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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179 vote 0 2014.11.20 (17:24:30)



    무릇 세상은 ‘단단한 것’과 ‘무른 것’으로 되어 있다. 단단한 것은 반복되는 것이요 무른 것은 반복되지 않는 것이다. 무른 것이 의사결정하는 진짜이고 단단한 것은 무른 것의 복제본이다.


    노자왈 이유극강以柔克刚이라 했다. 무른 유柔가 굳센 강剛을 이긴다는 거다. 유는 길이고 강은 집이다. 길은 비었으니 무르고 집은 채웠으니 단단하다. 길이 진짜고 집은 길의 복제본이다.


    그러므로 길이 집을 이긴다. 길은 자기 안에 에너지가 있고 집은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다. 길은 갈림길에서 선택하여 에너지를 조달하지만 집은 길에서 빌려온다. 기관차와 객차의 관계다.


    기관차는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하지만 객차는 기관차에서 에너지를 빌린다. 진보가 보수를 이긴다. 길이 진보라면 집은 보수다. 진보는 의사결정하여 에너지를 생성하지만 보수는 훔친다.


    길은 갈림길이다. 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를 버린다. 그러므로 이익이 있다. 두 길 중에서 빠른 지름길을 선택하므로 차액만큼의 에너지가 있다. 집은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이다.


    침대에서는 늘 잠을 자고, 식탁에서는 늘 밥을 먹고, 화장실에서는 늘 근심을 해소한다. 그것을 반복한다. 침대의 에너지는 하루의 피곤에서 조달되고, 식탁의 에너지는 배고픔에서 조달된다.


    화장실의 에너지는 식사에서 조달된다. 집의 에너지는 다른 곳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보수의 에너지는 모두 진보에서 빼앗은 것이다. 무인도에 두 명이 있을 때 한 명을 죽이면 소득 두 배다.


    풀은 햇볕의 것을 빼앗고, 사슴은 풀의 것을 빼앗고, 사자는 사슴의 것을 빼앗는다. 그것은 반복되는 것이다. 풀이든 사슴이든 사자든 집이다. 길은 아니다. 그러므로 동물은 진보하지 못한다.


    사람은 빼앗지 않고 창의한다. 반복하지 않고 의사결정하여 새로 시작한다. 사람 중에서 진보만이 그러하고 보수는 동물과 같다. 길은 의사결정한다. 길은 갈림길이며 결코 반복하지 않는다.


    세상은 색과 공으로 이루어져 있다. 색은 같은 것이 반복되는 것이고 공은 반복되지 않는 것이다. 반복되는 것은 막혀 있다. 색은 막혀 있으므로 가난하고 공은 뚫려 있으므로 부유하다.


    공은 에너지를 생성하고 색은 그것을 복제한다. 어떤 사람이 오늘 짜장면을 시키고 내일도 짜장면을 시킨다면 굳센 색이다. 오늘은 짜장을 먹고 내일은 짬뽕을 먹는다면 부드러운 공이다.


    굳센 것은 언제나 제 위치를 지키는 것이다. 물질은 에너지의 요동이므로 위치를 지키는건 제자리서 맴도는 것이다. 하나의 패턴이 반복되는 것이다. 제자리에 뱅글뱅글 돌면 연결이 끊긴다.


    색은 끊어진 것이며 길은 이어진 것이다. 색은 길이 막혀서 제자리서 맴돌게 되는 막다른 길이요 공은 네거리와 같아서 뚫린 길이다. 그러므로 이익을 내는 에너지의 낙차는 공에만 있다.


    색은 막다른 길이므로 되돌아나와야 해서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에너지를 유지하려면 제자리서 맴돌아야 한다. 색이 되돌아 나오면 친구를 얻지만 죽고, 맴돌면 살지만 친구를 잃는다.


    집 사이에 길이 있고 길 끝에 집이 있다. 반복되는 것 사이에 의사결정이 있고 의사결정이 끝나는 곳에 반복되는 것이 있다. 길이라도 최종적으로는 굳센 곳에 이른다. 막다른 길에 이른다.


    전쟁을 계속 이기면 더 이상 이겨보일 적이 없다. 성적이 1등이면 더 이상 올라갈 등수가 없다. 그러므로 결국은 제자리서 맴돌게 된다. 죽거나 아니면 멈추게 된다. 더 진보할 수 없다.


    길은 어딘가에서 끝나게 되어 있다. 탄광의 막장과 같다. 나무의 가지 끝에서 길은 끝난다. 어쩔 것인가? 거기서 신과의 일대일이다. 나무와 가지끝과 태양의 햇빛끝이 만나 자궁을 이룬다.


    개인의 길이 끝나는 곳에서 집단의 길이 포착된다. 내 삶이 끝나는 지점에서 인류의 삶은 생성되는 것이다. 부분의 말단부는 전체의 생장점이다. 개인의 학업이 끝날 때 결혼의 가족은 시작된다.


    지구가 끝나는 지각의 말단부에서 생태계는 일어난다. 땅이 끝나는 곳이 하늘이 끝나는 곳이다. 땅끝과 하늘끝이 만나 생명의 자궁을 이룬다. 발은 땅 끝에 두고 머리는 하늘 끝에 둔다.


    ◎ 본래상태 - (시공의 제한)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이긴다.
    ◎ 1회 반전 – (공간의 확장) 무른 것이 연결되어 강한 것을 이긴다.
    ◎ 2회 반전 – (시간의 확장) 다수가 팀플레이로 한 명을 이긴다.
    ◎ 신과의 일대일 - (낳음의 자궁) 인류팀이 천하팀과 대결한다.


    보통 다수가 팀을 이루어 한 명을 이기려다가 유방의 패거리가 항우 한 명에게 각개격파 당하는데 그것이 시간확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훈련이 안 된 것이다. 명목상 다수가 팀을 이뤘으나 실제로는 팀플레이가 되지 않았다.


    한신은 항우를 뺑뺑이 돌리는데 팀플레이에 의한 시간공격이다. 이는 고도로 훈련된 군대만이 가능하다. 보통 무개념 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자는 유방 패거리가 여럿이 덤벼도 항우 한 명에게 깨지더라는 경험 때문이다.


    팀플레이가 잘 안되더라는 경험 때문이다. 좌절하여 보수꼴통으로 변한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윈터스급 유능한 지도자가 있다면 팀플레이로 이길 수 있다. 시간은 걸린다. 노인은 그 남은 시간이 없어 보수가 되고.


    인류가 팀을 이루는 목적은 문명이라는 이름의 낳음의 자궁을 건설하기 위해서다. 팀플레이를 완성시켰을 때 최후에 얻는 것은 게임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커다란 만남이다. 그것은 신과의 일대일이다.

  

   111.JPG


    색즉시공 공즉시색의 허무한 반복은 순환논리의 오류입니다. 구조론은 이중의 역설, 두 번의 반전입니다. 공간에서 한 번, 시간에서 한 번 반전을 일으킵니다. 공간의 반전은 집과 집 사이에서 길을 찾고, 시간의 반전은 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커다란 낳음의 자궁을 찾습니다. 공간의 반전은 소승의 승부이고 개인전이며 손자병법입니다. 시간의 반전은 대승의 승부이고 단체전이며 오자병법입니다. 첫 번째 역설은 아문센이 스콧을 이기는 것이고, 두 번째 승부는 섀클턴이 스테팬슨을 이기는 것입니다. 첫 번째 승부는 지구의 어떤 극점에 도달하는 것이고, 두 번째 승부는 인류를 도약시키는 것입니다. 미국이 달나라에 깃발 꽂은 것은 인류의 도약이 아닙니다. 인류팀의 팀플레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과의 일대일에서 도달해야 할 진짜는 얻어집니다. 그것은 커다란 낳음의 자궁입니다. 소승의 개인전은 사자가 사슴을 이기고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것이며, 대승의 단체전은 진보가 보수를 이끌고 새로운 스테이지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지구를 떠나 새로운 별로 옮겨가는 것입니다. 게임을 끝막고 새로운 게임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레벨:3]파워구조

2014.11.23 (00:18:30)

그래서 브루스 리가 "be water, my friend."라고 말했나봅니다. 

그리고 그는 시공을 초월해서 아직까지도 사람들 기억속에 건재하니, 신과 일대일로 대면하는 데에 성공하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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