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제 레벨을 높이기 위해 질문 하나 드립니다
저는 공격력을 높이려는 주고 님은 오토바이를 타고 온 라라입니다
저는 영화 곳곳에 배치해놓은 사실적(리얼한?) 묘사들
주의 집구석, 고삐리, 성소 팬클럽, 지하철 승객, 떡복이 아줌마, "시발 죽을뻔 했잖아"라고 말하는 주
다시 만난 주를 졸라 패는 라라, 등
님이 얘기하신 몰입을 방해하는 것들과 통할것 같은 이런 것들에 어떤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하고
계속 그쪽으로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 제 생각을 전개시킬 롤플레잉이라는 단어를 찾아냈습니다
님의 말씀처럼(안핸것 같지만 제가 그렇게 느꼈습니다) 인생은 미션게임이 아니라
롤플레잉이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영화나 드라마가 미션게임인데
롤플레잉 드라마를 티브이에서 보여준 사람이 있습니다
서울의 달, 도둑의 딸, 파랑새는 있다의 김운경입니다
그의 드라마의 캐릭터에겐 미션이 없습니다
있더라도 희미하구 나중에 아예 그런건 아무도 신경 안쓰게 됩니다
근데 그의 드라마는 스필버그의 캐릭터같은 가상이 아니라 진상입니다
김운경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야기 논리를 완성시키기 보다는
캐릭터를 관찰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데 더 심혈을 기울입니다
인간의 미션이 아니라 롤플레잉에 더 집중을 하는거지요
이건 현실을 잊기 위해 비현실적인 캐릭터에 몰입하길 원하는 우리에겐
즐겁지 않습니다
지긋지긋하고 궁상맞고 뻘쭘한 현실을 티비에서 또 보면 뭐 재미있겠습니까
그러나 김운경의 드라마는 재미있습니다
그건 몰입의 재미가 아니라 숨어보며 낄낄거리는 재미입니다
솔직히 여자들은 이 재미 모릅니다
어린 남자들도 "뭔 드라마가 늘어졌냐"라고 투덜댑니다
그런데도 김운경이 재미에 성공한것은 그가 사람들을 설득할 충분한 시간을 가진
티비를 선택했기 때문이기도 할겁니다
김운경의 드라마를 이렇게 길게 늘어놓는 건
그의 드라마와 장선우의 영화가 닮앗다는 생각을 합니다
둘다 롤플레잉을 추구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장선우는 두시간안에 롤플레잉을 보여줘야 햇습니다
그 짧은 시간안에 리니지같은 오락의 묘미를 느끼지는 못할겁니다
어쩌면 롤플레잉은 영화에서는 어려운지도 모르겟습니다
하지만 전 재미잇습니다
10대 부터 60대 전세대의 일상을 관찰해내는 장선우의 능력에 감탄합니다
장선우나 김운경같은 롤플레잉장르(?)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캐릭터에 미션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곧 그건 진상이 아니라 가상이 되버리니까요
아마 이 사람들은 가상은 참지 못해서
조금이라도 작위적이라고 생각하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 사람들인것 같습니다
성소에서 주는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주의 게임(공상이나 꿈이라도 좋습니다)도
딱 그 나이의 애들이 하는 사실적인 공상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전 성소가 아주 사실적인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장선우가 김운경같은 드라마적 이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롤플레잉
에 매달리는게 님이 보여준 영감처럼 인생이 롤플레잉이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롤플레잉이 아니고는 삶의 본질에 다가서지 못하고
그래서 영화를 하는 장선우는 두시간안에 롤플레잉으로 작품을 만들어 보겟다고
저렇게 애쓴는거 아닙니까
전 그런 장선우를 늘 지지합니다

님의 글을 읽고 떠오른 영감들을 두서없이 적어보앗습니다
영화를 이렇게 봐도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라라 제 공격력을 높여 주세요

참 저 아실란가 모르겠네요
일년전에 무사에 관해 님께 메일도 드렸습니다
요즘도 무사는 계속 연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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