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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0056 vote 0 2013.06.19 (15:14:06)

 

    의외성을 활용하라


    야구경기를 예로 들면, 의외로 매이닝 첫 타자의 출루가 많다. 초구 안타도 드물지 않다. 그러나 경기를 진행할수록 서로 상대방에 대해 파악이 된다. 거기에 맞는 작전을 세우게 된다.


    그럴수록 경우의 수는 좁혀진다. 매이닝 첫 타자가 출루를 하고 투아웃 만루에 투쓰리 풀카운트까지 잘 가는데 득점은 못하는 야구가 있다. 화장실까지는 잘 갔는데 싸지를 못하는 거다.


    문제는 이 패턴이 한 번 정착되면 반복된다는 거다. 같은 패턴의 1점차 패배 게임이 몇 경기째 반복된다. 이 경우 감독의 무능을 탓할 수 밖에 없다. 야구든 축구든 의외성의 게임이다.


    중요한건 기싸움에서 밀리지 말아야 한다는 거다. 기가 꺾이면 불리한 쪽에 주목하게 된다. 의외성을 불리한 변수로 여긴다. 소극적인 대응으로 된다. 최강희는 이기는 축구를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안 지는 축구를 추구했다.


    비기기 작전으로 가다가 비기지도 못한 것이다. 기성용, 구자철, 이근호, 이청룡 다 빼고 중간허리싸움에서 자신이 없으니 안 지는 축구를 꾀한다. 공격과 수비 사이를 극단적으로 떼놓는 거다.


    결과는? 미드필드에서 골 뺏기면 골 먹는 위험이 있다. 미드필드 생략하고 골대 앞까지 바로 간다. 골대 앞까지는 잘 갔는데 골을 못 넣는다. 14슈팅에 0득점. 이건 뭐 만루까지 가놓고 득점 못하는 야구와 비슷하다.


    4월의 롯데가 그랬고 또 5월엔 기아도 그랬고, 요즘은 넥센이 그렇다. 무엇인가? 필승작전이 있다. 옛날 만화에 그런게 있었다. 필살공격도 있고 필살수비도 있다. 그것은? 경우의 수를 줄이는 거다.


    의외성의 발생여지를 없애서 구조를 단순하게 만드는 거다. 이 경우 도 아니면 모가 된다. 이렇게 좁혀놓고 도를 막으면 모가 되는 거다. 최강희 축구가 그랬다. 중간허리를 빼고 도 아니면 모를 만들었다.


    수비를 튼튼히 하여 도를 막고 공격에서 모를 내면 이긴다. 근데 안 된다. 왜인가? 의외성을 줄이면 상대방 역시 의외성이 줄기 때문이다. 상대가 이쪽의 전술을 뻔히 읽어버린다.


    이때 98퍼센트 까지는 잘 가는데 마지막 2퍼센트가 안 된다. 만루를 채우면 뭣하는가? 득점을 못하는데. 투아웃 만루면 투수나 포수나 상대가 뭘 던질지, 무엇을 노릴지 뻔히 안다.


    수 싸움 들어간다. 투수가 이긴다. 고참이 등장하면 다르다. 큰 경기에는 경험많은 노장들이 한 방씩 쳐주는 것이다. 수싸움에서 이긴다. 역으로 찌른다든가 역의 역으로 찌른다든가 하는걸 안다.


    진정한 강자라면 의외성을 즐겨야 한다. 거꾸로 확률을 늘려야 한다. 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경우 실책으로도 이기고, 폭투로도 이기고, 작전으로도 이기고 운으로도 이긴다.


    의외성, 우연, 돌발상황이 일어날 확률이 높은 방향으로 게임의 방향을 가져가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려면 미드필드에서 풀어가야 한다. 최강희가 의외성을 줄이는 선택을 한 것은 기가 꺾인 거다.


    수장이 기가 죽어서 소극적인 결정을 하면 병사들도 소극적인 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다. 골넣는 공식을 정해놓고 이 방법으로 넣으라고 제한을 걸면 임기응변에 따른 창의적인 플레이는 불가능하다.


    의외성, 돌발사태, 임기응변에 강한 것이 강팀의 특징이다. 스스로 자신을 약팀으로 봤다면 시합 전에 이미 지고 들어간 거다. 패스축구든 뻥축구든 고정된 틀에 집착하면 그게 패배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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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에는 유럽파가 없어서 수비로 일관했는데 그럴수록 수비가 망해서 대량실점하는 패턴이었습니다. 4년 전에는 공격력이 살아났는데 공격으로 풀어가려다가 역습을 당해 수비가 망했습니다. 최근에는 골을 넣어줄 유럽파 공격수가 몇 있으므로 수비를 할줄 아는 홍명보가 나서는게 맞다고 봅니다.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면 그만한 지원을 해야하는데 유럽파가 많은 현재 상황에서 구조적으로 대대적인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목표를 낮추고 한국인 감독으로 16강 정도만 기대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6.19 (23:06:59)

현재 수준에 내년 월드컵 16강은 힘들고 망신만 당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홍명보를 차기 감독으로 밀고 있는데 홍명보가 이번 월드컵, 경험으로 

생각하고 다음 월드컵 8강,4강을 노렸으면 합니다.


팀도 없고 선수도 없는 국대 경기 보자니 그저 답답할 뿐.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6.19 (23:20:19)

동기부여만 충분하면 가능합니다.

지금의 문제는 동기부여할 떡밥이 없다는 사실 뿐.

병역문제 해결할 넘은 다 해결했고.

해외파는 자기 몸값이나 신경쓸테고.

 

[레벨:11]큰바위

2013.06.21 (22:34:13)

절박한 call갈이 없다는 거로군요. 

이들을 불러낼 방도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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