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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94 vote 0 2016.04.07 (14:16:14)

     

    인간은 대칭을 통해 의사결정한다. 본능적으로 대립을 만들어낸다. 이는 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무언가 하려면 에너지가 있어야 하고 에너지를 조달하려면 반드시 손해보는 쪽이 있어야 한다. 둘을 대칭시켜야 에너지를 얻는 쪽과 잃는 쪽이 결정된다.


    그러므로 뭐든 하다보면 2분법 구도로 가게 되어 있다. 보통 이 공식대로 망가진다. 누가 손해보려고 하겠는가 말이다. 손해보는 쪽이 있어야 하지만 손해볼 사람이 있을 리 없다. 그래서 호응이 필요하다. 교대로 이득보고 손해보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상황에서는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 딜레마다. 대칭시켜 하나를 취하고 하나를 버려야 하며, 그 과정에서 찢어진 그림을 호응을 통해 다시 봉합해야 한다. 그래서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세상은 대칭과 호응으로 작동한다.


    나누어 2로 만들어 에너지를 취하고 다시 연결시켜 본래의 1로 되돌린다. 대칭시켜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빼앗아야 하지만 그래서 얻은 것은 아직 제것이 아니다. 호응으로 연동시켜야 그 얻은 에너지를 최종적으로 취할 수 있다.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


    ◎ 절대주의와 상대주의
    ◎ 합리주의와 실용주의
    ◎ 바로크양식과 로코코
    ◎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 마르크스와 실존주의


    대략 이런 그림으로 나눠진다. 이게 별도의 두 개로 보인다면 문제가 있다. 잘 살펴보면 ‘일’ 안에서 하나임을 알 수 있다. 바늘이 있으면 실이 있고, 머리가 있으면 꼬리가 있다. 절대주의가 있으면 상대주의가 따르고 합리주의가 있으면 실용주의가 따른다.


    반드시 그렇게 된다. 어떤 절대적 이론이나 원칙이 있으면 반드시 현장에서의 환경변화에 따른 상대적인 응용이 있다. 활이 있으면 그 활을 쏜다. 활과 화살의 관계가 절대주의라면 화살과 과녁의 관계는 상대주의다. 이때 활이 먼저고 화살은 다음이다.


    반드시 순서가 있다. 공자 다음에 노자다. 원칙 다음에 융통성이다. 정공법 다음에 변칙술이다. 꼬리가 머리를 흔들면 안철수 짓이다. ‘일의 흐름’ 안에서 순서대로 풀어낸 사람이 공자다. ‘온고이지신’이라 했다. 갑자기 짠~ 하고 생각해낸 것이 아니다.


    있는 것을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공자 아이디어의 뿌리는 주나라의 봉건제도와 주역의 ‘원형이정’이다. 주나라의 봉건제도는 아리안계 유목민의 역할분담 전통에서 나온 것이다. 주역의 역易은 곧 변화를 가리킨다. 역易은 해日와 달月이다. 곧 계절이다.


    해는 변하지 않고 달은 변한다. 그것이 음양이다. 변화하는 것에서 변하지 않는 규칙을 찾아내니, 그것은 일이고,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게 일하는 방법은 역할분담이다. 그것을 뚜렷하게 나타내면 원리가 되고 체계가 되고 시스템이 되고 매뉴얼이 된다.


    공자의 사상은 절대주의도 아니고 상대주의도 아니며 체계적으로 그러면서도 유연하게 일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원칙을 따르고 단기적으로는 변칙을 구사한다. 큰 원칙은 집단의 인仁이고 작은 변화는 개인의 예禮다. 예는 상황에 따라 다른 것이다.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일의 다음 단계다.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것이 호응이다. 호응은 서로 연동시키는 것이다. 그것은 구조의 복제다. 호응을 만들어내는 것은 대의명분이다. 일의 다음단계가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결따라 가는 것이다.


    눈 앞의 적을 쳐부수는 것은 대칭이다. 총선 다음에 대선이다. 다음 단계가 있으므로 호응이 있다. 잘못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대중이 호응하지 않는다. 다음 단계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폭군을 추방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민주화 다음은?


    다음 단계가 제시되어야 현 단계가 해결된다. 남북통일 다음은? 다음 단계를 제시하지 않으므로 현 단계가 막힌다. 계속 진도를 나가야 한다. 공자는 일의 원리, 다음 단계의 원리, 대칭과 호응의 원리로 일이관지했지만 이를 옳게 계승한 제자는 없었다.


aDSC01523.JPG


    예가 안 되는 것은 신이 막혀서이며, 신이 안 되는 것은 의가 막혀서이며, 의가 안 되는 것은 지가 막혀서이며, 지가 안 되는 것은 인이 막혀서이며, 천지불인이라 했으니 원래 인은 물리적 한계가 있습니다. 자연의 한계, 지정학적 한계, 지역구도의 한계 안에서 최선의 인을 행하는 것 뿐입니다. 그래도 안 되면 다음 단계에서 해결합니다. 인터넷 다음엔 스마트, 스마트 다음은 AI.. 계속 나옵니다. 

   천지는 인이 없고, 새누리는 지가 없고, 안철수는 의가 없고, 대중은 신이 없지만 그렇더라도 우리는 마지막 예라도 지켜야 합니다. 지든 이기든 추하지 않게 가는 것이 우리의 예입니다. 언제나 믿어보지만 언제나처럼 배신당합니다. 그래도 우리 안에 믿음이 있었다는건 자랑입니다. 그들에게는 없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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