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16 vote 0 2023.05.24 (13:04:48)

    게임이론은 이름이 이상하다. 게임이라니? 비과학적인 표현이다. 더 좋은 이름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의사결정이론이 진짜다. 결정한다decide는 것은 잘라서 떼어낸다는 것이다. 둘 중에서 하나를 버리는 것이 결정이다.


    선택과 결정은 다르다. 선택choice은 반대로 둘 중에서 하나를 취하는 것이다. 선택choice은 포크로 음식을 찍는 것이다. 선택이 플러스라면 결정은 마이너스다. 결정은 일정한 손실을 수반한다. 선택은 확실히 이득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이득이 발생하지? 그럴 리가 없잖아. 하늘에서 뭐가 떨어지나? 그렇다. 선택은 나의 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부모가 주거나 타인이 주거나 집단이 주는 것이다. 선택은 타인의 결정을 내가 수용하는 것이다. 


   순수한 나의 결정은? 그것은 버리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인간은 오직 버리기만 할 수 있다. 얻는 것은? 그것은 상대의 동의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덜 중요한 것을 버려야 한다. 그것이 의사결정이론이다.


    게임이론은 차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선택이라는 말이 들어가서 헷갈린다. 과연 선택인가? 죄수가 무슨 선택을 해? 죄수는 경찰의 추궁에 의해 몰려 있다. 죄수는 선택권이 없다. 동료 죄수와의 연결을 끊는 결정을 내린다.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했다." 애플에 복귀한 후의 스티브 잡스


    "리더가 주의해야 할 것은 무엇을 버릴 것인가다." 알리바바의 마윈


    "전략의 본질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이다." 전략가 마이클 포터


    공통점은 손에 쥔 카드를 꺾는 것이다. 의사결정은 일말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하고 반문한다. 구조론은 말한다. "그 사람이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를 보라." 정치인이 무엇을 잘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해야 할 때 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동료의 패스를 연결하지 않은게 가장 큰 잘못이다. 많은 경우 작위가 아니라 무위에 의해서 평가된다. 그가 꺾은 카드가 그를 결정한다. 


    선택은 앞에 나서는 것이고 결정은 구태여 나서지 않는 것이다. 선택을 비판하는게 아니라 결정을 비판하는 것이다. 선택은 잘못될 수 있지만 결정은 잘못될 수 없다. 잘못된 선택은 용서될 수 있지만 잘못된 결정은 용서될 수 없다. 


    좋은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선택이다. 나쁜 사람과 헤어지는 것은 결정이다. 선택은 상대의 맞대응에 의해 상호작용 과정에서 용해된다. 화가 복이 되고 복이 화가 된다. 새옹지마와 같다. 결정은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여 국방과 경제와 신뢰 중에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릴 것인가? 자공이 물었을 때 공자는 첫째, 경제를 버리고, 둘째, 국방을 버릴 것이며 국민에 대한 신뢰는 마지막까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족식足食, 족병足兵, 민신民信이다. 무엇을 버릴 것인가를 판단하는게 중요하다. 의리가 가장 중요하다. 연결된 상태 안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판에 머물러야 복구가 가능하다. 


    족식은 플러스다. 먼저 플러스 되는 이득을 포기한다. 족병은 마이너스다. 다음 손실을 감수한다. 민신은 연결을 유지하는 것이다. 민신을 잃으면 선택권 자체를 잃어버린다. 이득을 포기하고 손실을 감수해도 권리는 유지해야 한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386 밸런스의 힘 김동렬 2023-07-09 2295
6385 구조 속의 구조 김동렬 2023-07-08 2212
6384 구조가 다섯인 이유 김동렬 2023-07-07 3161
6383 구조는 왜 다섯인가? 김동렬 2023-07-06 3055
6382 사냥꾼의 관점 김동렬 2023-07-06 2711
6381 역사의 고통 김동렬 2023-07-06 2751
6380 지능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07-05 2898
6379 전쟁을 막은게 성과다 1 김동렬 2023-07-04 3354
6378 존재는 액션이다 김동렬 2023-07-03 3236
6377 진보냐 폭력이냐 1 김동렬 2023-07-03 3565
6376 장미란 최윤희 추미애 2 김동렬 2023-07-02 3407
6375 에너지의 초대 김동렬 2023-06-29 3711
6374 윤씨의 폭언정치 1 김동렬 2023-06-28 3904
6373 이순신 장도 진품 맞다 3 김동렬 2023-06-27 3750
6372 모든 것의 어머니 김동렬 2023-06-26 3947
6371 푸틴의 실패와 좌파의 각성 김동렬 2023-06-25 4181
6370 인간은 왜 멍청한가? 김동렬 2023-06-25 3790
6369 구조의 빌드업 김동렬 2023-06-22 4001
6368 최성봉의 죽음 김동렬 2023-06-21 4078
6367 상대성이론이 이상해? 1 김동렬 2023-06-21 3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