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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가 성범죄자에게 질문한다. 9살 먹은 의붓딸에게 왜 그랬냐? 범인은 대답한다. ‘귀여워서 그랬다.’ '아! 그렇구나. 귀여워서 그랬구나.' 하고 납득할 심산이란 말인가? 그럼 범인이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꼴려서 그랬다고 해야 하나? 범인은 무난한 대답을 해야 한다.


   범인은 그 말보다 더 좋은 말을 생각해내지 못한 것이다. 귀여워서? 이 정도면 무난하지 하고 나름대로 머리를 쓴 것이다.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의 법칙이다. 할 수 있으니까 그랬지. 범행하지 못하게 차단하는 안전장치가 무엇이었나를 기자는 질문하지 않았다. 


    기레기 질문은 인간의 행위기 동기에 지배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과연 인간은 동기를 따라가는 동물인가? 천만에. 인간은 원래 저지른다. 주인이 집을 비우면 강아지가 집안을 난장판 만든다. 왜? 주인을 골탕먹이려고? 분리불안 장애? 천만에. 강아지가 원래 그렇다. 


    에너지가 넘치니까. 감시하는 주인이 눈앞에 없으니까 그러는 것이다. 할 수 있으니까 하는 거지. 강아지도 한 살 넘어가면 그런 짓을 그만둔다. 범인이 기자의 질문에 맞는 답을 알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아야 한다. 그거 알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겠는가? 


    주호민은 왜 그랬을까? 주호민은 선악논리를 전제로 깐다. 누가 더 선한가? 자신의 선은 이미 확보해 두었다. 주호민은 여러 학부모와 제 3자에게 사과해 두었다. 선한 사람이라는 확인도장 받았다. 자신이 선한 사람이므로 교사는 악인이다. 이게 보통사람의 수준. 


    구조론은 말한다.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게 아니고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진실을 이야기하자. 성범죄자가 그런 짓 한 이유는 제지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강아지가 집안을 난장판 만든 이유는 제지하는 사람이 없어서다. 그러니까 지랄견이지.


    그러니까 성범죄자지. 주호민을 말릴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런다. 누가 말려? 우리 사회가 천박하다. 평론문화가 없다. 진중권이 지식인 타락의 모범을 보였다. 아는 어른이 제지해야 하는데 이 나라에는 철학자도 없고, 평론가도 없고, 지식인도 없고 다들 교양이 없다.


    만화가들은 독자를 배신해서 예능 찍고 있다. 만화가로 명성을 얻은 다음 방송으로 돈 번다. 조석, 이말년, 주호민, 기안84, 전부 합법적인 셀럽동맹이다. 그나마 조석이 양반이고 나머지는 연재 그만둔 듯하다. 박지현 계획과 같다. 민주당으로 뜨고 국힘당에서 공천받고.(기안은 작가 시절부터 연재에 불성실했다. 연재를 재개했다는 설도 있다.) 


    애초에 작정하고 기술을 걸었다. 그런 금태섭들이 이 바닥에 한두 명인가? 뜨기만 하면 배신한다. 왜? 말리는 사람이 없으니까. 양향자 배신을 누가 말리랴? 선배가 말려? 선배 없다. 동료가 말려? 동료 없다. 시스템이 막아? 시스템 없다. 이건 배신 하라고 공천한 거다.


    배신을 하라고 등을 떠미는데 어떻게 배신 안 해? 주호민이 저러는 진짜 이유는 이겨먹으려고 그러는 것이다. 왜 이겨먹으려고 그럴까? 불안해서 그런다. 돈 벌고 유명해지면 귀족시스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겉돈다. 시스템이 없으니까. 그럴 때 한 번 찔러본다. 


    대한민국을 찔러보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컸는지 확인해 보려고. 주호민만 그런가? 검사도 그러고, 기레기도 그러고, 안 그러는 자가 없다. 정주영, 정몽준은 경제인이 경제나 잘하지 왜 대통령 나왔을까? 전두환과 같다. 누가 나를 말릴 수 있지? 그럼 출마해 봐야지. 


    전두환이든 정주영이든 대한민국을 업수이 보고 한 번 찔러본 것이다. 찔러봤는데 칼이 들어간다 싶으니까 한칼 더 들어가 준게 정몽준이다. 윤석열은 왜 그러는가? 김건희는 왜 그러는가? 떴다 싶으니 대한민국을 한 번 찔러 보는 것이다. 칼이 들어가면 계속 찌른다. 


    수박서리하는 꼬맹이는 잡혀서 혼구녁이 날 때까지 계속한다. 도박을 하는 사람은 거지가 될 때까지 계속한다. 그러다가 죽는 것이 맥베스의 운명이다. 맥베스는 왜 그랬을까? 욕망 때문에? 세 마녀에게 속아서? 천만에. 주변에 맥베스를 말리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다. 


    마음 깊은 곳의 불안감 때문에 그런다. 주술을 믿는 이유다. 상류층 지식인 시스템이 우리나라에 없다. 말릴 사람 없다. 천박함을 들키고 만다. 옛날에도 상놈이 돈 벌면 양반 족보 사고 그랬다. 본질은 같다.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려는 거. 겉도는게 불안해서 그런 것이다. 


   발자크의 인간희극을 떠올리자. 고리오 영감은 왜 거지가 되었을까? 원리는 같다. 돈을 벌면 딸을 팔아서라도 양반 족보 산다. 그 딸은 다시 아빠를 찾지 않는다. 본질을 아니까. 양반 족보 사야 안정감을 느낀다. 그게 졸부의 불안심리다. 최은순의 행각과 정확히 같다. 


    웹툰 작가보다 예능출연이 더 신분상승이라고 믿는 자는 인간실격. 개새끼 인증이다. 이들보다 더한 족속은 작가 시절도 안 거치고 바로 셀럽 되는 킴 카다시안 부류라 하겠다. 주호민이 특별히 악당일까? 누구나 빠지는 똥탕에 나란히 빠지는 것이다. 말리는 사람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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