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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470 vote 0 2011.08.13 (22:37:33)

 

세상을 꿰는 첫 단추

 

세상이 처음부터 복잡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단순했던 것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점차 복잡해진 것이다. 세상이 복잡해지기 전 원형의 모습을 알아내어 모든 사유와 창의의 근본으로 삼을 일이다.

 

세상은 작은 것이 모여 점차 커진 것이 아니다. 완성된 모형에 에너지가 투입되어 무수히 복제된 것이다. 그 원형의 모습은 훼손되지 않은 완전한 것이므로 모든 추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세상의 첫 모습은 원자가 아니라 구조의 모듈이다. 원자 개념은 아무것도 갖추어지지 않은 막연한 것이다. 그러므로 주변의 무엇과 결합할 수 없고 따라서 커질 수 없다. 큰 세상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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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조각과 같다. 주변과 결합하려면 요철(凹凸)형태의 볼록하고 오목한 돌기들이 있어야 한다. 볼트와 너트가 있어야 한다. 플러그와 콘센트가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둘을 묶어줄 끈이 있어야 한다.

 

구조의 모듈은 주변과 결합할 수 있는 구조를 풀세트로 갖춘 완성형이다. 세상의 기본적인 단위는 구조의 모듈이며, 세상을 구성하는 가장 낮은 단위는 원자가 아니라 구조의 모듈 안에서의 포지션들이다.

 

포지션은 퍼즐의 요철(凹凸)이다. 볼트, 너트와 같고, 플러그, 콘센트와 같고, 자물통, 열쇠와 같다. 세상 모든 것을 잇는 끈이며 고리다. 세상은 입자 가 아니라 포지션이라는 끈, 혹은 고리들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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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은 안과 밖, 겉과 속, 앞과 뒤, 시작과 끝, 원인과 결과처럼 대칭을 이룬다. 포지션은 둘로 나뉘지만 별도로 존재할 수는 없다. 너트 없는 볼트, 플러그 없는 콘센트, 자물통 없는 열쇠는 의미가 없다.

 

포지션은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구조의 모듈 안에서 상대적으로 기능한다. 앞과 뒤, 겉과 속, 시작과 끝, 오른쪽과 왼쪽은 고유한 존재가 아니라 외부와 만나는 접점에서 상대적으로 규정된다.

 

세상의 기본단위가 원자가 아니라 구조의 모듈과 포지션이므로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머릿속을 완전히 비우고 세상을 처음부터 다시 이해해야 한다. 세상은 오직 모듈과 포지션으로 되어 있다.

 

◎ 세상은 모듈과 포지션으로 이루어졌다.
◎ 모듈은 관계맺기의 1단위가 되는 완성형이다.
◎ 포지션은 모듈 안에서의 상대적인 관계다.

 

세상의 최소 단위인 포지션은 독립적인 존재자가 아니므로 직접적으로 묘사할 수 없다. ‘이거다’ 하고 콕 찍어서 나타낼 수 없다. 모듈 안에서의 상대적인 위치와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이에 모형이 필요하다.

 

모형은 하나의 사건이 일어나는데 필요한 포지션이 모두 갖추어진 완성형이다. 세상은 작은 것이 무수히 모여서 크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구조의 완성형이 무수히 복제되어 널리 이루어졌다.

 

원자나 소립자 따위 작은 것을 모아서 커다란 세상을 구축하려면 다시 그 작은 것들을 하나로 연결할 볼트와 너트가 필요하므로 설명이 합리적이지 않다. 세상은 오히려 그 볼트와 너트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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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션은 반드시 짝이 있으며 위치는 절대적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화살의 진행방향에 따라 즉석에서 결정된다. 포지션은 짝짓기에 달려있다. 약자를 만나면 강자가 되고 강자를 만나면 약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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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다. 폭포는 항상 위에서 아래로만 간다. 뒤로 날아가는 화살은 없다. 시간은 미래로만 흐른다. 포지션의 음양, 좌우, 전후, 상하, 안팎은 언제나 일방향으로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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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된 전후, 좌우, 상하, 원근, 시작과 끝, 음과 양, 원인과 결과가 있으면 반드시 가운데서 양자를 통제하는 축이 있다. 구조는 축 1과 대칭 2, 합쳐서 3으로 사건 안에서 판정을 내리는 기본형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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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자 모형에서 세로의 축 1은 가로의 대칭 2 사이에서 YES와 NO의 판정을 내린다. 하나의 사건은 입력에서 출력까지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라는 다섯가지 판정을 내리는 다섯 T자의 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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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건은 원인에서 결과까지, 에너지의 입력에서 출력까지, 일의 시작에서 끝까지 다섯 단위에 걸쳐 진행방향을 판정한다. 이때 인간은 대칭의 축을 통제함으로서 대상을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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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칭의 접시가 T자 모양의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음과, 동시에 가운데서 두 접시가 만나서 더 큰 단위의 T자를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천칭에는 다섯 개의 T자가 숨어 있다. 다섯 번 판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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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T자 안에 입력과 출력, 시작과 끝, 원인과 결과의 대칭이 있지만 다섯 T자가 집적되어 하나의 사건을 이루는 전체의 모듈에도 역시 그러한 대칭이 있다. 각각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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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은 항상 앞으로만 가고 사건은 항상 원인에서 결과로만 간다. 구조의 모듈은 다시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로 나뉘어지며 하부구조는 상부구조를 복제하므로 사건의 판단은 항상 상부구조 위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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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사건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다섯 단위에 걸쳐 YES와 NO의 판정을 내리며 그 판정의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에너지가 손실되므로 엎어진 물은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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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는 첫번째 키워드는 절대성과 상대성이다. 상대성은 화살의 진행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구조의 대칭성이다. 전후, 좌우, 상하, 음양이 있지만 아직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

 

어느 쪽이 앞이고 뒤인지, 어디가 선이고 악인지 미처 정해지지 않은 상대성의 대칭상태에서 외부에서의 작용으로 에너지가 실리면 진행방향이 결정되어 절대성으로 도약한다. 앞과 뒤, 시작과 끝이 결정된다.

 

상대성이 성립하는 열역할 제 1법칙, 곧 질량보존의 법칙에서 열역학 제 2법칙 곧 엔트로피의 법칙으로 바뀐다. 물레방아는 질, 입자, 힘, 운동, 량 다섯 단계에 걸쳐 YES와 NO를 판정하여 진로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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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모형에서 구조의 모듈은 완성된다. 하나의 큐브는 54개의 유전자로 완결되며 이 유전자들의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한정된다. 세상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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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원자의 막연하고 무한한 집합이 아니라 일정한 구조로 세팅된 모듈의 짝짓기다. 하나의 모듈은 주변과 결합할 수 있는 촉수의 숫자가 제한되어 있다. 구조는 5회에 걸쳐 대칭을 이룸으로써 짝짓는다.

 

퍼즐은 다른 퍼즐조각과 결합할 수 있는 요철(凹凸)이 정해져 있다. 완성형이 있으며 모듈이 세팅되어 있다. 실이 아무리 복잡하게 얽혀도 실타래의 크기가 한정되어 있으며 한 방향으로만 풀린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이러한 구조의 모형 안에서만 작동하므로 그 시작과 끝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모듈이 세상의 기본 유전자가 되며 이 외에 다른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이 안에 갖추어져 있다.

 

모든 가치는 생각에서 얻어졌다. 인간의 실패는 생각의 실패로 인하여 일어난다. 실패하는 이유는 대칭의 상대성과 에너지의 절대성 사이에서 길을 잃기 때문이다. 모형적 사고로 혼선을 극복할 수 있다.

 

막연히 머리에 힘 주고 쥐어짜기 식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모형을 사용해야 한다. 사건이 이 모형 안에서 어느 단계만큼 진행되었는지 파악하고 그 방향과 순서를 알아 생각을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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