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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의 중등교육이 수학은 핀란드에 이은 세계 2위, 과학은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 정도 성과이면 한국의 교육이 무너진다며 매일같이 거짓말을 해대던 조선일보도 할말이 없게 되었다.
 
독일의 경우 중학교 1학년 때 부터 일찌감치 미래의 자기 직업이 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교수의 아들은 교수가 되고 청소부의 아들은 청소부가 되는 직업 세습의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또 어릴 때 부터 구체적인 직업을 특정해서 그 분야의 장인이 되려고 한다는데.. 이런 거 좋지 않다. 예컨대.. 자전거포 주인이 되려고 중학교 때 부터 기술을 열심히 배웠는데 자전거포라는 직업이 없어져 버린다면 대략 낭패가 아닌가?
 
평준화교육의 개가
한 반에 60명이 있다면 안시켜도 공부하는 범생이가 10명 쯤 있다. 때려 죽인다 해도 공부 안하는 학생이 20명 있다. 공부는 안하지만 머리가 좋아서 그럭저럭 진도를 따라가는 학생이 또 10명 있다.
 
머리는 안좋지만 그 머리 좋은 10명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 어느 정도 공부하는 학생이 20명 있다. 평준화교육은 그 머리좋은 열명과 그 열명을 쫓아가는 20명을 따로 떼놓지 말자는 거다. 거기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다.
 
중요한건 경쟁이다. 독일식으로 너무 일찍 미래가 결정되면 경쟁이 줄어든다. 자신의 미래를 되도록 천천히 결정해야 한다. 평준화교육이 그러한 부분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조선일보식 교육은 대략 낭패
하수 위에 중수 있고, 중수 위에 상수 있고, 상수 위에 고수 있다. 박종환식 벌떼축구는 하수를 중수로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상수를 고수로 만들려면 히딩크의 방법이 사용되어야 한다.
 
조선일보의 스파르타식 교육은 하수를 중수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머리 나쁜 애들 과외 시켜서 억지로 서울대 보내봤자 서울대 물만 나빠질 뿐이다. 좋은 대학이라면 과외 안받고도 성적을 내는 좋은 두뇌가 모여들어야 한다.  
 
왜 히딩크가 강한가? 포지션을 일찍 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전경쟁을 끝까지 시키기 때문이다. 멀티플레이어를 양성하는 것이다.
 
반면 독일식 교육, 조선일보식 교육은 선수의 포지션을 너무 일찍 정해버린다. 서울대 갈넘, 연고대 갈넘을 처음부터 갈라 버린다. 그러니 선수들 간에 경쟁이 없다. 수비수는 수미만 연습하고 공격수는 공격만 연습한다.
 
왜 히딩크가 강한가? 수비수도 공격가담을 해야한다. 공격수도 수비가담을 해야한다. 포지션이 따로 없다. 경쟁이 끝까지 가는 것이다. 너무 일찍 자기의 진로를 정하지 않고 끝까지 경쟁을 하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날마다 경쟁을 외친다. 말로는 경쟁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경쟁 안하고 그저먹는 방법을 고안하기에 여념이 없다. 부모만 잘 만나면 출세가 보장되는 그런 시스템이 무슨 얼어죽을 경쟁이란 말인가?
 
히딩크에게서 배우라
무엇이 문제인가? 너무 일찍 경쟁을 하면 실제로 경쟁해야 할 때 경쟁을 안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너무 일찍 주전을 확정해 버리면 후보선수들은 낙담하고 주전선수들은 안이해져서 경쟁이 안되는 것이다.
 
전국민을 석차를 내되 위에서 순서대로 끊어서 서울대 법대를 보낸다. 고등학교 수능시험에서 인생이 결정된다. 월드컵 경기는 까마득하게 먼 훗날 열리는데 일찌감치 주전은 주전으로, 후보는 후보로 갈라버린다.
 
생각하라! 우리나라에서 공부 잘하는 천재를 석차대로 끊어서 전부 서울대 법대 한곳으로 몰아서 우리나라에 도무지 어떤 이익이 있다는 말인가?
 
히딩크는 말하지 않았던가? 멀티 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우리의 강의석군이 서울대 법대에 합격했다니 기쁘다. 그러나 권하고 싶다. 법대 갔다고 외곬수로 법 하나만 파지 말고 경제도 알고, 문화도 알고, 인생도 알고, 철학도 아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라고.
 
너무 일찍 자신의 성공을 확정짓지 말고 마지막 순간까지 주전경쟁, 포지션경쟁을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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