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8122 vote 0 2010.07.12 (00:06:45)

za.JPG

zb.JPG

 zc.JPG


  수학은 관계다. 관계는 만남이다. 어떻게 만나는가이다. 대수는 자연과 인간의 1 대 1 만남이다. 기하는 1 대 모듈화된 다(多)의 만남이고, 구조는 여기에 시간개념을 더하여 사건이 진행되는 전체과정과의 만남이다.

 

  대수의 1 대 1 만남은 혹은 2 대 2의 만남이 될 수도 있고, 3 대 3의 만남이 될 수도 있다. 각각 자연수 1, 2, 3이 된다. 1이든 2든 3이든 그것은 비례이며, 비례의 기본은 1 대 1이다. 반면 기하는 1 대 다(多)의 만남이다. 다(多)는 그냥 여럿이 아니라 모듈화 된 여럿이라는 점이 각별하다.

 

  큰 산 앞에는 항상 큰 강이 있다. 인간은 산과 강을 동시에 만나야 한다. 산만 별도로 만나거나 혹은 강만 따로 만날 수 없다. 산이 있는 곳에는 항상 강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서 아침만 만나거나 혹은 저녁만 만날 수 없다. 하루 안에 둘 다 동시에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앞과 뒤가 그러하고, 시작과 끝이 그러하다. 앞을 만나면 결국 뒤도 만나게 되고, 시작을 만나면 동시에 끝을 만나야 한다. 빛과 그림자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기하다.

 

  대수에서도 1이 2를 만날 수 있지만 모듈화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만나 삼각관계를 이루는 것이 대수라면,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나되 각각 부부지간이 되고 모자지간이 되는 가족관계가 기하다. 대수에서 한 남자가 두 여자를 만난다 해도 아침과 저녁에 별도로 만나 각각 따로 데이트를 해야 하지만, 기하에서 한 여자가 두 남자를 만난다면 남편과 아들 포함 셋이 같은 식탁에서 같은 시간대를 동시에 공유하는 것이다.

 

  구조는 시간적인 만남이다. 대수의 1 대 1 만남과 다르고, 기하의 1 대 다 만남과도 다른 또다른 차원의 만남이다. 농부가 씨앗을 만난다면 그 씨앗이 자라서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 1 사이클 전체과정을 만나는 것이다. 농부는 그 씨앗의 삶 전체와 만난다.


zd.JPG   

  대수는 흩어져 있는 각각을 다른 시간대에 별도로 만나고, 기하는 공간적으로 모듈화 된 전체를 동시에 만나며, 구조는 거기에 시간개념을 더하여 일의 전체과정을 모두 만난다. 구조가 가장 모듈화 된 정도가 높다. 가장 높은 레벨에서의 근원적인 만남이 구조의 세계다.

 

 

 

http://gujoron.com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2192 입진보 카터의 귀향 2 김동렬 2021-07-12 3697
2191 명상을 왜 하는가? 5 김동렬 2019-02-15 3697
2190 전문가와 진짜 2 김동렬 2019-12-12 3693
2189 인생은 삽질이다 1 김동렬 2019-03-26 3691
2188 생각하는 기술 2 김동렬 2019-01-24 3688
2187 인간은 어떻게 신과 나란히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가? 1 김동렬 2020-01-14 3687
2186 존재와 소유 3 김동렬 2023-10-11 3686
2185 사람을 키워야 이긴다 김동렬 2022-03-11 3686
2184 단순한게 좋다 2 김동렬 2018-11-14 3685
2183 생각을 잘하자. 9 김동렬 2021-09-14 3684
2182 일본의 몰락과 한국의 전략 4 김동렬 2021-12-13 3683
2181 윤석열 지지자 이재명 지지자 김동렬 2021-11-08 3681
2180 윤석열은 대구로 가라 2 김동렬 2021-10-28 3681
2179 두려운 이유 2 김동렬 2020-06-05 3681
2178 이성은 있고 감성은 없다 김동렬 2021-07-02 3680
2177 세상은 파동이다 김동렬 2022-08-30 3679
2176 원인은 결과를 이긴다 김동렬 2022-08-21 3679
2175 정의당과 심상정의 오판 3 김동렬 2020-05-22 3679
2174 관념진보에서 과학진보로 갈아타라 6 김동렬 2021-08-26 3678
2173 돈 키호테의 의미 김동렬 2022-07-25 3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