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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김동렬*
read 8517 vote 0 2012.10.21 (21:05:09)

 스타일은 순수성 위에 활동성, 활동성 위에 대칭성, 대칭성 위에 방향성, 방향성 위에 창조성 있다. 이 다섯을 모두 갖출 필요는 없고 창조성 곧 스타일을 얻으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세팅된다.

 

    송혜교, 이효리, 유재석, 김어준, 김기덕을 특별히 말하는 이유는 필자가 TV를 안 보기 때문에 도무지 아는 인물이 없어서다. 인간의 본질을 내가 알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래도 이 정도면 대략 견적은 나와주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개괄하고 맥락을 파악한 다음 각자가 판단하면 된다. 다른 인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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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가 실제로 순수한가와 상관없이 어쨌든 순수가 첫 번째다. 순수는 흰 도화지와 같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도 될 수 있고 저렇게도 될 수 있다. 그만큼 위태롭다. 이렇게 되어도 위험하고 저렇게 되어도 탈이 난다.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무엇이든 잘못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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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는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리고 있기 때문에 활동성이 있어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화장이 잘못되어도 표시가 나지 않는다. 무엇을 하든 탈이 날 확률이 적다. 먼저 순수성을 얻은 다음에 활동성을 얻어야 한다. 순수성 안에 갇혀 있으면 결국은 망가지고 만다. 탈이 나고야 만다.

 

환경은 변화하고 그 변화가 사람을 해치기 때문이다. 탈이 나고 난 다음에 그 세태의 변화를 탓해봤자 실패다. 활동하면 흐름을 탈 수 있고 그 흐름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바람이 불면 바람과 함께 달려야 한다. 파도가 치면 그 파도를 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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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탁월한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다. 무한도전의 7인을 시소의 양 날개에 태워 대칭시키고 가운데서 균형을 잡는다. 능히 변화를 극복해낼 수 있다. 활동성이 변화에 끌려가는데 비해 대칭성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 활동성이 공격수면 공격수, 수비수면 수비수로 주어진 포지션을 잘 소화하는데 비해 대칭성은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 활동성이 팀원의 능력이라면 대칭성은 팀장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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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눈은 항상 미래를 보고 있다. 대칭성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한다면 방향성은 미래의 문제에 대비한다. 대칭성이 문제를 풀어낸다면 방향성은 문제를 생산해낸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선제대응한다. 선점하고 선착한다. 그리고 물리적인 수단을 만들어낸다.

 

대칭성이 게임마다 승리하는 유능한 감독이라면 방향성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남들이 따라오면 그 게임을 버리고 새로운 게임을 창안해낸다. 그러므로 김어준은 경쟁하지 않는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은 경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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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은 진보, 보수를 떠나, 동양, 서양을 떠나, 경쟁의 세계를 떠나, 게임의 세계를 떠나 바깥에 독립적인 세계를 창출하고 거기에 새로운 생태계를 건설한다. 그것은 보편적인 것이며 어느 분야에나 적용될 수 있다. 그는 국내외에 제자와 추종자를 키워 거대한 세력을 형성한다.

 

그리고 그 분야의 시조가 된다. 방향성이 신무기를 들고 와서 게임마다 무조건 이기는 사람이라면, 창조성은 누구도 도달할 수 없는 정상에 서서 제자들간에 그 신무기로 경쟁하게 만드는 사람이다. 자신은 경쟁의 토대만을 제공할 뿐 경쟁의 장 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바둑을 발명할 뿐 바둑을 두지 않는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조절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내 안에 조형적 질서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순수성은 가만히 제 자리에 앉아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에게로 다가오게 한다. 좋은 사람이 찾아오면 좋은 성과를 얻고 나쁜 사람이 찾아오면 나쁜 결과가 나온다. 활동성은 스스로 나아가 자신에게 맞는 짝을 찾는다. 만들어져 있는 팀에 가담한다.

 

    대칭성은 스스로 팀을 결성하고 리더가 되어 균형을 잡는다. 대칭성은 싸워서 이기지만 방향성은 싸우지 않고 이긴다. 창조성은 싸우지도 않고 이기지도 않는다. 대신 그 싸움의 장을 건설하고 운영한다. 순수성은 털리는 관객이고, 활동성은 달리는 말이고, 대칭성은 균형잡는 기수고, 방향성은 돈 버는 마주이고, 창조성은 총괄하는 마사회장이다.

 

    내 안에 다 있다. 내 안에 창조성의 스타일이 있고, 방향성의 소실점이 있고, 대칭성의 균형감각이 있고, 활동성의 끼가 있고, 순수성의 본바탕이 있다. 그것을 어디까지 끌어내느냐다. 남의 도움을 얻어서 끌어내면 순수성이요 스스로의 능력으로 끌어내면 창조성이다. 깨달음으로 내 안의 가능성을 끌어낼 수 있다.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다. 세상과 맞서는 내 안의 조절장치를 세팅할 수 있다.

 

    순수한 사람 위에 활동적인 사람이 있다. 활동적인 사람을 균형잡는 사람이 이긴다. 앞서가는 사람이 그 모두를 다 이긴다. 그리고 판을 벌이는 사람이 그 성과를 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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