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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712 vote 0 2013.10.11 (23:48:29)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 구조로 보는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 2가 1이 되는 것이 구조다. 2는 밟아야 할 절차다. 절차없이 결론을 내리면 일단 아닌 것이다. 언어라면 주어와 동사 2로 의미를 이룬다.


    문장은 전제와 진술 2로 맥락을 이룬다. 2는 의사결정과정이다. 무엇이든 그것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지 않고 결정했다고 하면 보나마나 거짓이다. 무엇이든 어떤 결정과정을 거쳐서 인간에게 도달한다.


    세종대왕은 자음과 모음 2로 1을 이루는 문자를 만들었다. 한글을 제외한 모든 문자는 1로 1을 나타낸다. 한자든 영어든 일본어든 한 개의 글자로 한 개의 음이나 뜻을 표시한다. 구조적이지 않다.


    색깔도 빛과 색의 2로 색깔을 이룬다. 빛은 무슨 색이든 될 수 있다. 나뭇잎은 초록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의 붉은빛을 흡수하고 쓸모없는 초록을 버린다. 그러므로 나뭇잎의 진짜 색깔은 붉은 색이다.


    왜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들까? 엽록소가 죽으면서 나뭇잎의 진짜 색이 드러난 것이다. 소리는 하나이나 치는 북채와 떠는 북가죽의 2로 하나의 소리를 이룬다. 언어는 성대와 혀의 2로 소리를 이룬다.


    성대는 모음이고 혀는 자음이다. 사람은 어머니와 아버지 2로 자식 1을 이룬다. 예외는 없다. 왜?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하며 절차는 작용반작용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구조는 질, 입자, 힘, 운동, 량 다섯이 있다. 21의 전개를 5회 반복한다. 부모 2가 자식 1이 되고, 자식이 또 결혼하여 21을 반복한다. 질 하나가 쪼개지면 입자 2가 되므로 2가 1+1로 바뀐다.

 

    중핵은 복제다. 입자는 질을 복제하고, 힘은 입자를 복제하고, 운동은 힘을 복제하고, 양은 운동을 복제한다. 한 단계 복제될 때마다 영역이 축소된다.


    질은 사건으로 존재한다. 사건은 시간이 걸린다. 풍선에 바람을 분다면 입력이다. 바람은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간다. 의사결정이 밖에서 일어난다. 문제는 출구가 없다는 거. 입력부가 곧 출력부다.


    입력과 출력이 일어나려면 어떻든 일정한 시간이 걸려야 한다. 입구 하나를 입력과 출력이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건이다. 입자는 의사결정이 내부의 축에서 일어난다. 엄마가 아기를 낳는다.


    들어간 데로 나온다. 입력부와 출력부가 같다. 이때 엄마가 결정한다. 밖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엄마가 아기를 유산하면 그것이 아기의 의사이겠는가? 이 구조를 드라마로 옮겨볼 수 있다.


    ◎ 질은 사건 – 선과 악, 아와 피아 사이의 상호작용.

    ◎ 입자는 캐릭터 – 상호작용하는 양측을 합친 복합적인 캐릭터.

    ◎ 힘은 변신 - 복합적인 성격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대표한다.

    ◎ 운동은 보여주기 - 액션, 멜로, 코믹, 호러, 음악 등 시간때우기.

    ◎ 량은 승부 - 각 에피소드들의 결말. 감동, 교훈 등 소득.


    입자는 캐릭터다. 힘은 변신이다. 운동은 보여주기다. 량은 승부다. 중요한 점은 입자가 질을 복제한다는 점이다. 사건은 선과 악 사이에서 일어난다. 그러므로 캐릭터는 선과 악을 겸비해야 한다.


    선한 인물과 악한 인물로 나눈다면 어떨까? 인물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 춘향전이라면 선한 인물과 악한 인물로 완전히 나누어져 있다. 누가 결정했는가? 아무도 의사결정을 하지 않았다.


    춘향도 몽룡도 결정한 것이 없다. 춘향이 절개를 지켰다지만 춘향은 원래 그런 사람이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성춘향과 변학도의 충돌이라는 사건이 전부 결정한 것이다. 자유의지는 없다.


    몽룡이 어사출도를 놓았다지만 어사는 원래 직업이 그런 거다. 방자의 행동은 원래 방자의 행동이다. 각자 자기 배역을 연기할 뿐 독립적 의사결정을 한 것이 없다. 햄릿은 적어도 결정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고 고민한 끝에 뭔가 해낸 것이다. 그러나 변학도는 고민하지 않았다. 춘향도 고민하지 않았다. 몽룡도 고민하지 않았다. 방자도 고민하지 않았다. 실패다.


    햄릿은 그것을 고민했기 때문에 가치가 있지만, 원래 고민하는 성격이라서 고민했다면 실패다. 진정한 걸작이면 인물이 변신해야 하며 그 변신과정을 남득시켜야 한다. 더 큰 승부로 올라서기다.


    입자의 의미가 인물의 독립적 의사결정에 있을진대 춘향전의 인물은 결정한 것이 없다. 결정하려면 질의 성질인 선과 악, 아와 피아의 대립이 한 인물 안에 공존하는 모순된 성격이어야 한다.


    인물이 선하면서 악해야 한다. 김기덕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힘은 변신이다. 캐릭터는 복합적인 성격이어야 하며, 두 가지 성격을 동시에 가졌다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변신이다.


    그냥 변신하는건 이상하고 원래 두 성격이 인물 안에 있어야 한다. 원래 멍청하던 사람이 혁명과정에서 갑자기 깨달아 영웅이 된다는 식의 계몽주의 소설은 최악이다. 그건 꾸며낸 가짜다.


    전봉준은 평범한 농부였는데 지배계급의 착취현장을 목격하고 분노하여 문득 성격이 변했다는 식은 최악이다. 생각이 바뀌어서 변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운명이 바뀌어서 변하는 것이다.


    운동은 코믹, 액션, 멜로의 보여주기로 시간을 때우는 것이고 량은 결론이다. 선이 악을 이기든, 강이 약을 이기든, 시스템이 개인을 이기든, 집단이 독재자를 이기든 어떤 결과물을 감동 혹은 교훈의 형태로 관객에게 침투시킨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전개는 다음 단계가 앞선 단계를 복제하면서 점점 범위를 축소시키는데 있다. 질은 사건인데 입자는 그 사건이 인물 안에 있는 것이다. 힘은 변신하는 지점 안에 있다.


    운동은 보여주기 안에 있고 량은 하나의 장면 안에 있다. 그러면서 작아진다. 나무로 치면 전체의 큰 패턴을 줄기와 가지와 잎이 잘게 나누어서 반복하는 것이다. 계속 2에서 1로 간다.


    인생이 하나의 사건이라면 그 인생의 성패를 대표하는 성취가 입자다. 힉스의 인생이 하나의 사건이면 노벨상 수상이 그 인생을 대표하는 성취다. 힉스입자 발견이 그 사람을 변신시켰다.


    전체 사건 안에 그 전체를 대표하는 입자가 있고 그 입자 안에 그 입자를 대표하는 어떤 변신이 있다. 그 변신과정에 어떤 액션이나 멜로의 보여주기가 있다. 그 보여주기 안에 승부가 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3.10.12 (02:19:28)

이거였군요. 사건에 의해 가짜를 다 마이너스하고 벌거벗겨진 인간의 모습에서 진짜를 발견하는 과정.

그렇다면 영화의 결말은 진짜에 따른 새로운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끝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보이고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10.12 (10:14:45)

드라마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간이 사건의 주인이 되는 과정을 노출시켜야 합니다.


그려려면 인간이 변해야 합니다. 

보통은 외세의 침략과 자본가의 착취를 보다 못해


문득 대오각성하여 평범한 농부가 위대한 혁명가로 변했다고 하는데 

이건 빌어먹을 초딩 계몽주의 관점이고


원래 인간 안에 선과 악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선이나 악의 카드를 꺼내드는 거죠. 노름꾼이 패를 꺼내들듯이.


의연한 자세로 지속적인 의사결정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사결정 회피심리가 작동하여 '박병호가 쳐주면 이겨.' '박병호만 막으면 이겨' 하다가 망하는 거죠.


하여간 염경엽 감독이나 김진욱 감독이나 내한테 엉덩이 다섯방 맞고 교육받아야 합니다.

초딩도 아니고 하여간. 감독이 쫄아가지고 벌벌 떨고. 의사결정 회피 심리가 딱 보이데요.


고수.. 형을 만든 다음 제 손으로 형을 깨뜨린다.

하수.. 형에 의존하여 형에 매달린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3.10.12 (22:44:05)

LG나 삼성의 경기를 보진 못했지만 두산이나 넥센이나 플레이오프 가더라도 좋은 성적 낼지는 의문입니다.

아무래도 약팀의 딜레마에 빠진것 같더군요. 지면 안된다는 지나친 중압감이랄까?

 의사결정 회피하다가 코너에 몰려 등떠밀리듯 의사결정 당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더군요.

 어떤 갈래를 결정하냐가 아니라 감독이 결정을 하고 팀원들이 따라가는게 중요한데 말이죠.

 

근데 '고수.. 형을 만든 다음 제 손으로 형을 깨뜨린다.'라고 하셨는데

맥락으로보면 형은 비대칭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

신을 말씀하시는 거 같기도 하고. 최고의 경지를 말씀하시는거 같기도 하고.

형을 어떻게 만든 후 다시 깨는 건지 도통 이미지가 떠오르질 않네요.

조금만 더 설명 해주실 수 있을까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10.13 (10:46:39)

모든 스포츠는 형을 만들고 그걸 깨뜨리는 건뎅.

일정한 패턴을 만들고 상대가 그 패턴을 깨려고 할 때 역으로 찌르는 거.

설명을 필요로 한다는게 이해불가.


강호동이 이만수 이길 때도 

일부러 이쪽의 가짜 약점을 보여주고 

이만수가 그쪽으로 공격할 때 되치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3.10.13 (13:08:31)

아.. 그 형이 그 형이었군요. ㅎㅎ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10.13 (14:21:39)

아 兄!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3.10.13 (18:45:58)

네 그 '형'이요 ㅎㅎ
프로필 이미지 [레벨:6]삼백

2013.10.17 (07:33:03)

강론에서 나오는 의사결정 과정이 외줄타기 구조와 같은 구조로 볼수 있을것같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태어나면  쉽게 주워지는 작은에너지(가족,애인,돈등 )로 살아갑니다

 

인간이 성인이되고  세상에 나오면  홀로 서려 하지만  이제것 살아온 자신의 에너지로는

살아갈 수 없는 상황과 현실을 만나 흔들리게 됩니다 외줄타기 구조로 본다면 제 자리에

 

머물러 임기응변으로 안주하다가 제어하기 힘든 바람이 불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여기서 동렬님 말씀데로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합니다 세상에 살아남고 외줄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냥 이데로 가지고 있는 에너지로 버티느냐 아니면 이 위기를

완전히 제어할수 있는 에너지를 찾느냐 입니다 외줄타기 구조로 보면 지금 가진

 

에너지로 좌우로 발란스를 유지하느냐 아니면 줄이 묶여있는 중심이 흔들리지 않는

 앞으로 나아 갈것이냐  입니다 당연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것인데

 

중요한 것은 외줄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좌우로 흔들리지 않고 최대한 중심을

유지한 상태에서 발을 앞으로 딛어야 하듯이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옳다 그르다 판단하지

 

않고 최대한 중심을 유지하고 바라봐야 상황을 통제 할수있는 큰 에너지(길)를 찾을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강론에서 원래 고민하는 성격이면 실패다라는 말은 왼쪽으로 흔들리면  

 

오른쪽으로 가고 오른쪽으로 흔들리면 왼쪽으로 판단대응 하는것은 임기응변 일뿐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판단이기 떄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의사결정과정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이유는  지금의 에너지에서 발을 들어서 확실하지 않은 앞으로

발을 딛어야 하는 위험한 과정을 격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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