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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009 vote 0 2016.08.05 (12:03:23)

    

    강자의 철학으로 갈아타라


    차를 타고, 시동걸고, 운전하고, 시동끄고, 하차한다. 에너지를 태우고, 시동걸고, 운전하고, 시동끄고, 에너지를 회수한다. 구조론은 간단히 운전하기 앞서 에너지를 타는 단계를 추가한 것이다. 모르는 사람은 자신이 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조금 아는 사람은 차를 탔다는건 아는데 기름이 없다는걸 모른다.


    철학자들이 많으나 이리로 가자 저리로 가자 하고 떠들어댈 뿐 기름을 채울 생각을 않으니 정의당이고 통진당이고 간에 가지 못한다. 조금 간 건 뭐냐고? 그건 업혀간 거다. 남의 힘으로 업혀가는 꼼수가 언제까지 통하겠는가? 독재정권의 실정에 기대는 정치가 언제까지 먹히겠는가? 나중에는 자기 힘으로 가야 한다.


    차는 무엇이고 기름은 무엇인가? 차는 의사결정구조다. 기름은 동기부여다. 자연은 닫힌계를 설정하여 에너지의 확산을 수렴으로 바꾸는 위치에너지 유도절차로 동기부여된다. 사회는 서로 다른 두 세계의 만남과 공존에 따른 모순으로 동기부여 된다. 동기부여한 다음에는 쓸만한 의사결정구조부터 만들어야 한다.


    자연은 축으로 대칭을 통제하는 장치가 의사결정구조가 되고 사회는 지도부를 탄생시키고 하부구조로 복제하는 장치가 의사결정구조가 된다. 즉 ‘내가 옳으니 나를 따르라’는 식의 우격다짐 곤란하다. 중앙의 상부구조를 지방의 하부구조로 복제하는 에너지 전달장치가 작동해야 비로소 차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이러한 구조를 갖춘 다음에 이 길을 가든 저 길을 가든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정의당에 그런 구조가 있는가? 중앙조직과 지방조직의 복제장치가 작동하고 있는가? 있다면 집단탈당 같은 당나라식 항명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리더십도 없고 팔로워십도 없으니 오합지졸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래서 철학이 요구된다.


    역사에 허다한 철학자가 있으나 다만 이길이라 저길이라 떠들 뿐 차를 제작하는 자를 보지 못했으니 그나마 공자가 조금 아는 사람이라 그것은 강자의 철학이다. 강자의 철학은 차를 갖추고 기름 넣어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노자는 약자의 철학이니 차도 없고 기름도 없어 못간다며 신세한탄을 하니 그게 넋두리다.


    서구철학은 노예철학이니 기독교가 그렇다. 다 그런 것은 아니고 모세의 철학은 강자의 철학이다. 모세는 과단성있는 의사결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독교의 원죄 개념은 썩은 거다. 유태인이 노예였으므로 노예철학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은 모세를 옳게 소화하지 못했다. 어쨌든 단점이 있는 만큼 장점도 있다.


    창세기의 관점도 강자의 철학이라 하겠다. 유태인은 모세를 계승하고 창세기의 관점으로 바라보니 강자의 철학이다. 유태인의 선민사상 말이다. 그러나 약간 그러한 측면이 있을 뿐 철저하지 않다. 탈무드는 처세술로 가득차 있다. 그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유럽에서 약자였기 때문에 약자의 생존술을 발달시켜 왔다.


    처세나 적응은 철학이 아니다. 환경에 적응하면 동물이다. 인간은 환경을 극복하므로 철학인 거다. 철학은 세상에 불을 지르는 거지 불을 끄는 것이 아니다. 환경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니 환경이 양호하면 세력전략이고 환경이 나쁘면 생존전략이다. 세력전략은 철학이고 생존전략은 철학이 아니라 반철학이라 하겠다.


    한국의 불교는 600년간 탄압받으며 약자의 철학이 체화되었다. 현각이 주장하는 관점은 강자의 철학이다. 세력전략으로 가자는 것이다. 원불교와 만해사상이 이에 가까우나 일본불교의 변종이라는 약점이 있다. 현각의 말이 틀리지 않으나 한국불교와 맞지 않으니 역시 차도 없고 기름도 없는데 세력바둑 두자고 한다.


    그거 안 먹힌다. 바보냐? 실력이 딸리는 하수는 실리바둑 두는게 맞다. 석가는 원래부터 약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공자가 인생을 락樂으로 규정했다면 석가는 인생을 고苦로 규정했으니 관점이 상반된다. 깨달음을 얻어 강해진 측면이 있으나 충분하지 않다. 대승의 관점은 상대적으로 강자의 관점이 있다.


    소크라테스는 철학을 발견한 사람이니 이렇다할 자기주장이 없다. 플라톤은 강자의 철학에 가까우나 지배자의 관점으로 보았다.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강자라야 한다. 내면에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라야 한다. 돈이 많거나 권력이 많은 것은 가짜다. 공자는 낮은 신분에서 스스로 철학하여 위로 치고 올라갔으니 강자다.


    세습강자는 진짜 강자가 아니다. 변방에서 중앙을 치는 진정한 강자의 관점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부 강자의 관점이 있다. 마키아벨리도 일부 강자의 관점을 가지고 있다. 단지 관점이 그러할 뿐 강자의 철학을 만든건 아니다. 돈과 권력과 지식의 힘을 행사하는 물리력의 강자일 뿐 의사결정의 강자는 아니다.


    강자는 긍정하고 약자는 부정한다. 진짜 강자는 부정을 거쳐온 긍정이어야 한다. 막연한 긍정은 순종이니 노예의 관점이다. 권력자와 지식자의 긍정도 권력의 힘과 지식의 힘에 기대니 다른 것에 의지한 것이지 스스로 강해진 것은 아니다. 자기 내부에서 에너지를 조달한 것은 아니다. 권력도 넘고 지식도 넘어야 한다.


    권력과 지식에 의존한다면 역시 차도 없고 기름도 없는 것이다. 니체가 그나마 강자의 철학이라 할 수 있으나 그는 어릴때부터 병약했고 일찍 아버지를 잃었으며 여자형제와 하녀들에 둘러싸여 살았으니 그의 정신적 귀족 행동은 자기방어의 일환이다. 그의 내면은 부정을 거친 긍정에 이르지 못하니 부정에 머물렀다.


    니체가 강자의 언행을 했지만 다분히 약자의 허세다. 그는 강자를 동경하는 약자다. 약자를 경멸하는 행동은 강자의 행동이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약자혐오는 자기혐오다. 니체는 자기혐오를 확실히 극복하지 못했다. 어머니와 여동생의 보호를 받으면서 패기가 꺾였다. 서구의 철학에는 진정한 강자의 철학이 없다.


    강자는 세력전략을 쓰며 장기전을 한다. 강자는 약자혐오가 없다. 약자혐오는 자기혐오이기 때문이다. 강자는 처세하지 않으며 적응하지 않는다. 강자는 적을 타격하지 않고 대신 룰을 바꾼다. 약자를 짓밟는 자는 약자다. 트럼프의 폭력은 약자에게서 에너지를  빼앗는 행동이며 그것은 에너지가 없는 약자의 행동이다.


    돈이 있는 자는 돈을 빼앗지 않고, 지식이 있는 자는 지식을 빼앗지 않고, 권력이 있는 자는 권력을 빼앗지 않으니 강자는 빼앗지 않는다. 빼앗는 자는 강자가 아니다. 에너지가 있는 자는 그 에너지를 운용한다. 차에 기름을 채우고 그 차를 운전하여 간다. 차를 만들고 기름을 채우기까지가 철학이다. 철학한 다음 과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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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상대주의와 실용주의는 약자의 관점입니다. 마르크스주의는 적의 에너지를 빼앗아 쓰려고 한 점에서 강자의 철학이 아닙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에너지를 결집하는 방법을 논한 점에서 일부 강자의 관점이 있습니다. 그 마르크스의 강력한 일부 측면을 부정한 실존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도 약자의 철학입니다. 헤겔의 절대주의 태도는 강자의 관점이라 하겠으나 제대로 부정을 거친 긍정이 아니므로 강자의 철학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영혼이나 이성은 긍정이나 감성이나 본능은 부정입니다. 박카스를 거쳐간 아폴론이어야 합니다. 헤겔의 변증법 자체는 부정을 거친 긍정의 면모가 있으나 연역이 아니라 귀납이라는 점에서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감성과 본능이라는 부정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헤겔에게는 타자를 포용하는 강자의 인이 없습니다. 너보다 강하다는 식의 비교판단이면 이미 지고들어가는 겁니다. 약자의 태도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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