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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572 vote 1 2013.10.29 (23:46:30)

    문명은 식, 의, 주, 차, 여가로 발전한다. 더 이상은 없다. 이들은 각각 구조론의 다섯 의사결정단위를 나타낸다. 여가, 차, 주, 의, 식의 순서로 작동하지만 인간이 이를 정복해 가는 과정은 이를 되밟으므로 역순이 된다.


    식, 의, 주는 생존에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가 있다. 인간이 가만 있어도 상대가 먼저 인간을 건드린다. 인간은 방어모드다. 이 때의 정답은? 식의주가 더 이상 인간을 건드리지 않을때까지 진도를 나가주면 된다.


    정확한 답을 알 수 있다. ‘밥은 얼마나 먹으면 적당한가?’ ‘정답 – 배부를 때 까지.’ 그러나 차부터는 인간이 공격포지션이다. 없어도 되는 분야이므로 존재의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어디까지 도달하면 끝이라는게 없다.


    정보화시대에 IT세계는 무한의 세계다. 인간이 신대륙으로 진출한다면 어디까지 가야한다는게 없다. 왜? 원래는 안 가도 되는 데를 가기 때문이다. 지가 좋아서 가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는가? 그러므로 절대성의 세계다.


    인간은 식의주가 충족되면 더 이상은 필요하지 않다. 초가집에 살면 문득 찬바람이 찾아와 가만있는 인간을 후려팬다. 인간은 비싼집으로 회피기동을 한다. 옷은 추위를 막을 정도면 되고 집은 비바람을 막을 정도면 된다.


    그러나 문학, 예술, 게임, 인터넷, 스마트폰이 인간을 때리던가? 그건 아니다. 이제부터는 자연이 인간을 몰아가는게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자초한 세계다. 인간이 문학을 하고 예술을 하는데 이 정도 하면 된다는 한도는 없다.


    ◎ 식 -  생존환경
    ◎ 의 -  생활환경
    ◎ 주 -  가족환경
    ◎ 차 -  권력환경
    ◎ 여가-소통환경


    식의주차 그리고 여가는 필자가 임의로 표상한 것이고 엄밀하게 말하면 식은 생존환경, 의는 생활환경, 주는 가족환경, 차는 권력환경, 여가는 소통환경이다. 식은 절대적으로 인간을 지배한다. 안 먹고 사는 인간은 없다.


    그러나 의는 아마존의 조에족이라면 없어도 된다. 생존은 필수이나 생활은 선택이다. 그러나 생활도 얼마간은 필수다. 인간이 의식주를 제공받는다고 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 한다.


    밥 먹으면 양치질을 해야 하고, 화장실도 가야 한다. 산책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하고 사회의 소식도 알아야 한다. 여기서 식으로 갈수록 필수사항이고, 여가로 갈수록 선택사항이라는 거다. 인간의 선택권이 증가한다.


    가족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원시 사회는 가족이 없다. 인간에게 집이 필요한 이유는 결혼을 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조에족은 제대로 된 집이 없다. 움막을 쓰거나 브라질 정부에서 지어준 롱하우스를 쓴다.


    롱하우스는 마을회관 같은 것인데 가족을 위한 집이 아니다. 집의 단계부터는 확실히 선택사항이다. 그러나 집도 얼마간은 필수다. 차 부터는 철저하게 선택이다. 구조론이 말하는 차는 자동차나 마차를 말하는게 아니다.


    공동체 안에서의 세력화다. 인간이 차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세력화 욕망 때문이다. 이동수단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서울을 가든 부산을 가든 필요해서 가는게 아니고 집단의 중심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권력의지다.


    이때부터는 철저하게 선택인데, 상대가 아니라 절대다. 남자가 여자보다 더 차에 관심이 있는 이유는 남자가 더 권력지향적, 세력지향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권력은 제한이 없다. 징기스칸이 어디까지 정복해야 만족할까?


    왜가 쳐들어오면 물리쳐야 하는데 이때 제한은 한반도까지다. 왜가 한반도를 떠나면 일단 목표달성이다. 그러나 징기스칸은 어디까지 가도 목표달성은 아니다. 왜인가? 어차피 필요하지 않은 짓을 벌여서 하기 때문이다.


    세력화도 한계가 있다. 인류의 중심이 되면 그쳐야 한다. 국가 안에서는 대통령이 되면 끝이고 세계 안에서는 노벨상을 수상하면 끝이다. 스포츠맨이면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이 목표가 될 수 있다. 권력의 중심이 목표다.


    완전한 무한의 세계, 진정한 절대성의 세계는 여가다. 여가는 문화, 예술과 같은 인간이 창의하여 지어낸 허구의 세계다. 이 세계는 허구이기 때문에 원래 제한이 없다. 차는 권력, 세력이므로 대통령에 당선되면 목표달성이다.


    여가는 노벨상을 받아도 끝난게 아니다. 그야 말로 신의 단계, 진리의 단계까지 가야 한다. 상대성을 배제하고 완전히 자기 내부의 결을 따라간다. 자기가 만족해야 끝이 난다. 21세기에 인류는 절대성의 세계에 도전한다.


    원시시대는 식을 충족시킨 시대다. 생존환경을 극복하는데 주력했다. 고대국가는 의를 충족시킨 시대다. 생활환경을 극복하는데 주력했다. 중세는 주를 충족시킨 시대다. 가족환경을 극복한 시대다. 가족윤리가 전파되었다.


    근대는 차를 충족시킨 시대다. 인류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세력화 되었다. 민주주의에 의해 인류가 권력을 획득했다. 개인이 일정한 정도의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게 되었다. 특허권, 소유권, 상속권, 인권 등이 획득되었다.


    이는 인간의 이동수단에 의해 개척되었으므로 대표적인 이동수단인 차로 나타내는 것이다. 자동차나 마차를 의미하는게 아니다. 물론 자동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차의 진짜 의미는 인류 전체가 통짜덩어리를 이룬 것이다.


    전쟁을 해도 세계대전을 한다. 인류라는 단위가 인류문명 안에서 유의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시대이다. 중세만 해도 아시아와 유럽은 단절되어 있었다. 기독교권과 회교권은 분리되어 있었다. 아메리카도 단절되어 있었다.


    인류가 말의 이용, 원양항해, 자동차 발명과 같은 이동수단을 발달시키지 않았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세계이다. 의식주차 다음의 여가는 소통을 의미한다. 문화, 예술, IT는 모두 인류의 소통을 위해 기능하는 것이다.


    인간이 여가에 할 짓이 없으면 소통을 하게 된다. 차가 물리적으로 인류를 한 덩어리로 만들었다면 정신적으로 한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소통이다. 인류 70억이 70억개의 뇌세포로 이루어진 하나의 뇌를 건설한다.


    이 세계는 없었는데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세계다. 그러므로 상대가 없고 제한이 없고 멈추지 않는 세계다. 인류가 70억을 하나로 움직이는데 있어서 어디까지 가면 된다는 한계는 없다. 가지는데까지 계속 가는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0]id: 배태현배태현

2013.10.30 (05:11:55)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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