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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7275 vote 1 2014.03.23 (01:20:07)

 

    구조론이 좋은 이유


    구조론을 이해한 사람도 많고 지금 현장에서 써먹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 분들이 제게 감사의사를 전해오기 때문에 제가 만족하는 것이고, 제가 만족하니까 제가 오만한 겁니다. 고맙다는 말 들을때마다 목에 힘이 들어가네요.


    구조론을 어떻게 쉽게 알릴까보다는 일단 내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길을 잡는 거지요. 단기적으로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세상과의 큰 승부를 구상하고 있다는 거죠. 제게는 흐름의 물꼬를 돌려놓는게 중요한 거.


    구조론을 바둑으로 치면 물론 제가 이기죠. 저한테 바둑을 졌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바둑을 이해하지 못한 걸까요? 구조론은 간단히 ‘세상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근데 이 쉬운걸 이해하지 못한다는게 말이 됩니까?


    이런 생각은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까? 이전에도 세상을 구조로 보려고 시도한 사람은 많습니다. 석가부터 헤겔까지 많죠. 프로이드나 마르크스도 구조에 살짝 발끝은 담근 겁니다. 거기에 제가 상호작용개념, 포지셔닝 개념을 도입하여 구조주의 사상의 완성도를 올려놓은 것입니다.


    세상을 도덕적 당위에 근거한 신념-기독교나 마르크스주의-으로 보지 말고 건조하게 구조로 보자는 서구 구조주의 철학의 제안을 넘어 구조-상호작용-일의성으로 보면 이렇게 보인다고 한 걸음 더 진도를 나간 겁니다.


    따지자면 다윈의 진화론도 아직 입증이 안 된 겁니다. 화석증거는 직접증거가 아니에요. 창조론자는 화석도 창조되었다고 우길테니까. 진화의 현장이 생중계 된 적은 없죠. 그렇지만 맥락이 있기 때문에 다들 진화론을 인정하는 겁니다.


    구조론을 시비하는 것은 진화론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말과 같은 겁니다. 맥락으로 다 커버가 됩니다. 현장에서의 실적을 올려서 그 맥락을 만들어가는게 중요한 거구요.


    구조론을 실전에 적용하여 성과가 나오면 시스템은 작동을 시작한 것이며, 제가 욕심으로 구조론을 무진장 어렵게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어렵게 보이는 것이며, 핵심인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전개는 매우 쉬운 겁니다. 이건 단순히 인과율을 확대시켜놓은 겁니다. 인과율을 부정하진 않겠죠. 인과율도 직관인가요?


    인과율에 콘텐츠가 원인과 결과 단 둘이면 단촐해서 너무 섭섭하잖아요. 제가 구조론을 어렵게 만들어놓고, 이를 쉽게 알아듣게 설명하지 못했다면 그건 제 연구욕심입니다. 그건 남들이 다 알아듣게 설명하려고 쓴 것이 아니고 제가 만족할 때까지 쓰는 겁니다.


    일단은 나만 알면 된다는 거죠. 단서만 던져놓는 식. 아인슈타인이 덜 완성된 논문의 초고를 보여줬다고 화를 내면 안 되죠. 입증되어야만 노벨상을 주기 때문에 상대성이론에는 상을 못 주고. 아인슈타인도 상은 다른 걸로 받았고.


    바둑 초단이 9단의 뜻을 모르겠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단만 되어도 대단한 겁니다.


    구조론은 직관력을 길러줍니다. 그냥 감으로 직관하는 것과 훈련하여 그 직관력을 키우는건 다른 겁니다. 직관력은 누구나 있지만, 훈련하지 않으면 자기 직관을 자기가 확신할 수 없죠. 그래서 주식투자를 하는데 직관적으로 뭔가 중요한 단서를 포착했다 해도 실제로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주가가 오르고 난 뒤에 '내가 뭐랬어. 나 그럴줄 알았다니깐' 하며 뒷북을 치죠. 구조론으로 훈련된 사람은 직관을 행동에 옮기고, 현장에서 이득을 보며 제게 감사표시를 하는 거죠.


    만약 자신의 직감을 믿고 투자를 했다가 주식이 폭락하면 패닉에 빠집니다. 좌절하여 ‘아 난 안돼. 난 죽어야 해. 난 천벌을 받았어. 난 원래 이런거 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봐.’ 이렇게 되는데 심리적 타격이 너무 큽니다. 그리고 다음 번에 또다른 기회가 찾아와도 지난번 실패에 따른 심리적 타격 때문에 ‘아마 안될거야.’ 하고 포기합니다. 근데 그렇게 포기하고 보면 그 주식 꼭 올라요.


    탈옥수가 터널을 파는데 마지막 1미터를 남겨놓고 포기한다는 거죠. 금맥을 찾는 사람이 금맥을 거의 다 찾아놓고 마지막 한 삽을 앞두고 포기합니다. 실패했을 때의 심리적 타격 때문에 의사결정을 잘 못하는 거죠. 그러나 구조론을 배우면 다릅니다.


    설사 예측이 빗나갔다 해도 자신이 뭔가 놓친 점이 없나 살펴서 이론을 보완합니다. 그리고 다시 찬스가 오면 이번에는 그 기회를 잡습니다. 왜? 잘못되어도 자기책임이 아니고 이론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이론은 보완하면 그만이니까 ‘난 안돼.’ 하고 좌절할 이유가 없죠. 실패는 극복하면 되는데, 뭐가 잘못인지 모호한 상태에서의 심리적 타격이 모든 문제의 근원입니다. 실패해도 좌절하지 말자고 하지만 좌절합니다. 왜? 갈피를 못잡으니까.


    구조론은 이론이므로 심리적으로 타격받지 않아서 실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으니 좋은 겁니다. 그렇게 현장에서 실익이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이 성과를 전해오면 고무되어서 남들이 뭐라하든 저는 의연한 거구요.


    구조론을 배우면 쉽게 직관하고 자기 직관에 강한 확신을 가집니다. 모든 사람이 저와 같은 수준으로 구조론의 대가는 될 수 없고, 일반인은 훈련하여 직관력을 기르는 정도만 해도 대단한 겁니다.


    괜히 구조론을 다 떼겠다고 과욕을 부리다가 낙담했다가 하는건 이상한 거죠. 그냥 직관하는 것과 구조론적인 패턴분석으로 대응하는 것은 다르죠.


    증권가 애널리스트 중에는 특별히 잘 맞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못 맞추면 자르니깐 잘 맞추는 사람만 살아남는 거. 분명 잘 맞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 양반 직관이 좋네, 촉이 좋네. 운빨이네.’ 다들 이렇게 말하지요.


    근데 그 맞히는 비법을 누가 공개한다면? 비법이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 비법을 자기도 잘 설명하지 못한다는 거. 이창호 국수도 자기 비법을 잘 말로 설명 못합니다. 이창호 9단에게 바둑해설 시키지 맙시다.


    예컨대 경제성장률 예측.. 한전에 전화해 보면 됩니다. 간단해요. 그 달에 전기를 많이 썼다면 경기가 좋아진거죠. 다음달에 실적이 올라갑니다. 주가에 반영되는데는 3개월 걸립니다. 3개월 앞서 주가상승을 예측할 수 있죠. 돈 법니다.


    세계경기 예측?.. 구리값 보면 됩니다. 구리값 오르면 세계경기가 호황인거죠. 직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간단한 테크닉입니다. 다 비법이 있는 거에요. 당신만 모르고 남들은 압니다. 찾아보면 답 있어요.


    구조론이 항상 강조하는 소실점 찾기입니다. 구조론의 일의성을 기억하는 사람은 항상 돌아가는 판 전체를 꿰뚫는 바늘구멍 하나가 어디에 있다고 확신하고, 기어코 그 하나를 찾아내고 예측의 적중률을 남보다 올려서 돈을 벌며 돈을 벌지 못한 사람은 시기하여 ‘직관이네 촉이 좋네. 운빨이네.’ 이러죠.


    어떤 천재 수학자가 있었는데 투자회사에서 거의 조단위 달하는 거액으로 스카웃 했다고 합니다. 그 수학천재는 실제로 회사에 거액을 벌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특별히 수학적인 투자 알고리듬을 만들었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근데 이 양반이 은퇴하면서 자기 비법을 폭로했어요.


    알고보니 이 양반은 단순히 통신사 망을 어떻게 조직해서 남들보다 몇 초 빠르게 정보를 입수한 겁니다. 구조론에서 강조하는 시간공격을 한 거죠. 일의성은 공간에서 시간으로 넘어가는 지점에 있습니다.


    특별한 수학적인 투자 알고리듬? 그런거 없어요. 그냥 정보를 남들보다 0.1초 빨리 입수한거. 이 분도 구조론적인 방법을 쓴 겁니다. 고수들은 다들 남들 모르게 자기류의 구조론을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이걸 그냥 직관이라고 하면 곤란하고, 패턴분석을 해서 고수들의 공통점을 알아내고 구조론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이 이야기도 들은 것인데 그 분야에서는 유명한 사람일테니 아마 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구조론이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은 대개 구조론을 당장 써먹을 자기 분야가 불확실한 사람입니다. 구조론은 방법론이므로 당장 효과가 나오고 그 분들의 감사표시 때문에 저는 고무되어서 꿈쩍도 않구요.


    지금 저의 계획은 구조론을 철학화 해서(가제 - 완전성의 철학) 구조론적으로 세상을 내다보는 안목을 널리 퍼뜨리고, 구조론의 쉬운 부분을 실생활에 쉽게 적용해서 구조론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돈이 되면 결국 주자처럼 끝까지 연구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왜 철학인가? 그냥 ‘여기에 길이 있다’는 것과 ‘그 길을 함께 가자’는건 다른 겁니다.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구조론은 과학적으로 여기에 길이 있다는 확인에 치중된 거고, 그 길을 가자는건 인간의 신념과 의지가 필요한 겁니다. 그래서 강신주를 까는 거죠. 실제로 길을 가는 것은 다르다는걸 분명히 할 의도로.


    공자 말씀도 처음에는 다들 벙쪘지만 – 춘추시대 패자들이 칼싸움으로 패권을 겨루는 살벌한 시대에 왠 공자말씀? 돌았나? - 이런 분위기. 그러나 전국시대가 되면, 임금들이 다투어 황금을 바쳐서 결국 맹자는 거액을 벌어 큰 부자가 되었고, 소매 긴 옷 입고 모자 큰 거 쓰고 팔자걸음으로 펄럭거리고 돌아다니는거 이짓거리가 돈 된다는게 알려지자 나중에는 개나 소나 다 유교가 되었지요. 거기까지 500년 걸렸습니다. 참고로 묵가도 좋은 사상인데 단 하나 돈이 안 되어서 깨갱.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03.23 (01:34:10)

현재 폴란드의 크라코브입니다. 우크라이나와 한 200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아무라도 붙잡고 우크라이나의 미래를 얘기하고자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두었습니다.

가방을 무게를 줄여 잘 뛸 수 있게 짐도 한국으로 많이 보냈고요.

근데 폴란드만 와도 애들이 영어가 안되는게 어째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면 더 심할 것 같기도 하네요.

어쨌든

담주중에는 키에브(Kiev)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티모센코와 우크라이나 국민한테 하실 말씀 없으신지요? 

플랭카드 한번 흔들어 보려고요. 

일단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생각하라."는 플랭카드를 한번 만들어 볼 생각인데 조언 부탁드립니다.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최고의 전략은 무엇일까요?


ps. 우크라이나 다음은 집시문제로 파리에서 플랭카드 한번 흔들어 보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3.23 (02:02:58)

티모센코는 괜찮습니다.

가장 나쁜건 인종청소가 일어나는 건데

적이 침략한다>예비검속 하자>러시아인 죽이자>학살>보복학살

티모센코가 입으로 열심히 러시아와 싸우면 피가 덜 흐릅니다.

티모센코가 있다는건 우크라이나에 다행입니다.

대부분 판단이 틀린게 문제가 아니고

판단할 사람도 없다가 문제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03.23 (02:25:00)

감사합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바른 결정보다 의사결정이 되고 있다는 상황자체가 중요한 것이군요. 

그럼 티모센코에게 의사결정이 더욱 몰리도록 하는게 포인트군요.

물론 알아서 되고 있을 것이라 생각은 됩니다.

인종청소가 일어나면 그건 막아야겠죠. 

의사결정이 그렇게 일어날 수도 있겠으나 의사결정자가 있으니 

그렇게 하지말아야 한다는 정도는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레벨:7]아바미스

2014.03.23 (09:50:53)

구조론은 나의 연구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감사합니다 :)
[레벨:11]큰바위

2014.03.23 (14:01:45)

갈까 말까 하는 사람들 뒤에서 똥침 한번 날려주면 잽싸게 튀어 나갑니다. 

구조론은 똥침이다. 

[레벨:2]farmer

2014.03.30 (16:57:53)

구조론 이해가 잘 안되서 쩔쩔 매고 있습니다.   어렵풋이 보이는 현상 뒤의 구조라는 의미에서,  덴서그리피의 이미지가 떠오는 데,   눈에 보이는 현상/사건의 뒷쪽은 복합적으로 얽힌 힘의 장과 안보이게 숨은 현상/사건들이 연계되어 있다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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