연과 참정연이 굳이 따로 가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세번 쯤 들었기 때문에 그 내막에 대해서 필자 역시 잘 알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아는 범위 안에서 한마디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필자가 하는 이야기는 몇몇 분들로 부터 들은 이야기라서 반은 맞고 반은 틀렸을 수도 있다. 다만 하나의 참고로 받아들여주기 바란다.

그 뿌리는 애초에 세계 최초의 인터넷정당을 표방하고 탄생했던 ‘정정당당’으로 부터 시작한다. 문성근, 명계남 등이 주도하고 주로 노사모 회원들이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한 마디로 아마추어였던 것이다.

그들이 한 일은 유시민 등 재야의 명망가들을 노무현 진영에 끌어들이는 일이었다. 그 시도는 번번히 실패하곤 했다. 그러던 중 문성근 등의 주요한 설득대상이던 유시민이 전격적으로 노무현 캠프로의 합류를 결정했다.

문제는 그들이 정정당당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별도로 개혁당을 창당했다는 사실이다. 유시민이 나서자 재야의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는데 이들은 처음부터 독립적으로 활동하였다. 발기인대회부터 창당대회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 정정당당은 참여하지 못했다. 그들은 정정당당을 하나의 정치적 실체로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서 부터 일은 틀어졌는데 이후 대선과정에도 개혁당은 정정당당이나 노사모와는 별도로 활동했다. 실제 대선과정에서의 선거운동도 별도로 이루어졌고 일부 마찰까지 있었다.

정정당당의 일부는 개혁당이 단지 노무현 대통령을 이용하기만 할 뿐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가지고 있었다. 어쨌거나 개혁당의 정치적 입성은 성공적이었다. 남은 선택은 정정당당이 개혁당 속으로 숙이고 들어가는 것 뿐이다. 그러나 정정당당의 멤버들은 처음부터 정치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럴 입장이 아니었다.

통합을 말하기는 쉽지만.. 예컨대 유시민, 김원웅과 지분을 놓고 흥정을 한다든가 이런 식의 이른바 정치행위라는 것을 할 능력도 없었고 그럴 입장도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은 노무현의 당선으로 자기들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 후로는 산맥처럼님의 글에 있듯이 ‘국민과 함께 P’, 혹은 ‘국민의 힘’ 등으로 존속하고 있다가 이번에 국참연을 결성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정치라는 것은 반드시 뿌리가 있고 또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개혁당세력은 원래부터 그 구심점이 있었다. 노무현의 등장 이전에도 그들은 하나의 정치적 실체로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정치를 해본 사람이 참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였던 것이다.

국참연은 그 구심점이 없었다. 있다면 노무현인데 그들은 서포터즈였지 정치를 할 생각 자체가 없었다. 지금 국참연에도 많은 현역의원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이는 국참연의 뿌리가 아니다. 국참연의 뿌리를 정정당당으로 본다면 이들은 순수한 아마추어들이라 할 수 있다.

필자의 견해를 말한다면 국참연과 참정연은 태생적으로 합칠 수 없고 합쳐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 구심점이 되는 뿌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중요한건 동기유발이다. 왜 정치를 하는가이다. 그 동기가 다르기 때문에 합쳐질 수 없다.

세상이 변할 때는 밑바닥부터 변한다. 역으로 밑바닥부터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진정으로 변하지 않는다. 둘 중에 하나다. 과연 세상이 밑바닥에서 부터 변하고 있는가이다. 물적 토대가 변하고 있는가이다.

참정연의 주요 인물인 유시민, 김원웅, 김두관은 원래 정치인들이다. 노무현이 없었어도 그들은 정치를 했을 사람들이다. 명계남, 문성근 등은 다르다. 이들은 정치를 하고 싶어 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밑바닥에서부터 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치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갈 팔자를 타고난 사람들이다. 하여간 팔자가 사납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판단은 ‘과연 세상이 변했는가? 평범한 사람들도 정치에 참여해야 할 만큼 사회의 물적 토대가 변했는가 혹은 그렇지 않은가’로 판단해야 한다. 둘 중에 하나다. 세상이 변하지 않았다면? 명계남의 행위는 1회용의 해프닝이 되고 말 것이다. 세상이 변했다면? 진정한 정치실험이 시작될 것이다.

그 실험이 참정연으로 부터 시작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은 이미 프로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성공은 ‘순수한 아마추어 시민의 참여’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의 성공사례가 될 수 없다. 유시민이 성공하면 그저 유시민 개인의 정치적 성공에 지나지 않는다.

과연 명계남 등의 정치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안되면 될 때 까지 해보는 수 밖에 없다. 되면 성공모델을 구축하고 전파하여 이를 일반화 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참연은 뿌리가 다르다. 독립적인 동기와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하나의 독립적인 모델이 될 수 있다. 만약 합치게 되면 우리는 그 모델을 잃는다. 합치는 순간 그 동기가 소멸하게 되므로 국참연은 녹아 없어져 버린다.

개인적인 견해를 덧붙인다면 국참연이 김혁규 등 기성 정치인들을 영입하는 등은 잘못으로 본다. 문성근 등이 국참연을 지지하면서도 참여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국참연이 기성 정치권에 흡수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로 알고 있다. 위기의 순간을 대비하여 마지막 구원투수 하나는 남겨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하면 오류를 시정하여 문성근 등을 중심으로 재도전 한다. 성공하면 성공모델을 구축하고 전파하여 이를 개혁의 동력으로 삼는다. 이렇게 가는 것이 우리의 바른 선택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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