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829 vote 1 2024.01.15 (19:58:26)

    인간은 출신성분을 속일 수 없다. 본질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단, 캐릭터는 자신이 정한다. 항우는 귀족 출신이고 평민을 경멸하여 마음껏 죽였다. 장비는 귀족 출신이고 초기에 유비 삼형제는 장비 돈으로 거병했다. 장비는 평민을 경멸하여 부하를 마음껏 때렸다.


    반면 권세 있는 자 앞에서는 깍듯이 예의를 지켰다. 사실 장비가 셋 중에서 가장 지식인이다. 돗자리 짜던 유비는 지식인이 아니다. 왜? 자신의 캐릭터를 그렇게 정했다. 유방의 후손이므로 길거리 깡패 출신인 유방의 흉내를 낸다고 시를 쓰거나 문장을 짓지 않았다.


    관우는 범죄자 출신이다. 소금장사 하던 염적 혹은 수적이었다. 관우는 부하들에게 관대하고 귀족을 혐오했다. 관우는 조조나 손권을 거리의 잡배로 취급했다. 이는 장비의 태도와 정확히 반대되는 것이다. 왜 관우는 조조를 떠났을까? 캐릭터로 결이 맞지 않아서였다.


    조조 앞에서 군신의 예의를 지키자니 배알이 꼴려서다. 조조를 패버릴 수도 없고 말이다. 고제 유방은 선비를 혐오했다. 그를 따르는 부하들과 욕설 배틀을 벌이기도 했다. 위표는 그런 유방을 혐오하여 유방을 배신했다. 욕설을 한다는 이유로 팽성대전 이후 도망쳤다. 


    항우가 유방을 못 죽인 것은 그를 존경했기 때문이다. 유방을 죽이면 황제가 된 것을 누구에게 자랑하리? 조조가 유비를 죽이지 못한 것과 같다. 유비를 죽이면 누구에게 자랑하리? 유비 넌 졌어. 내가 이겼어. 캬캬캬. 이런 마음이 조조를 약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항우와 조조는 인정받으려는 욕구가 있다. 자신의 승리를 뽐낼 대상을 죽이지 못한다. 항우는 유방과 내통한 항백도 살려두었다. 삼촌을 죽이면 누구한테 자랑하랴? 인격이 미성숙한 것이다. 심리적으로 제압되어 있다. 윤석열이 김건희에게 제압되어 있는 것과 같다. 


    항우의 많은 죄는 범증의 죄다. 범증은 항우 이상으로 포악해서 유방을 죽이려고 했다. 둘이 성격이 비슷했기 때문에 항우는 범증을 싫어한 것이다. 성격이 자신과 정확히 반대되는 유방을 좋아한 것이다. 조조가 자신과 정반대 위치의 유비를 좋아한 사실과 통한다.


    유비, 관우, 장비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좋아했다. 포지션이 겹치지 않는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줄 사람으로 여겼다. 신분은 캐릭터로 굳어진다. 캐릭터는 자신이 정한다. 본질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은 가상적이 있다. 


    이겨먹으려는 대상이 있다. 유방과 관우는 평민들의 존경을 받으려고 했고 항우와 장비와 조조는 천하 영웅들의 존경을 받으려 했다. 곽거병은 황족 출신이라서 병사들의 안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오자병법의 오기는 병사의 무릎에 난 종기를 입으로 빨았다.


    병사를 진심으로 대했다. 히틀러는 자기 주변의 하인들에게 친절했다. 대신 유태인은 씨를 말렸다. 스탈린도 점잖은 사람이다. 대숙청을 시작하자 멈추지 못했을 뿐. 패튼은 병사가 죽든 말든 신경쓰지 않았다. 롬멜은 병사들과 같이 밥을 먹었다. 병사를 사랑했다.


    우리는 노무현이 왜 민중을 사랑했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은 그의 캐릭터였다. 우리는 한동훈이 어떤 짓을 할지 알 수 있다. 그는 민중을 두려워한다.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랑은 마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본능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며 호르몬이 나와야 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캐릭터다. 누구에게 각을 세우는가에 따라 운명이 정해진다. 김종필이 박정희에게 고개를 숙일 때 제압된 것이다. 한동훈이 윤석열에게 고개를 숙일 때 제압된 것이다. 자신이 못 가진 것을 가진 사람에게 제압되면 평생 벗어나지 못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2338 김씨는 흉노가 맞다 3 김동렬 2022-01-24 3783
2337 공산주의는 사기다 1 김동렬 2021-06-01 3783
2336 조폭은 종교다 1 김동렬 2022-07-21 3777
2335 인간의 이유 - 기세와 전략 4 김동렬 2021-03-25 3777
2334 천재도 유행을 탄다 2 김동렬 2019-05-17 3777
2333 간사한 이준석 김동렬 2022-09-04 3774
2332 전두환 충신 윤석열 김동렬 2021-10-20 3774
2331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1 김동렬 2019-03-08 3774
2330 과학의 눈 1 김동렬 2023-06-19 3772
2329 분노의 방시혁, 꼰대질 진중권서민 3 김동렬 2020-10-19 3772
2328 무슬림과 돼지고기 5 김동렬 2019-03-28 3771
2327 자기소개를 극복하는 글쓰기 1 김동렬 2021-05-17 3770
2326 미학으로 갈아타라 3 김동렬 2019-04-23 3770
2325 한동훈의 이재명 죽이기 김동렬 2023-09-19 3768
2324 김마담 대 김마담 4 김동렬 2022-07-19 3768
2323 철학은 전략이다 김동렬 2021-06-14 3768
2322 바가바드 기타의 노래 1 김동렬 2021-06-13 3768
2321 허선아, 개새끼들의 전성시대 김동렬 2020-12-31 3767
2320 아인슈타인의 직관과 보어의 입장 image 5 김동렬 2019-05-14 3766
2319 대의명분과 괴력난신 김동렬 2021-06-25 37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