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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673 vote 0 2010.09.29 (21:06:05)

 


  

  일정한 방향성을 가지고 점점 커져가는 조직에는 밸런스 원리가 작동하는 시스템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러한 시스템 구조 안에서 이쪽의 의도에 상대가 일정한 반응을 보일 때 인간의 판단력은 급격하게 상승한다. 우둔한 사람도 창의적인 인재로 변신하는 때와 장소가 있다. 이 경우 머리를 쓰는 사고력이 아니라 종합적으로 상황을 읽는 본능의 센스가 작동한다. 그것이 소통지능이다. 이는 생각하고 판단하여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이 진행하는 기세의 흐름 안에서 상황의 변화에 맞서 긴밀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개인의 지적 능력보다 문화적 환경의 설정이 중요하다. 조직의 구성원 상호간 관계의 긴밀도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개인의 교육을 중요시 할 뿐 시스템 환경을 정밀하게 설정할 생각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이러한 조직의 발달원리에 맞게 세팅한다면 공동체의 수준은 극적으로 높아진다. 그것은 조직을 구성하는 모든 부분이 적극적으로 반응하게 하는 것이다. 말단부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도 바로 중앙에 전달되고, 중앙의 결정이 각 분야에 바로 통보되어 조직 전체를 팽팽하게 긴장시키도록 시스템을 조직하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환경에 대한 인간의 장악력을 높여갈 때 인간의 지적 능력은 크게 향상된다. 이는 언어 말고 또다른 언어를 가지는 것과 같고, 뇌 바깥에 인류 공동의 뇌를 하나 더 가진 것과 같다. 필자가 우리의 미래를 낙관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



  1.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인류의 집단지능 시스템 그 자체다. 지식이 스스로 지식을 낳는 지식의 자동증식 시스템이다. 지식체계가 고도화 되어 독립적인 가치판단이 가능한 바 인격성을 획득한 것이 지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식개발자 상호간에 알고리듬을 주고받는 소스코드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철학적 일원론≫과학적 합리주의≫미학적 이상주의가 정답이다.



  2.

  집단지능 시스템은 소통지능에 의해 건설된다. 기억능력과 연산능력은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하부구조이며, 이를 통제하는 프로그래밍 작업은 상부구조의 소통지능이 담당한다. 소통지능은 외부에서 자원을 끌어오는 의사결정 능력과 내부에서 이를 통제하는 가치판단능력이며, 구체적으로는 환경과의 교감능력, 사회적인 의사소통, 현장에서의 문제해결능력으로 존재한다. 



  3.

  지성은 뇌 바깥에 인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용뇌 하나를 더 가지는 것이다. 인간과 외부환경의 교감에서 관측대상이 적극적으로 반응할 때 인간의 가치판단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은 급격히 향상된다. 이때 환경의 반응은 구조의 포지션원리에 의해 작동한다. 사회의 문화적 양식을 포지션 원리에 맞게 세팅하여 계속성방향성을 부여함으로써 지성의 시스템은 건설된다.



  4.

  인간의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토자원의 획득이다. 지구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물리적 영토를 늘릴 수는 없지만 혁신하여 마음의 영토, 자유의 영토, 상상력 영토를 늘릴 수는 있다. 우리 양팔 간격으로 벌리고 좁은 지구를 넓게 살아야 한다. 세상 전부와 상대하겠다는 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천하의 마음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지성의 태도이다.



  5.

  지식은 혼자 아는 것이고 지성은 더불어 아는 것이다. 우리에게 지식은 넉넉하나 지성은 엷다. 지식은 축적된 데이터에 불과하며 현대사회에서는 특히 지식을 현장에서 운용하는 능력이 강조된다. 지식은 문제해결 도구이며, 지성은 그 도구를 다루는 방법이자 그에 따른 사회의 문화적 양식이다. 소통지능을 계발하여 집단지능을 건설하고 거기에 집단인격을 태워야 한다.



  ###


  최근들어 많은 사람들이 소통을 말하고 있으나 대부분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개념으로 좁게 해석하고 있고, 또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지성을 말하여 왔으나 소승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아 개인의 고매한 인격 정도로 좁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이 글을 쓴 동기가 되었다.

  소통은 근본 환경과의 교감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인간의 언어가 아니라 구조의 밸런스 원리에 따른 적절한 포지셔닝에 의해 일어난다. 그것은 먼저 적이냐 아군이냐 피아구분을 하는 것이며, 갑이냐 을이냐, 주도냐 종속이냐, 협력관계냐 경쟁관계냐 하는 상대적인 관계망 안에서 작동한다.

  애초에 이러한 포지션 구조가 잘못 세팅되면 부부간에도 소통은 단절되고, 말을 한다해도 그 의미를 알아먹지 못하며, 설사 말귀를 알아먹는다 해도 의도적으로 비틀어서 동문서답을 하게 되며, 결국 일이 틀어지게 한다. 이는 특히 정치권에서 늘상 일어나는 일이다. 소통한다며 말로 떠들 것이 아니라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지성의 개념 역시 대승적인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60억 인류의 지적 능력이 하나로 결집되어 일정한 방향성과 계속성을 가지고 스스로 진보하며 커 나갈 때 얻어지는 관성의 법칙이 독립적인 가치판단을 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 구성원 한 개인이 60억 인류의 대표자처럼 사유하게 된다. 이때 개인의 판단에 나머지 60억이 보이지 않게 영향을 미치며 인간의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은 극적으로 향상된다. 모든 개인이 인류 대표자의 마음을 얻어 가치판단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을 공유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성이다.


 

 

 

 

http://gujoron.com




[레벨:3]이제는

2010.09.30 (10:28:11)

마음을 시원하게 열어주는
가을 바람 같은 말씀입니다.
아직은 그 참 뜻을 다 알아 듣지 못하나
알아 듣고 행동하는 그 날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으려 합니다.
시원한 말씀,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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