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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094 vote 0 2015.06.09 (11:59:51)

     

    착한 거짓말은 없다


    자유게시판 이른새벽님의 글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문제는 언어학이다. 당신은 언어학을 배웠는가? 물론 그럴 리가 없다. 가르치는 사람이 없는데 배운 사람이 있겠는가? 언어학이라는 학문은 없다. 언어의 구조를 모르는데 언어학이 성립하겠는가? 언어학이라는 단어는 있지만 빈 껍데기다. 내용이 없다. 우리가 언어를 알아야 한다. 지식인의 무기는 언어다. 지식인이 언어없이 떠드는건 병사가 총 없이 전쟁하는 것과 같다. 깨진다.


    왜 선거만 하면 지는가? 지식의 무기는 언어인데 언어가 없기 때문이다. 말할줄 모르기 때문이다. 지식인은 벙어리다. 알아도 표현을 못한다. 언어는 고도의 기계다. 정밀한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일곱 살 아이에게 맡겨놓아도 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첨단무기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 언어를 통 모르는 아마추어 지식인들은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떠들더라도 떠들어야 한다.


    나는 아직 한국인 중에 말할 줄 아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거의 ‘어버버버’ 하고 있다. boy의 어원은 baby와 같다. 말을 ‘버벅’거린다는 뜻이다. professor는 ‘앞에서 말하는 사람’이다. professor라 하나 잘해야 boy고 대개 baby다. 한국인 중에 한국말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게 비극이다. 언어는 고도의 정밀기계다. 그냥 노젓듯이 마구 휘저으면 곤란하다. 정밀제어를 해줘야 한다.


    진보가 노상 선거에 깨지는 이유는 ‘대중이 권력을 탐한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선거가 권력창출 시스템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층민은 당연히 새누리에 투표한다. 그들에게 권력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진보 지식인은 권력이 있다. 그들은 교수이거나 전문직 종사자거나 사회의 강자들이다. 그들은 권력이 있으므로 권력의 효용이 낮다. 권력의 희소가치가 없다는 말이다.


    반면 하층민은 권력이 없으므로 권력을 주는 차별주의 정당에 투표한다. 차별한다는 것은 곧 권력을 분배한다는 거다. 군대의 계급서열과 같다. 병장에게는 많은 월급을 주고 이등병에게는 적은 월급을 준다. 이는 병장이 많은 돈으로 이등병에게 초코파이를 사주고 심부름을 시켜먹으라는 의미다. 그런데 진보 지식인은 이미 많은 초코파이를 갖고 있는 셈이다. 초코파이 필요없다.


    ‘초코파이 줄게. 심부름 할래?’ 단연 거부한다. 하층민은 초코파이가 없기 때문에 굴욕을 감수하고 심부름을 하려 든다. 당연한 행동이다. ‘계급배반투표’ 운운하는 바보지식인들의 행태는 배고픈 자가 허겁지겁 밥을 먹는 것을 보고 ‘아껴두었다가 내일 먹으면 이익인데 왜 당장 먹어치우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과 같다. 그게 배부른 소리다. 하층민은 권력에 굶주려 있다.


    하층민이 진보정당에 투표하는건 배고픈 자가 음식 아끼는 사치다. 그러기에는 너무 굶주려 있다. 문제는 이렇듯 복잡한 내막을 표현할 언어가 한국인에게 없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한국인 중에 선거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 없다. 누가 알아냈다 해도 그것을 표현할 언어가 없어 포기한다. 선거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시험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바보 지식인들은 어떤가?


    그들은 선거를 시험문제로 착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직업은 교수 아니면 학생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노상 시험을 치다보니 선거도 일종의 시험문제풀이로 착각하는 것이다.


    1. 다음 중 바른 것은? (   )
    1) 새누리 2) 새정치.


    2번이 정답인데 왜 1번을 찍지? 멍청하구만. 나는 정답을 아는데. 2번을 찍는게 본인에게도 이익인데. <- 이 수준이다. 하층민의 새누리 지지는 합리적인 권력쟁탈 행동이다. 지식인 사회는 평등하지 않다. 남편은 교수, 아내는 간호사라면 부부사이에 계급이 있다. 그들은 계급사회에 살므로 평등하고자 한다. 부부 안에 권력이 작동한다. 교수 남편은 간호사 아내를 존중한다.


    반면 빈민은 평등사회에 살므로 차별한다. 권력이 없으므로 권력을 만들어낸다. 남편은 아내에게 욕설을 한다. 아내도 쌍소리로 맞받아친다. 왜? 그들은 부부 안에 권력을 생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권위적인 새누리 찍는다. 새누리는 차별주의로 권력을 생산한다. 새누리는 간단히 병장은 20만원, 이병은 5만원을 받되 병장은 이병에게 초코파이를 사주라는 거다.


    그냥 똑같이 10만원을 받되 각자 초코파이를 사먹으면 되지 왜 병장이 이병에게 초코파이를 사주고 대신 심부름을 시키는 복잡한 짓을 하지? 혹시 바보인가? 다 이유가 있다. 지식인들은 계급사회에 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누가 지시하고 심부름시키는 짓이 졸라리 짜증나는 것이다. 당연히 차별을 싫어한다. 반대로 하층민은 평등사회에 살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앞집에 사는 개똥이와 뒷집에 사는 말똥이가 서로 형님이라며 노상 말다툼을 하는데 무려 3년을 다투었어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짜증이 나 있다. 반면 지식인은 3초 안에 결판이 난다. 누가 윗사람이고 아랫사람인지 정해져 있다. 어느 대학 나왔는지만 알면 바로 상황종료다. 이러한 권력작동의 메커니즘은 복잡한 것이라서 한국어에 도통하지 않으면 표현하기가 어렵다.


    '착한 사람의 거짓말'이라는건 성립될 수 없다. 댄 애리얼리가 말하는 거짓말 예는 대개 표현력 한계로 인한 헛소리다. 한국어 아니라도 언어는 어렵다. 산타할아버지 이야기는 거짓말이 아니다. 그건 ‘이야기’인데, 이야기와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사건을 구분할 나이는 5살 이상이다. 4살 먹은 아기에게 '산타할아버지는 가짜다' 하고 진실을 말하는건 정신병자 짓이다. 폭력행위다.


    원래 꼬마들은 지어낸 이야기를 사실처럼 말하는 일이 있다.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다. 언어가 참 거짓으로 나눠진다는 잘못된 전제를 가진 어른들이 언어학을 몰라서 잘못 판단한 것이다. 언어는 미학적 자기완성을 따를 뿐 참 거짓을 따르지 않는다. 아기 언어에는 참말이나 거짓말이 없는 것이다. 아이가 자기방어로 그냥 둘러대는 말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한다면 어리석은 짓이다.


    아기가 '엄마 나 사랑해?' 하고 물으면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한다'고 말하는게 맞다. 실제로 사랑하느냐 혹은 사랑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내가 적이냐 아니냐다.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적이라는 선언인데 이는 죽인다는 위협이다. 많은 경우 말이 아니라 게임에 가까운 것이다. 아이의 언어는 게임의 법칙을 따르는데 이를 고집스레 거짓말이라고 우기는 넘은 정신병자이다.


    언어학을 공부해야 한다. 언어는 참과 거짓으로 나눌 수 있는게 아니다. ‘조금 큰 것'을 '엄청나게 크다'고 말하면 거짓말인가? 남을 속여서 피해를 줄 의도를 가진 경우만 거짓말이다. 남을 속여서 피해를 줄 의도를 가진 사람은 나쁜놈이다. 거짓말은 나쁜 놈이 하는 것이며 착한 사람의 거짓말은 없다.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도 없다. 그저 인간의 언어적 표현력 한계일 뿐이다.


    거짓말은 타인을 적으로 설정하고 생존본능을 발동한 경우다. 아이는 여섯살이 되면 피아구분을 하고 타자를 적으로 규정하기 시작한다. 이때의 거짓말은 적에 대한 공격행동인 경우가 많다. 초보적인 전쟁행동이며 이건 거짓말이 아니라 일종의 폭력에 가깝다. 짤짤이 하는 애들이 상대를 속이기 위해 훼이크를 쓰면 거짓말인가? 아니다. 작전이다. 기술구사다. 문제는 적대행동이다.


    참 거짓이 문제가 아니라 거짓일 경우 적대행동으로 오인될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배반이다. ‘거짓말하지 말라’가 아니라 가족은 한 편이며, 거짓말은 가족을 깨뜨리는 적대행동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거짓말은 사회에 대한 공격행동이고, 이는 집단에서 밀려난 동물이 집단을 공격할 때 하는 동물적 행위임을 주지시켜야 한다.


    참이냐 거짓이냐가 아니라 우리편이냐 적이냐다. 이렇게 말해야 아이가 알아듣는다. 둘러대는 말, 변명, 자기방어를 위한 과장, 골탕먹이기, 장난치기, 농담, 솔직하지 않은 태도 등의 분위기에 영향받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밥 먹을래?' '먹고 왔어.' 물론 밥 먹고 온건 아니지만 이건 거짓말이 아니고 인사말이다. 인사치레로 밥 먹을래 하는 거지 진짜 밥 줄 생각은 없었던 거다.


    인사치레로 밥 먹었다고 하는 거지 정말 밥 먹은거 아니다. 위계를 쓰는 상대방에 대한 고의적인 적대행동만이 거짓말이다. 원산지를 속이는 장삿군은 거짓말이 아니라 그냥 지저분한 상술이다. 고의적인 거짓말은 전쟁행위의 일환이며 원래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이 거짓말을 많이 하는데 표현력이 딸리는 거다. 말을 못 배운 거다. 거짓말이 나쁜게 아니라 적대행위가 나쁜 거다.


    거짓말은 나쁜 사람이 하는 것이며 착한 사람의 허튼소리는 교양없는 행동이다. 교양을 쌓아서 허튼소리를 하지 않도록 '바르게 말하기' 훈련을 해야 하는 교육받지 못한 하층민의 너절한 행동을 거짓말로 단정하는건 교양없는 행동이다. 외국여행을 갔는데 삐끼들이 당연히 거짓말을 한다. 그걸 그 지역의 상술로 여기고 문화로 여겨야지 거짓말로 몰아붙인다면 교양이 없는 거다.


    여러분은 바르게 말하기 교육을 받았는가? 교육받지 않았다면 이미 평소에 무수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다. 바르게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며 훈련된 프로만이 할 수 있다. 트루먼 회고록에 따르면 맥아더가 중국군의 대규모 참전을 예상하지 못한 이유는 ‘인민군과 중국군의 연합작전’ 그거 원래 잘 안되는 건데.. 이렇게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연합작전 잘 안 된다는게 구조론이다.


    국군과 미군의 협조도 원만치 못했는데 대개 국군의 잘못으로 돌린다. 그러나 나는 미국인 국군의 언어를 이해못했다고 본다. 미군 역시 문제가 있었다. 예컨대 이런 거다. 미군.. ‘앞으로 가시오.’ 국군.. 무기도 안 주고? 옆으로 가라는 뜻이군. 미군.. 앞으로 가라고 했는데 왜 옆으로 가지? 왜 말을 안 들어? 국군.. 날 미워하나봐. 뇌물을 안 줘서 그런가? 성상납 하라는 신호네.


    미군.. 국군은 극도로 부패했다. 뇌물과 미녀로 전쟁하려 한다. 이런 한심한 군대를 봤나. 대개 이렇게 된다. 의사소통은 매우 어려운 것이다. 특히 부족민에게는 표면의 논리 외에 별도로 기괴한 논리가 있다. 대개 권력서열 확인장치다. 거기서 벗어나서 근대사회로 가는 데는 커다란 장벽이 있다. 한국인이 용케 근대로 넘어왔지만 새누리 하는 짓을 보면 아직 부족민 관습이 있다.


    진보 지식인이 새누리 찍는 유권자를 이해못하는 것은 625때 미군이 국군을 이해못한 것과 같다. 현리전투를 비롯한 국군의 많은 패전은 미군에게도 책임이 있다. 언어는 참 거짓의 기반 위에 있는게 아니라 미학의 기반 위에 있다. 상대방의 미학적 스타일을 이해해야 한다. 부족민에게는 특이한 스타일이 있다. 그 스타일은 근대사회에 맞지 않지만 일단 이해해야 바꿀 수 있다.


DSC01488.JPG


    많은 경우 참이냐 거짓이냐를 따지는건 유치한 겁니다. 이면에서 작동하는 권력의 메커니즘을 알아야 하며, 지식인은 이미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런 복잡한 절차가 불필요한 것이지요. 자신에게 불필요하다고 상대방에게도 불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새누리에 투표한 유권자는 새누리가 지휘하는 차별주의를 써서 병장이 이병에게 심부름 시키는 식으로 많은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필요없는 이득이지만. 병장이 이등병에게 빨래 시키는 국군의 괴상한 짓을 세탁기 쓰는 미군이 이해못하는건 당연하지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5.06.09 (18:33:49)

감사히 읽었습니다. 


[레벨:11]큰바위

2015.06.11 (09:37:30)

동렬님 읽으시라는 말은 아니고요. 

동렬님 글 읽으실 때, 함께 읽어보시라고요. 


한 때, 

가가

가가가

가가가가

가가가가가

가가가가가가

가가가가가가가



이런 식의 유머가 인터넷을 돌았지요. 


서양 사람들 뿐 만 아니라, 우리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도 설명을 해주어야 하는 말인데, 

말하는 사람으로 맥락을 잘 아는 당사자들은 말 뜻을 잘 알아먹는다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문화이론입니다. 

참고하세요. 


http://m.blog.daum.net/ethinktank/9455588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6.11 (17:07:04)

그냥 선진국과 후진국 구분입니다. 

고맥락문화란 부족민의 여러 후진적 습성을 나열한 거.


후진국 놈들은 일단 인간이 덜 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과 친하지 않고, 따라서 퇴근하고 집에 가도 딱히  할 일이 없고, 


그래서 퇴근도 하지 않고 야근 핑계로 어물쩡대는 거죠. 

점심은 되도록 천천히 먹으며, 회의시간에는 잡담이나 하며 야근 일감을 쌓고


가족과 안 친하기 때문에 동료와 가족처럼 지내려고 온갖 기행을 하죠. 

한 마디로 인간이 수준미달입니다. 


회사 안에도 나이 좀 되는 사람들은 다 부족민입니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이란 한 마디로 비리를 저지르겠다는 거죠. 


하여간 만약 제가 회사의 대표라면

시간 재면서 회의시간에 3분 이상 말하는 놈은 창 밖으로 던져버립니다. 


회의때 말할 내용은 회의시작 10분전까지 이메일로 내용을 요약해 보낼 것.

할 말은 1분 안에 다 말할 것. 말할줄 모르면 한국어 배울 것. 


30초 안에 핵심을 요약해 말할 능력이 안 되는 놈은

고등교육을 받았다고 말할 수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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