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741 vote 0 2014.12.04 (14:58:55)

 

    구조로 보는 관점


    이방원의 ‘왕자의 난’은 왜 일어났을까? 정도전은 왜 실패했을까? 구조로 보아야 한다. 정도전이 혁명을 사던 시기는 송나라에서 신유교에 따른 촉한정통론이 크게 일어나고 원나라에서 삼국지 연극이 활발하게 공연되며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를 펴내던 시점이었다. 제갈량이 크게 주목받던 시대이다.


    주희 이후 신유교는 무신을 배격하고 문치에 기울어서 제갈량의 성공사례를 본받아 임금은 군림만 하고 선비들이 집단지성으로 다스린다는 서구의 입헌군주론을 연상케 하는 그런 논의가 일어나던 시대였다. 제갈량의 ‘착한 법가정치’는 이후 장완 동윤 비의로 이어가며 50여년간 촉을 잘 통치했다.


    원래 유교는 제사나 지내는 집단인데 일파인 법가가 진시황때 뭔가 보여주다가 왕창 말아먹은 이후, 한나라 초반에 도교로 밀다가 흉노에게 먹혀 다시 유교로 왔다가 왕망이 해괴한 ‘유교원리주의’로 한번 더 왕창 말아먹는 등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망했다. 망한 유교를 부활시킨 것이 제갈량이다.


    조조를 진보개혁, 유비를 보수회귀로 보는 관점도 재미있으나 공자때부터 계속 발전해오던 역사의 맥을 짚은 것은 아니다. 대개 왕은 중앙집권을 위해 민중의 환심을 사려고 도교나 불교를 미는 것이며, 사대부들은 세력화 되어 왕을 식물화 시키고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유교+법가로 해보는 거다.


    이러한 전개가 변증법적인 진통 끝에 송나라를 다시 한 번 말아먹게 되는데 변방인 조선에서는 한 템포 늦게 유행이 도달하는 법이니 다시 제갈량 이래의 50년 치세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그 시점에 정도전이 스스로 제갈량으로 떠오르는 찰나 고대한류붐에 조선빠였던 명나라 왕이 가만있을리 없다.


    조선에서 선비들이 이상주의를 내세워서 왕을 바보로 만들어놓고 전횡한다는데 중국 선비들은 가만있겠는가? 황제는 곤란해진다. 조선바람을 막아라! 태종 이방원이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온 후에 정도전 팽이 되고, 수양대군이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온 후에 계유정난이 일어나는 것은 필연의 공식인 거다.


    무엇인가? 조선은 명나라와 무역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근데 명은 쇄국주의였다. 바다로 판자대기 하나 띄우지 못하게 했다. 명나라의 퇴행행동은 조선의 입장을 난감하게 했다. 사신이 한 번 다녀오면 자연히 여론이 일어난다. 중국에 왕이 하나이므로 한국도 왕이 하나라야 한다. 그래야 소통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조선은 선비들이 제멋대로 날뛰고 있다. 왕이 정도전과 이성계 두명이다. 의사결정권자가 둘이다? 이심전심으로 전파된다. 역사에 반복되는 패턴은 왕이 민중과 연계하여 귀족의 목을 조르는 것이다. 이 시기에는 정도전 세력이 귀족으로 보이는 것이다. 명백히 그런 심리가 있다.


    우리가 귀족이라고 하면 배 부르고 할 일없는 자들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의사결정원리로 보아야 한다. 민중은 의사결정에 여러 사람이 끼어드는 것을 싫어한다. 다시 말해서 진보지식인이 나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시골 농부들이 보수꼴통이 되는게 다 이유가 있다. 국가의 의사결정권이 재산이다.


    그 재산을 누가 중간에서 가로채는 것을 싫어한다. 결국 정도전은 죽은 것이며 단종도 죽은 것이며 그 배경에는 중국과의 외교라인을 단순화 시키려는 민중의 집단무의식이 잠복해 있는 것이며 어떤 역사학자도 이건 기록하지 않는 것이며 한국의 역사기록이 개판인 것은 이런걸 감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말기의 세도정치도 청나라의 간섭 때문이라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중국은 강희, 건륭, 옹정 연간에 독재정치로 극성기를 이루었고 이들 중국 임금들은 사신을 보내 조선의 선비들이 국정에 개입하니 임금이 단명한다고 충고했고 실제로 조선의 왕들은 중국황제에 비해 단명했다.


    임금이 독재하는게 맞지 무슨 신하들이 나서냐 이건데 과연 중국은 독재를 하니까 잘 되더라 우리도 독재하자 하고 중국의 독재가 망하고 있는 판에 조선이 뒤늦게 중국독재를 따라배우기 한답시고 세도정치로 가서 왕창 말아먹은 것이니 조선은 그대로 결단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중국이 조선을 망쳤다.


    그런데 이런 패턴은 지금도 비슷하다. 일본, 미국이 삽질하니 한국도 삽질을 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 러시아도 삽질대열에 가담하고 있다. 북한은 원래부터 삽질이고. 이방원과 수양대군은 명백히 중국과 내통해서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항상 상부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구조로 보아야 보인다.


   111.JPG


    역사는 개별사건들의 무의미한 집합이 아니라 공자때부터 계속 가지쳐 내려오는 커다란 흐름입니다. 진화는 계속됩니다. 동아시아 역사에서 공자의 근본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레벨:2]무진

2014.12.05 (20:11:04)

결정적판단하거나 단정내림, 결정적으로 판단하거나 단정내리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12.05 (20:24:23)

경상도 사투리는 절딴인데 결딴>결단으로 보고 있음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030 소크라테스의 해명 image 3 김동렬 2015-01-19 5972
3029 천지불인 image 3 김동렬 2015-01-18 6611
3028 구조론적 사유 훈련하기 image 50 김동렬 2015-01-16 7334
3027 조직을 제어하는 방법 image 8 김동렬 2015-01-14 7322
3026 인식론의 문제 image 9 김동렬 2015-01-14 6274
3025 노력지상주의를 극복하라 image 3 김동렬 2015-01-14 6406
3024 유체를 통제하는 방법 image 김동렬 2015-01-13 5828
3023 에너지가 사건을 일으킨다 image 5 김동렬 2015-01-12 5677
3022 구조론으로 본 의학 image 20 김동렬 2015-01-12 6248
3021 돈을 찍어야 경제가 산다 image 6 김동렬 2015-01-11 6433
3020 이성계의 위화도회군이 없었다면? image 3 김동렬 2015-01-10 14190
3019 엑소더스의 의미 image 34 김동렬 2015-01-07 8233
3018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image 4 김동렬 2015-01-07 6288
3017 사건을 일으키는 방법 image 2 김동렬 2015-01-06 5960
3016 동의 동을 아는 것이 아는 것이다 image 2 김동렬 2015-01-04 5970
3015 방향성으로 보라 image 김동렬 2015-01-02 5968
3014 상호작용으로 보라 image 4 김동렬 2014-12-31 9647
3013 이것이 전략이다. image 16 김동렬 2014-12-30 8412
3012 익숙한 것과 결별하라 image 2 김동렬 2014-12-29 10941
3011 이중의 역설의 예 image 3 김동렬 2014-12-28 7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