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1756 vote 0 2017.11.02 (18:45:36)

 

   에너지는 맞선다.

   
    세상이 에너지로 되어 있다는건 참으로 좋은 소식이다. 누구든 컴퓨터 자판을 두들겨 자기 우주를 창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세상을 통제하는 것은 게임이다. 세상은 양자역학적 확률에 지배되지만 게임은 확률이 낮은 것을 제껴버린다. 양자역학의 여러 현상은 인간을 당혹하게도 하고 혹은 황홀하게도 한다. 양자역학은 기계처럼 톱니가 딱딱 들어맞는 우주관을 깨부수고 물처럼 부드러운 세계관을 제시하지만, 그 부드러운 물이 기계보다 더 정확하게 돌아간다는 아이러니.


    세상은 절대주의 기계론에서 확률적인 상대론으로 갔다가 다시 확실한 기계론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그 기계는 업그레이드된 기계다. 불확실한 확률이 기계보다 더 정확하며 오히려 기계를 넘어선다. 그게 게임이다.


    기계론으로 가면 한국팀은 절대 축구로 브라질팀을 이길 수 없다. 손흥민은 메시를 절대 이길 수 없다. 확률론으로 가면 혹시 한번쯤 기적이 일어나 한국이 브라질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아니다. 못 이긴다. 그게 게임의 법칙이다. 기계는 어쩌다 고장날 수 있지만 게임은 고장나지 않는다.


    한국팀과 브라질팀이 붙으면 도박사들은 브라질팀에 베팅한다. 브라질의 승리가 결정된다. 배심원들의 판단을 참고하면 혹은 숙의민주주의를 하면 이상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천만에! 안 나온다. 배심원 중에 이상한 넘이 끼어 있어서 살인왕 심슨이 무죄를 받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안 일어난다. 배심원 숫자를 충분히 늘려두기 때문이다.


    세상을 게임으로 이해하는 세계관을 얻어야 한다. 맞대응이다. 우리는 진보나 보수를 기차 철로처럼 궤도를 선택하는 것으로 여긴다. 그런게 아니다. 게임은 집요하게 맞대응한다.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내가 따라가며 대응한다. 진보는 집요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에너지가 센 쪽이 이긴다. 진보는 젊고 젊은이는 에너지가 세므로 이기는 것이다.


    진보는 평화를 선택하고 보수는 전쟁을 선택한다는 식으로 선택한다는 관점은 양자역학적 이해가 아니다. 에너지의 이해가 아니다. 진보는 대응한다. 정은이 전쟁으로 나오면 전쟁으로 맞대응한다. 진보가 전쟁을 회피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에너지로 판단한다.


    진보의 답은 에너지의 통제가능성이다. 무엇인가? 재벌도 통제되어야 하고 군부도 통제되어야 하고 뭐든 통제되어야 한다는게 진보다. 무작정 자유를 외치는 게 아니라 존엄을 해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자유는 통제되어야 한다. 차별할 자유, 깽판칠 자유, 일베충 자유는 없다.


    진보는 평화도 통제하고 전쟁도 통제한다. 전쟁을 통제한 결과 평화를 얻는 거지 전쟁을 회피하고 도망쳐서 평화를 얻는게 아니다. 완전히 다른 관점, 다른 세상이 열린다. 그 신세계로의 항해는 즐겁다.


   0.jpg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418 중력과 관련한 image 2 김동렬 2010-10-07 16509
6417 추미애 오판하다 image 김동렬 2003-04-28 16508
6416 김정일, 올해를 무사히 넘길 것인가? 김동렬 2006-07-05 16507
6415 사설강원을 오픈합니다. 김동렬 2006-05-26 16507
6414 [속보] 김영삼씨, 조선일보에 선전포고!!! image 김동렬 2003-06-13 16504
6413 수동식 휴대폰 충전기 image 김동렬 2003-05-01 16499
6412 3시 현재 2프로 앞서고 있음, 김동렬 2002-12-19 16498
6411 연역모형의 완성 image 3 김동렬 2011-03-09 16483
6410 노무현 대통령은 왜? 김동렬 2007-09-13 16479
6409 학문의 역사 - 서구의 남성성과 동양의 여성성 김동렬 2006-01-23 16479
6408 이해찬으로 한번 싸워보자! 김동렬 2004-06-08 16478
6407 학문의 역사를 내면서 김동렬 2007-09-11 16475
6406 美, 로마와 놀라울 만큼 닮았다 김동렬 2002-09-24 16475
6405 구조적인 생각 image 김동렬 2013-09-20 16470
6404 1에 2를 넣는 다섯 가지 방법 image 김동렬 2011-06-23 16452
6403 박상천체제 출범 감축드리옵니다. image 김동렬 2003-09-22 16442
6402 인생의 정답 image 6 김동렬 2012-02-05 16441
6401 잡다한 이야기 김동렬 2009-09-14 16437
6400 거자, 노무현과 함께 북으로, 세계로 황인채 2002-12-18 16434
6399 12월 15일 세상을 바꾼다 김동렬 2003-10-13 16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