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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812 vote 0 2016.01.08 (11:17:21)

     

    공자와 소크라테스


    공자와 소크라테스는 처음 학문을 만든 사람이다. 맨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처음 기초를 닦은 사람은 다르게 대접해야 한다. 바둑을 처음 발명한 사람에게 ‘몇 급 두시나요?’ 하고 물어보면 안 된다. 무조건 국수에 10단이다.


    소크라테스 개인은 별로 한 것이 없지만 맥락을 봐야 한다. 전두환과 이명박의 삽질을 박정희에게 책임지우듯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업적으로 소크라테스를 평가해야 한다. 작가의 저작권처럼 효성曉星은 챙겨주는거 있다.


    무엇보다 학문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원래는 지식을 상업적 거래수단 내지 점치는 기술 혹은 임금의 비서일 정도로 생각했다. 실용을 위한 실무일이지 학문은 아니다. 소피스트들의 변론술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거다.


    당신에게 황금이 있다면 그 황금을 팔아먹을 것이다. 금을 놔두면 쓸모가 없으니까.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단지 금을 모아놓기만 할 뿐 팔지 않는다. 팔지 않는 금은 쓸모가 없다. 그런데 쓸모가 없어지자 대신 가치가 생겨났다.


    달러의 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금을 한 곳에 모아놓았을 뿐인데도 미국은 부자가 되었다. 미국은 금을 은행에 모아놓고 달러라는 이름의 종이를 팔아먹었다. 지식을 팔아먹는 대신 모아놓고 옆에서 노트와 연필을 파는게 낫다.


    우리는 도서관이나 학교에 지식을 모아놓는다. 공자가 단지 지식을 모아놓았을 뿐인데도 저절로 노트와 종이를 파는 상가골목이 번창하고 모두가 공자를 칭송하게 되었다. 그것이 학문이다. 이는 지식에 대한 태도가 다른 것이다.


    일은 ‘복제≫조합≫연출’의 순서로 간다. 복제는 질의 결합에서 입자의 독립이다. 조합은 입자의 독립에서 힘의 교섭이다. 연출은 힘의 교섭에서 운동의 변화다. 일은 복제로 시작한다. 공자는 자연의 지식을 복제한 사람이다.


    공자의 등장 이전에 지식은 제정일치시대 종교적 수장이었던 은나라 왕의 신관에게 독점되었다. 왕은 지식을 감추어 놓았다. 도서관의 문을 걸어잠근 것이다. 제사를 지내고 점을 치는 왕의 종교적 기능을 독점하기 위해서다.


    은이 망하자 주는 미개해서 지식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왕을 모시는 직업이 사士다. 은나라가 망하자 사士는 실직했고 용도가 사라져서 굴러다니던 지식을 공자가 수집했다. 먼저 자연의 지식을 복제하여 인간에게로 가져온다.


    다음 자신의 지식을 복제하여 제자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리고 지식인들을 연결하여 사제관계로 형태를 이룬다. 지식의 권리로부터 연역하여 지식인 집단의 권력을 창출한 것이다. 맹자에 의해서 지식은 상당부분 권력화 되었다.


    소크라테스도 마찬가지다. 금을 팔아먹는 자와 금을 모아놓는 자의 차이다. 증손자뻘인 알렉산더의 등장에서 보듯이 지식은 권력화 되었다. 다만 그 지식의 권력이 개인에게 독점되지 않고 도서관으로 개방된다는 점이 다르다.


    일은 복제, 조합, 연출한다. 인생도 그러하다. 소년기는 복제한다. 학교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복제다. 청년이 되면 직업을 얻는데 이것은 지식의 조합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실무자의 현장에서 배운 지식이 조합된다.


    한 분야의 대가로 우뚝 서면 지식을 연출한다. 연예인이 돈을 벌면 영화감독이 되려하고 직장인은 독립하여 자영업자가 되려 한다. 익힌 지식을 직접 연출하여 그림을 만들어보고 싶은 거다. 지식을 폼나게 써먹어보고 싶어한다.


    공자의 인의라든가 효도라든가 예법이라든가 하는 것은 조합되고 연출된 것이며 가짜다. 구체적인 가르침의 내용을 언급하는 초딩들은 박살내야 한다. 김용옥이 TV에서 떠드는 내용은 유아틱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장난하냐?


    500방 맞아야 한다. 얼빠진 짓이다. 지식은 복제하여 도서관에 모아놓는게 의미가 있으며 그것을 조합하여 현장에서 연출할수록 망가진다. 도서관장을 문방구주인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물론 지식은 현장에서 쓰여져야 한다.


    쓰는 사람은 따로 있다. 공자나 소크라테스는 시스템의 설계자일뿐 시시콜콜한 언급들은 무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어리석은 인간들은 쓸데없는 말만 잘 기억하는 법이다. 공자는 증자와 같은 바보들에 의해 폄하되고 왜곡되었다.


    공자는 복제하고 맹자는 정치로 이끌어 조합하고 바보들은 그것을 상황에 대입하여 연출한다. 당신은 복제한 사람인 공자를 연출한 사람으로 오해한다. 비극이다. 당신이 알고 있는 유교는 후세에 왜곡된 가짜다.


    복제만이 진실하다. 복제라고 말하면 불법복제로 알아듣는다면 곤란하다. 복제는 자연을 복제한다. 복제≫조합≫연출의 단계를 생략하고 남의 것을 복제하는건 복제가 아니라 도둑질이다. 세종은 자연을 복제하여 한글을 만들었다.


    한글자모는 입모양과 혀모양, 성대모양, 이모양을 복제한 것이다. ㅁ, ㅂ, ㅍ은 입모양이고 ㄴ ㄷ ㄹ은 혀모양이고 ㄱ, ㅋ, ㅇ, ㅎ은 성대모양 ㅅ, ㅈ, ㅊ은 이모양 ㆍ, ㅡ,ㅣ는 천지인모양이다. 이를 자음과 모음으로 조합하면 글자다.


    초성, 중성, 종성의 순서로 조합한다. 이를 종이에 가로쓰기로 연출하면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된다. 처음 창의하는 자는 복제할 뿐이며 그것을 조합하고 연출하는 것은 현장의 몫이다. 비빔밥을 비비는 순서는 먹는 사람의 일이다.


    된장을 먼저 먹을지 김치를 먼저 먹을지는 각자가 조합하기 나름이다. 공자가 그 중에 몇가지 조합과 연출을 시범보였다 해서 따라한다면 바보다. 스마트폰에 어떤 앱을 깔아쓸지는 당신이 할 일이니 잡스에게 물어보지 말라.


    학문의 격을 떨어뜨리지 말라. 복제만이 진실하다. 자연의 진리를 복제해야 한다. 남의 것을 표절하는 것은 복제가 아니고 범죄다.


    ###


    인류의 진짜 스승은 공자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공자의 사상이라고 알려진 잡다한 언급들은 공자를 각자 자기 수준에 때려맞춘 가짜입니다. 각자 입맛대로 왜곡하여 팔아먹은 거지요. 그들은 연방준비은행의 금을 빼돌린 반역자들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01.09 (03:46:27)

일은 복제, 조합, 연출한다. 인생도 그러하다. 소년기는 복제한다. 학교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복제다. 청년이 되면 직업을 얻는데 이것은 지식의 조합이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실무자의 현장에서 배운 지식이 조합된다.


한 분야의 대가로 우뚝 서면 지식을 연출한다. 연예인이 돈을 벌면 영화감독이 되려하고 직장인은 독립하여 자영업자가 되려 한다. 익힌 지식을 직접 연출하여 그림을 만들어보고 싶은 거다. 지식을 폼나게 써먹어보고 싶어한다.

이부분이 제일 이해가 되었습니다.

복제 ㅡ 조합 ㅡ 연출로 간다고 말씀하셨는데 이후에 복제만이 진짜라고 말씀하셔서 조금 헷갈립니다. 조금 더 말씀을 보태어주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1.09 (09:29:08)

CD 불법복제 이런걸 떠올리면 곤란하고 

복제는 어머니가 자식을 낳는 것이며

스승이 제자를 낳는 것이며

공짜에 무조건으로 퍼주는 것이며

세종이 한글을 만들고 저작권을 챙기지 않는 것이며

무조건적으로 주는 것이고

조합과 연출은 어떤 대상에 대입한 바

거래이며 상대적이고 조건부이며 

그만큼 망가지는 거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6.01.09 (15:24:29)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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