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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205 vote 0 2016.09.10 (18:22:59)

     

    우주는 왜 팽창하는가? 생물은 왜 진화하는가? 사회는 왜 진보하는가? 모두 한 줄에 꿰어져 하나의 원리로 설명되어야 한다. 자본주의를 설명하는 이기심 가설이나 이타심 가설 혹은 경쟁원리 가설은 모두 가짜다. 위하여는 일단 가짜다. 비과학적인 언어표현이다. 욕망은 위하여다.


    인간의 욕망 곧 탐욕이 발전의 원인이라는 식의 심리적 원인을 제안하는 입장은 모두 가짜다. 심리는 원인이 아닌 결과다. 부족민들은 이기심도 없고 이타심도 없다. 자기 가족을 돕는 행동은 이기심인가 이타심인가?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 자식에게 주는 행위는 이타적 행동인가?


    동물도 병든 동물을 돌보거나 혹은 다른 종의 새끼를 입양하기도 한다. 그것은 이기적 행위인가 아니면 이타적 행위인가? 이기와 이타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런거 없다. 자신을 학대하는 사람도 있다. 무리한 다이어트하는 사람이다. 살찐 사람은 자신의 위장에게 헌신적이다.


    살찐 사람은 위장에게 친절한 이타적인 사람인가? 이기와 이타로 설명될 수 없다. 원자론적인 관점을 던져버려야 한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입자 단위는 어떤 사건의 원인이 될 수 없다. 원인은 상부구조에 있다. 평면에서 답을 찾을 수 없다. 2층으로 올라가 층위를 바꿔야 한다.


    만물은 오직 상호작용에 의해서만 일어난다. 상호작용을 촉발하는 것은 모순이다. 에너지는 하나 안에 둘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모순이다. 그 상태는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하나 안에 둘이 들어가 있을 수 없으므로 밖으로 뛰쳐나오려고 하는 것이 척력의 확산방향이다.


    태양은 수소폭탄이 무수히 터지고 있는 상태다. 입자들은 뛰쳐나오려고 하나 중력에 잡혀 있다. 그것이 모순이다. 서로 엮여 있으며 서로의 약점을 틀어쥐고 있다. 여자와 남자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약점을 쥐고 있는 것이다. 만약 남자 혹은 여자가 상대방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관계는 깨지는 것이다. 남자 없이도 잘만 산다는 현대사회의 젊은 여성들처럼 서로를 필요로 하지 않게 될 때 구조는 파괴된다. 모순이 사라져서 에너지가 없어진다. 죽는다. 모든 살아있는 것은 자체 에너지가 있는 것이며 그것은 상대방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그것이 모순이다.


    모순이 상호작용을 낳고 그 상호작용에는 방향성이 있다. 자전거가 기우는 방향의 반대로 핸들을 꺾는 것은 정설이고, 그 반대의 반대로 꺾는 것은 역설이며, 페달을 세게 밟아 저절로 일어서게 하는 것은 이중의 역설이다. 자전거가 살짝 기울어질 때는 그냥 반대로 꺾으면 된다.


    세게 기울었는데 반대로 꺾으면 자빠진다. 그때는 오히려 기우는 방향으로 더 꺾어야 하는데 그러다가 논두렁에 쳐박히는 수가 있다. 기울어지는 자전거를 일으켜 세우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페달을 세게 밟는 것이다. 빵을 주기보다는 빵굽는 기술을 가르쳐주라는 말이 있다.


    그럴듯한 말이지만 그것도 먹힐 때 먹힌다. 가장 좋은 방법은 큰 돈을 주는 것이다. 무엇인가? 정설은 자기 에너지를 쓴다. 이 에너지는 곧 고갈되어 실패한다. 역설은 상대방의 에너지를 쓴다. 이는 위험한 방법이다. 당하는 수가 있다. 이중의 역설은 외부 에너지를 끌어들인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것은 정설이고, 미운 자식 떡하나 더 주는 것은 역설이고, 이건희처럼 그냥 왕창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이중의 역설이다. 어린 자식은 꾸짖으면 된다. 성인이 되었는데도 꾸짖으면 되레 역효과가 난다. 팀을 이루어 함께 가면 다시 처음의 정설로 돌아간다.


    이때는 외부 에너지를 쓴다. 파트너의 잘못을 꾸짖어 바로잡는 것은 정설이고 오히려 그 쪽으로 가도록 자유를 줘서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역설이며, 돈을 많이 주는 것은 이중의 역설이다. 메이저리그는 일단 돈을 많이 준다. 경쟁시키지 않는다. 알아서 하는 거다.


    ◎ 정설 – 꾸짖어 바로잡는다.
    ◎ 역설 – 경쟁시켜 스스로 판단하게 한다.
    ◎ 이중의 역설 - 연봉을 많이 준다.


    이중의 역설 곧 세력전략을 쓰면 자체 복원력에 의해 균형을 회복한다. 세상을 움직여가는 근본적인 힘은 이 복원력에서 나온다. 자전거의 복원력을 회복하려면 페달을 세게 밟아야 한다. 반드시 외부에너지가 들어와야 한다. 자체 에너지만으로는 절대 원래대로 복원되지 않는다.


    외부에너지를 끌어들이려면 반드시 상호작용을 해야한다. 혼자로는 아기를 낳을 수 없다. 외부에너지를 받을 수 없다. 외부의 에너지를 받으면 깨지기 때문이다. 핵과 전자가 빛을 주고받듯이 주고받는 상호작용 상태라야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RPM을 올리면 되기 때문이다.


    a4.jpg


    어떤 사람이 손에 축구공을 쥐고 있다면 축구공 하나를 더 받을 수 없다. 그런데 두 사람이 축구공을 주고받고 있다면? 곡예사의 공던지기처럼 여러개의 축구공을 받을 수 있다. 무엇인가? 노동자와 사용자, 여자와 남자처럼 모순된 채로 서로의 약점을 틀어쥐고 있어야 한다.


    상호작용하여 일어서는 구조는 반드시 외부에너지를 끌어들이며 이 경우 세력전략을 쓰고 이것이야말로 우주를 일으켜 세우는 근본이라 할 것이다.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하는 역설의 방법이나 혹은 자기 힘을 쓰는 정설의 방법은 에너지 소모로 망한다. 상호작용만이 진실하다.


    ◎ 정설 – 자기힘을 쓰면 에너지 소모로 망한다.
    ◎ 역설 – 상대방의 힘을 쓰면 상대방 탈락으로 망한다.
    ◎ 이중의 역설 – 서로의 약점을 틀어쥐고 외부 힘을 끌어들여 흥한다.


    정설이나 역설은 에너지가 비축되어 있을 때 일시적으로 성립한다. 자본주의 시장구조가 작동하는 원리는, 생물이 진화하는 원리는, 우주가 팽창하는 원리는 계의 평형을 이루어 외부의 힘을 끌어들일 수 있는 구조를 지키려는 세력전략 행동 때문이다. 이타심도 이기심도 아니다.


    부족민들은 욕심이 없고 이기심도 없고 잔인하다. 인간이 행동하는 것은 평형이 깨졌을 때다. 이때 평형을 회복하는 방법은 상대방을 치는 것이다. 이는 생존전략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 때문에 불화가 일어난다. 방법은 공부를 방해하는 것이다. 다 같이 공부를 못하게 된다.


    모두가 행복해진다. 변두리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법이다. 보수꼴통의 생존전략이다. 그러나 숫자가 많으면 이 수법이 먹히지 않는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가 여러명이면 훼방놓기 수법으로도 평형이 회복되지 않는다. 이 때는 자신도 열심히 공부하는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이기심이다. 자신이 못하는 과목은 배우고 잘하는 과목을 가르쳐주는 방법을 써서 서로 좋은 것은 이타심이다. 이기와 이타는 같다. 균형을 추구하는 것이다. 왜 균형을 유지하려 하는가? 균형이 깨지면 에너지 전달이 끊어지기 때문이다. 하는 일에 방해받기 때문이다.


    둘이서 잘 노는데 한 명이 공부하겠다고 집으로 가버리면 남은 한 명은 놀지 못한다. 방해받는다. 그래서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만유는 오직 모순에 의해 일어나며 모순을 해소하면 에너지가 전달되게 되고 그러한 행동은 또다른 모순을 야기하므로 그러면서 계속 가는 것이다.


    ◎ 모순이 있다.
    ◎ 하나 안에 둘이 들어가 있다.
    ◎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틀어쥐고 의지해 있다.
    ◎ 외부 에너지가 투입되면 상호작용으로 서로가 이득을 본다.
    ◎ 외부 에너지가 없을 때는 상대의 에너지를 빼앗는 방법이 성공한다.
    ◎ 사회의 진보는 외부에너지를 끌어들이는 상호작용구조를 지키기 때문이다.
    ◎ 이기심이나 이타심 혹은 경쟁원리는 상호작용의 2차적인 효과다.


    이것이 세력전략이고 이 방법은 큰 무리에서만 성공하는 방법이다. 상호작용이 일어나면 서로가 이득을 보게 된다. 엘지와 삼성의 경쟁구조가 그러하다. 구씨와 이씨는 친구였는데 한 쪽이 성공하여 돈을 벌자 상호작용구조가 깨졌다. 구씨가 LG전자로 떴고 이씨는 사카린 밀수나 했다.


    그러자 이씨가 발끈해서 삼성전자를 세운 것이다. 구씨가 방해했지만 삼성전자는 수출만 하겠다고 약속해서 피해갔다. 그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음은 물론이다. 보통은 경쟁에 의해 발전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구조의 복제로 전파된다. 하나가 하면 표절해서 따라하는 것이다.


    애플이 하면 삼성이 따라하는 것은 경쟁이 아니라 전파다. 기독교가 전파되는 것은 경쟁이 아니라 복제와 전파다. 사회가 진보하려면 노동자와 사용자, 여성과 남성, 청년과 노인, 호남과 영남, 엘리트와 대중, 야당과 여당 간에 전방위적인 상호작용구조가 작동해야 하는 것이다.


    서로 붙잡고 의지하고 복제하고 전파해야 하며 이 구조가 깨져서 서로 등을 돌리는 순간 사회는 망한다. 왜? 외부에서 들어오는 에너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구조론은 내부에서 자가발전은 절대로 안 된다는 이론이다. 에너지 손실을 필요로 하는 마이너스 원리 때문이다.


    세상 모든 것은 안으로만 작용할 뿐 밖으로 뻗어나가지 못한다. 그렇다면 밖으로 진출하는 것은 무엇인가? 더 높은 단계에서의 외부유입 때문이다. 최종적으로는 태양 때문이다. 2층에서 떨어진 것이 1층에서 깨져서 널리 퍼지는 것이다. 종교의 전파나 자본의 전파나 본질은 같다.


    종교는 이타심에 의해 전파되고 자본은 이기심에 의해 경쟁된다는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다. 닫힌계 안에서는 이기심이든 이타심이든 경쟁원리든 절대 발전하지 못한다. 고립된 계는 자본주의를 해도 망하고 사회주의를 해도 망하고 무슨 수를 써더라도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다.


    자기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상대방 에너지도 고갈되면 결국 망할 수 밖에 없다. 반드시 외부에서 에너지가 유입되어야 하며 에너지는 상호작용을 타고 온다. 세상을 전방위적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구조로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본은 균형을 원한다. 그러나 필연 깨지고 만다.


    균형을 맞추려고 하므로 도리어 불균형이 생긴다. 중국은 서구를 따라잡으려고 한다. 균형맞추기다. 그러한 균형행동이 또다른 불균형을 낳아 세계는 계속 전진하게 된다. 균형을 맞출 때만 우리는 외부에너지를 견딜 수 있다. 균형이 무너지면 죽는다. 그러나 결국 균형은 무너진다.


    곡예사의 곤봉던지기처럼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위태로운 구조 안에 올라타버린 것이다. 에너지의 흐름을 타고 흘러가는 것이며 빠져나갈 수 없다. 자본이라는, 진보라는, 진화라는, 팽창이라는 호랑이 등에서 우리는 내릴 수 없다. 가만있어도 죽고 내려도 죽고 계속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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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경쟁타령하지만 경쟁은 상호작용의 한 가지 형태일 뿐이며 문명은 표절과 복제와 모방에 의해 발전해 왔습니다. 세종대왕의 한글 무료배포나, 종교의 무료전파나, 모방대국 일본의 표절이나, 짝퉁대국 한국의 복제나, 떠오르는 짝퉁왕국 중국의 따라하기나 똑같은 것입니다. 세상은 상호작용의 따라하기에 의해 발전합니다. 경쟁자가 있어야 열심히 따라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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