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유튜브 영상에 언급한 이야기입니다.


    페이스북이든 트위터든 온라인에서 한마디 하려면 적어도 3천만 네티즌 중에서 말솜씨가 100등 안에는 들어야 한다. 왜? 쪽팔리잖아. 수준을 들키잖아. 손학규가 좌파수장 문재인 어쩌고 하며 한마디 했는가본데 그 말에 위트가 있나, 유머가 있나, 해학이 있나,


    골계가 있나, 기지가 있나, 재치가 있냐, 은유가 있냐, 라임이라도 맞냐. 도대체가 수준이하잖아. 네티즌이 재빨리 멋진 댓글을 달아 수준을 비교되게 만든다. 독자들은 댓글 보고 정치인이 네티즌보다 못하네 하고 평가를 때려버린다. 글을 쓸수록 바보 되는 거다.


    정치인은 알아야 한다. 네티즌은 당신의 말을 다른 정치인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네티즌 중에서 제일 말 잘하는 사람과 비교한다는 사실을. 당신은 백 대 빵으로 진다는 사실을. 날고 기는 똑똑한 네티즌이 많으니까. 최근에 정철승이라는 변호사가 떴더라.


    이 분은 문장력이 있다. 글을 찰지게 쓴다. 야무지게 쓴다. 조리가 있다. 박진감이 느껴진다. 서늘한 기운이 있다. 이런 분과 비교되는 것이다. 윤서인이 욕을 먹어도 가끔 웃기는데 손학규든 안철수든 홍준표든 초딩 말싸움 수준에서 놀고 있다. 오세훈 가세한다.


    나경원의 뻔대에 이언주의 행패까지. 정치인이 온라인에서 한마디 하면 처음에는 독자들이 그 말의 내용을 본다. 그런데 거기에 한마디를 더 보태면? 이번에는 수준을 본다. 왜? 제한된 레파토리가 지겹기 때문이다. 저 인간은 맨날 저런 소리밖에 못하는군.


    이렇게 된다. 한 마디 하면 주목을 끌지만 두 마디 하면 수준을 들킨다. 문재인 인사가 좋은 평가를 못 받고 있지만 안철수, 손학규, 홍준표, 이언주, 나경원, 오세훈 도토리 키재기 줄바보들 피아노 치고 있노라면 대한민국에 원래 인재가 없었구나 하고 납득한다.


    정치판에 이렇게 인재가 없는데 학계, 관계, 법조계에 인재가 있을 리가 없지.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깨어있는 시민이 정치권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수밖에. 필자가 처음 PC통신을 할 때는 천하가 넓은 줄로 알았다. 밤하늘의 별처럼 인재들이 깔렸을 줄 알았다.


    이 인간 저 인간을 찾아가서 한 번씩 건드려봤다. 찔러봤다. 반응이 돌아온다. 실망했다. 끝내 사람 하나를 찾지 못했다. 찔러보니 당나귀요, 건드려보니 노새요, 말을 시켜보니 딱다구리요, 밟고 보니 꿈틀하는게 기생충이요, 그것들 중에 인간이라곤 흔적도 없다.


    혼자 놀게 된 연유다. 노무현 귀한 줄을 알았다. 노무현이 대단하니까 그런 대단한 인재가 곳곳에 숨어 있을 줄 알았지. 노무현이 논객시장을 홀로 일구어서 착시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노무현 가고 논객은 없어졌다. 제 입으로 말한게 아니라 노무현에 반응한 거다.


    노무현이 그들을 연주한 것이었다. 준만이 중권이 한용이 창선이를 연주하여 그들의 입에서 적당한 언어를 끌어낸 것이다. 연주자가 가고 악기는 버려졌다. 생각하면 사람은 시대가 만드는 것이다. 그때가 위대한 변혁의 시대였다는 사실을 나는 이제 알았다.


[레벨:3]hojai

2021.02.23 (08:37:10)

크게 공감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21.02.24 (08:48:18)

감사히 읽었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518 학교에서 안가르쳐 주는 인생의 비밀 7 김동렬 2010-04-19 17110
6517 Re..성소는 망해도 너무 망해서 김동렬 2002-09-18 17107
6516 펌 - 오마이뉴스 독자란에서 김동렬 2002-11-09 17102
6515 포항 구룡포 호미곶 image 김동렬 2002-09-14 17100
6514 마이너스로 통일하라 image 11 김동렬 2011-08-04 17086
6513 MBC 사고는 무더위 탓이다 김동렬 2005-08-01 17080
6512 진정한 사랑은 김동렬 2008-11-17 17066
6511 경주 남산의 세가지 보배 image 2005-08-30 17055
6510 조조의 리더십 image 김동렬 2011-02-02 17054
6509 곱하기와 빼기 image 김동렬 2011-07-28 17039
6508 무기와 전쟁 image 김동렬 2010-04-15 17036
6507 구조공간의 이해 image 김동렬 2009-03-02 17036
6506 분청사기의 충격 김동렬 2007-10-07 17036
6505 정몽준캠프의 개그콘서트식 민주주의 image 김동렬 2002-11-06 17021
6504 승리의 공식 image 김동렬 2010-12-16 17003
6503 몸 푸는 아시안게임 체조선수들 image 김동렬 2002-09-25 16990
6502 지단의 고독 김동렬 2006-07-12 16975
6501 재검표하면 이 무슨 개망신이람. 영호 2002-12-24 16975
6500 차리는 말 image 김동렬 2010-06-30 16974
6499 병역비리대책회의 사실로 확인 image 김동렬 2002-10-23 16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