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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07 vote 0 2019.06.21 (10:43:53)

    
    마이너스와 플러스


    그냥 마이너스라고 하면 헷갈리므로 ‘마이너스 통제’라고 하는 것이다. 뒤에 ‘통제’가 붙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헷갈리는 분이 있는데 결과물을 보지 말고 원인측을 봐야 한다. 이런 것은 백번 말해도 꼭 결과측만 보는 사람 있다. 진지하게 읽지 않고 피상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사건을 보지 않고 구조를 보지 않고 마이너스라는 단어 하나만 기억하면 곤란하다. 이건 구조의 공식이고 사건에 공식을 적용할 때는 이게 공식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마이너스통제라는 말은 자신이 가진 노동력과 자원을 손실하는 방법으로 수확을 플러스시킨다는 말이다. 


    수확이 플러스 되니까 플러스잖아 이런 말 하는 사람은 구조치라서 답이 없는 사람이다. 수확이 플러스 되는 부분은 내가 직접 통제할 수 없다. 옥수수가 열리는 것은 옥수수 마음이고 소가 새끼를 몇 마리나 낳느냐는 소 마음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 반드시 있다는 말씀이다. 


    플러스는 내 소관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옥수수에 비료를 더 주고 소에게 사료를 더 주는 것인데 이건 내가 손해를 보는 마이너스 영역이다. 기업가가 노동자에게 일을 시킨다. 시켜도 일을 안 하면? 노동자가 일을 하느냐는 노동자 마음이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두들겨 팰 수도 없고. 부모가 신경 썼는데도 자식이 공부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빵점 맞은 성적표를 들고 오는 데는 당해낼 장사가 없다. 성적의 플러스는 부모가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노동자의 임금을 올려주는 것인데 그건 기업가의 손해가 된다. 


    기업가는 손해보는 결정만 할 수 있고 이익이 되는 부분은 노동자에게 맡겨야 한다. 부모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자식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인데 그것은 부모의 손실이다. 그건 할 수 있다. 부모는 손해보는 결정만 할 수 있고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자식이 알아서 한다. 


    부모가 손해를 보고 고액과외를 붙여줬는데도 성적이 안 오르면? 플러스가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포기하자. 하필 재수가 없어서 악질 노동자를 만났다면 임금만 많이 주고 실적은 꽝 된다. 정 안 되면 노동자를 해고하고 새로 뽑아야 한다. 그 과정에 또 비용이 들어가니 뭘 하든 손해다. 


    자신이 손해보는 결정만 할 수 있다. 예컨대 농부가 옥수수와 암소를 모아놓고 올해는 수확을 두 배로 하라고 명령할 수 없다. 그건 공산당이나 하는 방법이다. 물론 실패로 돌아간다. 그 부분은 내가 결정할 수 없는 거다. 날씨가 나쁘면 수확이 망한다. 전염병이 돌면 농부는 망한다. 


    플러스는 운에 달린 것이고 상대에 달린 것이지 내가 결정하지 않는다. 확률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이너스는 내가 정확히 통제하고 플러스는 상당 부분 운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서는 위치다. 구조론으로 보면 질과 입자는 자신이 통제하는데 힘의 교섭은 교섭대상이 있다.


    교섭대상이 있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못한다. 사건은 선 마이너스 후 플러스로 간다. 선투자 후이익이다. 자신은 맨 앞에 서야 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마이너스와 플러스 사이에 서려 한다. 그 경우 사건 전체를 보지 못한다. 자신이 투자한 부분은 망각하고 들어오는 이익만 셈한다. 


    그 경우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것이다. 그런데 착각한다. 다들 자신의 주머니에서 살살 빠져나간 리스크는 모르고 현찰의 이익만 눈독을 들인다. 그러다가 다단계가 망하는 것이다. 리스크 개념이 없기 때문에 뒤로 리스크가 증대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파악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이익이 손에 들어왔다면 뒤로 위험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모른다. 수확이 증대되었다면 뒤로 지력이 상실되었다는 점을 모른다. 투자한 것이 감가상각 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투수는 구종이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타자는 약점을 읽혔다는 사실을 모른다. 반드시 손해를 본다.


    내가 성적을 냈다면 내 정보가 빠져나갔고 이미 보이지 않게 손실은 일어난 것이다. 항상 사건 전체를 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를 잡아야 된다. 먼저 손해보고 나중 이익보며 자신은 손해와 이익사이게 서지 말고 그 사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해야 한다. 정상에 서야 보인다.


    손해와 이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선두에 서야 한다. 공격수의 득점만 보고 수비수의 실점을 안 보면 곤란하다. 만약 상당한 이익을 보고 있으며 손해본 것은 없다면 미뤄둔 청구서가 날아오고 있는 중이다. 손실이 감추어져 있을 뿐이다.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6.21 (11:17:12)

"자신은 손해와 이익사이에 서지 말고 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자리해야 한다. 손해와 이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선두에 서야 한다."

http://gujoron.com/xe/109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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