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312 vote 0 2016.01.30 (17:09:33)

 
    “교언영색巧言令色하여 말과 얼굴표정을 꾸미는 자는 어진 마음이 없다.”


    20여년 전 이기택과 홍사덕 등이 경주에 내려와서 보궐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지원유세하는 것을 본 일이 있다. 그때만 해도 꼬마민주당과 평민당이 합작한 민주당소속이었기 때문에 기대를 갖고 연설을 들었다. 특히 홍사덕이 목소리톤을 조절하여 시골 할머니들을 울리는 것을 보고 소름이 확 끼쳤다. 그의 변절을 예견했음은 물론이다. 인간이 저럴수도 있구나 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정동영과 엄기영이 정치판에 뛰어들자 먼저 얼굴이 변하더라. 분장으로 잠시 가릴 수는 있지만 본질은 속일 수 없다. 교회 목사들의 웃는 얼굴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보지 않고 반대로 내보인다. 자기 얼굴을 상대방에게 전시한다. 상대방이 원하는 표정을 지어준다. 이 방법으로 사람을 컨트롤하려 한다면 무서운 일이다. 소인배는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말을 대신해주는 사람이다. ‘니들 이런거 원하지 않아?’ 하는 식이다. 군자는 역시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말을 가감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사람이다. 집배원이 남의 편지에 손대지 않듯이 기교로 수식하지 않고 간명하게 말한다. 군자의 얼굴이 맑은 것은 자기 감정을 배제하고 상대방의 감정까지 무시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얼르는 표정을 지으면 안 된다. 맹한 표정을 지어도 곤란하다. 정보는 전두엽에 저장되어 있다. 진리를 전하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전두엽에 든 정보를 꺼내는 표정을 한다. 눈이 자기 이마를 보고 있다.


8.jpg


    군자의 눈은 이 각도여야 한다. 눈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를 보면 사기를 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멋대로 지껄이는지 알 수 있다. 프롬포터를 보고 읽는 자는 들킨다.



    aDSC01523.JPG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6.01.31 (00:51:21)

사진이 오래되어 화질도 안 좋은데 눈동자가 너무 또렷이 보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7]風骨

2016.01.31 (11:04:37)

목포상고 시절의 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이군요
안광이 정말 맑습니다
정치가의 눈이라기 보다는 예술가 혹은 학자의 눈에 더 가깝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01.31 (17:24:20)

마음이 맑아지는 사진입니다. 
세계와 사유하는 눈빛입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390 노자 10, 무위하면 죽는다 image 김동렬 2016-02-17 4820
3389 사랑의 정석 55, 나는 없다 image 1 김동렬 2016-02-17 4931
3388 공자 16, 임금의 마음을 가져야 군자 image 3 김동렬 2016-02-16 5284
3387 사랑의 정석 54, 죄는 영원하다 image 1 김동렬 2016-02-16 4806
3386 노자는 무엇을 가르쳤는가? image 1 김동렬 2016-02-15 4982
3385 노자 9, 중국의 몰락법칙 image 3 김동렬 2016-02-15 5347
3384 사랑의 정석 53, 부름에 응답하라 image 1 김동렬 2016-02-15 4568
3383 공자는 무엇을 가르쳤는가? image 8 김동렬 2016-02-14 5561
3382 공자 15, 향당과는 말하지 않는다 image 1 김동렬 2016-02-14 5027
3381 노자 8, 무위는 필망이라 image 1 김동렬 2016-02-13 4965
3380 말을 똑바로 하는 것이 깨달음이다 image 5 김동렬 2016-02-12 5876
3379 공자 14, 창세기의 관점 image 1 김동렬 2016-02-12 4739
3378 사랑의 정석 52, 고빗길 넘어가기 image 1 김동렬 2016-02-12 4499
3377 깨달음의 전말 image 김동렬 2016-02-11 4755
3376 노자 7, 무위가 아니라 대위다 image 김동렬 2016-02-11 4763
3375 사랑의 정석 51, 정상이 되자. image 1 김동렬 2016-02-11 4656
3374 공자 13, 나면서 아는 사람 image 김동렬 2016-02-10 5481
3373 노자 6, 자갈처럼 구르다 image 김동렬 2016-02-09 4794
3372 공자 12, 백이도 숙제를 image 김동렬 2016-02-09 4802
3371 노자 5, 도는 암컷이다 image 김동렬 2016-02-08 48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