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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534 vote 1 2016.07.07 (16:32:03)

 


   
    ◎ 보편주의 ◎ 평등주의 ◎ 민주주의 ◎ 자본주의 ◎ 사회주의


    밥을 먹는다고 치자. 가족끼리 먹을 건지 아니면 놀러와 있는 아들친구까지 부를 건지, 문 앞에 진 치고 있는 노숙자도 부를건지 판단해야 한다. 보편주의 문제다. 무작정 많이 식탁에 불러들이는게 좋지는 않다. 어쨌든 판단해야 한다. 이 문제가 존재하는 것이다. 밥먹는 문제는 판단이 쉽다. 그러나 마을제사로 사건의 규모를 키운다면? 각성받이와 머슴과 백정을 마을의 일원으로 끼워줄 건지 판단해야 한다.


    평등주의는 과거라면 장손은 독상을 받고 여자는 부엌에서 먹고 뭐 이런 차별이 있었다는 거다. 지금이라도 사람은 식탁에서 먹고 개는 바닥에서 먹는 차별이 있다. 마을제사라면 절하는 순서를 두고 멱살잡이 소동이 일어나기 다반사다. 무조건 평등해야 한다는게 아니라 평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있다는 말이다. 교통정리를 잘못하면 곤란해진다. 어쨌든 가능한 한 평등해야 다음 단계로 진도를 나가게 된다.


    무엇인가? 보편주의에서 우리끼리 먹기로 결정해버리면 쉽다. 골치아픈 자원들을 원초적으로 배제해 버리면 사건은 거기서 끝나고 더 고민할 이유가 없다. 근데 인仁을 베풀어 지나가는 손님까지 불러서 같이 먹자고 해버리면 곤란해진다. 왜? 음식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즉 보편주의 단계에서 인仁을 베풀었기 때문에 평등주의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음식이 모자라면 더 먹고 덜 먹는 차별문제가 생긴다.


    보수꼴통은 보편주의 단계에서 불인不仁을 채택한다. 즉 보편≫평등≫민주≫자본≫사회의 단계가 있는데 평등단계로 안 가고 거기서 끝난다. 그러나 진보세력은 꼭 노숙자까지 불러들여 같이 먹자고 하는 바람에 일을 키운다. 그래서 평등문제를 고민하게 만든다. 이에 지智를 구사하여 문제를 해결하면 해결되는게 아니고 다음단계인 민주문제가 작동한다. 물론 보수꼴통은 여기서 무지無智를 채택하여 막는다.


    - 지智라고 했지만 권權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 것이다. 유교의 오상과 글자를 맞추다보니 이렇게 된 건데 권리문제가 평등문제다. 보통 지에 따라 권리를 차별하는 법이니 애들은 무지하므로 의사결정에 낄 권리가 없다는 거. -


    하여간 얼떨결에 평등을 채택해 버렸다면 민주단계가 작동하여 또 골치가 아파지는데 예컨대 이런 거다. 보편단계에서 밥먹을 사람을 정하고, 평등단계에서 같은 식탁에서 먹기로 정했다면, 민주단계에서 짜장을 시킬건지 짬뽕을 시킬건지 합의해야한다. 말하자면 평등단계에서 불평등으로 정해버렸다면 이 문제는 없는 거다. 나는 식탁에서 먹을테니 니들은 밖에서 먹어. 이렇게 칸을 나누면 메뉴고민은 없다.


    다 같이 식탁에서 먹기로 했기 때문에 메뉴를 합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개념없는 진보세력이 평등을 선택해서 보수꼴통이 골치를 앓게 만들어놓은 것이다. 민주는 합의하는 방법인데 힘으로 할 것인지 가위바위보로 할 것인지 다수결로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애초에 불인으로 막고, 무지로 막았다면 안 생겼을 문제다. 여기서 모두가 찬성하는 메뉴로 가면 의義가 되고 잘못되면 불의不義가 되는 것이다.


    역시 보수꼴통은 ‘닥쳐! 메뉴는 내가 정해. 내가 돈 낸다구.’ 하며 불의를 해서 다음 단계로 가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무개념 진보는 여기서 또 사고를 치는데 다 같이 짜장을 먹자고 우기는 것이다. 그러면? 밥값 내기로 한 녀석이 심통나서 돈을 안내겠다고 선언해 버리니 자본단계가 생기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돈 낼 사람에게 메뉴선택권을 주지만 더치페이 하는 젊은이들은 다른 거다.


    어쨌든 이번에는 내가 냈으니 다음에는 저녀석이 내겠지 하는 신信의 문제가 작동하는 것이며 보수꼴통은 여기서도 불신을 채택하여 다음 단계인 예의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게 한다. 즉 밥은 먹었으니 이제 커피라도 한 잔 하고 화기애애해질 기회를 봉쇄해 버리는 것이다. 반면 진보는 보편≫평등≫민주≫자본≫사회를 선택함으로써 일을 점점 키우고 더 복잡하고 까다롭게 만들어 일베충들을 당황시킨다.


    어쨌든 마지막은 밥을 먹는 것이며 단무지를 두개씩 집어가면 무례하니 그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다. 


    일베충들은 대충 1단계에서 끝내자고 하니 애초에 우리끼리만 밥을 먹으면 밥값을 누가 내느냐 하는 문제가 없을 거잖아 하고 화를 낸다. 반면 무뇌진보들은 지나가는 행인까지 불러서 거하게 먹고 밥값을 낼 때가 되면 화장실로 사라져 있다. 이 다섯 단계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진보가 일을 벌여서 할배들을 당황하게 할수록 인류의 아이큐가 올라가고 문제해결능력이 더 향상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겁내지 말고 일을 벌여야 한다. 단 대책없이 퍼질러놓지 말고 해결가능한 방향으로 상황을 몰아가야 한다. 진보가 주장하는 복지는 어려운 과제다. 용기있게 도전해야 한다. 단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믿으면 착각이다. 복지를 하면 잘 먹고 잘 살게 되는게 아니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조금 더 똑똑해지는 것이다. 성급한 진보정책은 당연히 실패할 수 있다. 진보는 옳은게 아니라 훈련과정이다.


    인간은 가만 놔두면 돼지가 되므로 진보의 이름으로 갈구는 거다. 돈 좀 벌었다는 졸부들 하는 짓 봐라. 그게 인간이 아니라 돼지의 행동이다. 강남의 많은 룸살롱에 무엇이 들어차 있나? 돼지들이 득시글 한다. 그들은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돼지가 된 것이다. 그들은 갈궈서 예禮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무례한 자들은 매장시켜버려야 한다. 돈을 벌고도 인간되기는 원래 어려운 것이니 공자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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