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843 vote 0 2023.03.28 (17:27:44)

    김석원은 일본군 대좌 출신의 친일파지만 백범 김구는 그의 손을 잡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승만은 평화선을 긋고 일본 어선을 나포하며 강력한 반일정책을 취하면서도 친일파를 기용했다. 궁중의 내시와 같다. 그들은 거세된 존재다. 약점을 쥐었다고 믿은 거다.


    친일파쯤이야 언제든지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지. 그러다가 당한 거. 월남한 서북청년단도 믿을 수 있다. 그들은 남쪽에 세력 기반이 없다. 이승만이 이북 출신을 중용한 이유다. 이북 출신 중용이 박정희가 숙군사업을 내세워 쿠데타를 일으키는데 빌미가 되었다.


    박정희 역시 숙군대상으로 찍혀 있었기 때문에 군부가 박정희를 만만히 보다가 당한 것이다. 극우 쿠데타 세력이 군부 내 좌파 세력을 적출한다는 구실로 6월에 쿠데타를 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돌았기 때문에 박정희가 선수를 쳐서 5월에 쿠데타를 감행한 것이다.


    오스만의 예니체리를 중용, 이집트의 맘루크 우대와 같다. 공통점은 모두 배반했다는 사실이다. 꼼수정치를 하다가 자기 발등을 찍는다. 흥선대원군이 세력이 약한 민씨 가문에서 왕비를 골랐다가 뒤통수를 맞은 것과 같다. 로마 근위대나 고려 무신정치도 마찬가지.


    고려는 문벌귀족이 쥐고 있는데 하급무사들이 뭐 어쩌겠냐고 하고 만만히 봤다가 뒤치기를 당한 것. 명나라의 환관정치도 같다.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붕괴시켜 예비자원 고갈로 망하는 공식. 박근혜는 채동욱의 약점을 잡고 임명한다.


    문재인은 윤석열의 약점을 잡지 않았다가 당했다. 노무현을 지지한 사람의 반은 노무현의 약점을 보고 지지한 거짓 지지다. 그들은 당선증 잉크도 마르기 전에 배반했다. 이찍표 찍은 중에 반은 윤석열을 만만하게 보고 제까짓게 뭘 어쩌겠냐 하고 찍은 똥파리 표다.


    다들 정공법으로 가지 않고 편하게 외주를 주려고 한다. 국힘당은 이준석 일베충 기르다가 망한다. 외부에 용병을 키우면 반드시 망한다. 인간은 의사결정을 회피하고 편하게 가려고 한다. 기초를 쌓아 내실을 다지지 않고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망하는 코스다.


    역사에 공짜는 없고 청구서는 반드시 날아온다. 지금 한국은 거세된 자들 천지다. 북한에서 월남한 극우 목사들이 대표적이다. 인맥이 없다고 한탄하는 이공계 박사들 심리도 비슷하다. 그들이 로마 근위대가 되고 고려의 무신이 되어 나라를 털어먹고 있는 중이다. 


    악순환은 끝없이 반복된다. 인간들은 백 년 후에도 이럴 것이다. 바닥이 좁을수록 그런 수법이 먹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보기 좋게 망하는 것이다. 축구판이나 야구판도 그런 식으로 외주를 주려는 심리가 만연해 있다. 축빠일수록 야빠일수록 그 경향이 심하다. 


    정당정치 시스템 안에서 후계자를 키울 수 없는 거세된 자들이 나라를 망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2257 구조론에 중독되기 김동렬 2022-08-01 3708
2256 인생에 남는 것은 의미뿐이다 1 김동렬 2021-01-27 3708
2255 천국은 없다 4 김동렬 2019-05-20 3708
2254 노무현이 위대한 이유 1 김동렬 2020-10-27 3706
2253 공자가 인류의 위대한 스승인 이유 2 김동렬 2020-11-13 3705
2252 왜 사냐건 의리지. 5 김동렬 2021-10-05 3704
2251 두 가지 가르침 2 김동렬 2018-10-31 3704
2250 박원순 죽이기 2 김동렬 2020-07-11 3703
2249 주체의 언어라야 한다 1 김동렬 2019-12-27 3703
2248 MB 예언, 툰베리 웃겨, 숭산 사기꾼 image 2 김동렬 2021-01-06 3701
2247 유시민이 똑똑해졌다 김동렬 2023-07-10 3700
2246 오인혜의 죽음과 대심문관의 입장 김동렬 2020-09-18 3700
2245 신은 전지전능하지 않다 1 김동렬 2019-05-21 3700
2244 영화 짝패 그리고 지식인의 병폐 2 김동렬 2020-11-09 3699
2243 한국이 뜨는 이유 1 김동렬 2020-10-20 3699
2242 삐딱하게 살자 2 김동렬 2018-12-31 3699
2241 한동훈의 치킨 게임 4 김동렬 2023-03-12 3698
2240 세상은 엘리트가 지배한다 6 김동렬 2020-07-31 3695
2239 소박하고 단순한 삶의 시대 1 김동렬 2019-07-31 3695
2238 허지웅의 바른말 김동렬 2021-05-31 3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