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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9768 vote 0 2013.11.13 (01:01:56)

     이제는 공간을 규명할 때


    당구공을 치면 공은 어디로 갈까?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당구공과 당구대다. 만약 당구공은 눈에 보이고 당구대는 보이지 않는다면? 아인슈타인은 양자세계의 기묘한 현상들은 우리가 모르는 숨은 당구공이 결정한다고 말했다. 보어는 확률이라는 단어 뒤로 숨었다. 확률은 모르는건 놔두고 아는 것만 논하자는 편법이다. 사실은 많은 부분을 보이지 않는 당구대가 결정한다.


    골프공이 어디로 굴러가는지는 골프선수가 결정하는게 아니다. 골프장은 불균일하다. 샌드벙커도 있고 워터해저드도 있다. 양자세계에서 경기장의 구조는 보이지 않으므로 경기장의 간섭은 확률로만 파악할 수 있다. 당구대의 간섭을 인정한다면 복잡해진다. 당구대가 삼각형, 오각형, 원형, 열린당구대, 닫힌 당구대, 반열린 당구대 등으로 무수히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이 파동과 입자를 논하지만 진정학 물리적 대상은 입자다. 파동은 상당부분 공간의 성질이 반영되어 있다. 파동은 결과로 산출된 값을 전달할 뿐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다. 빛은 입자다. 입자의 규명만으로 부족하고 이제는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공간을 규명해야 한다. 빛은 입자이면서 파동인게 아니라 입자이며 공간의 성질이 반영되어 있는 입자다.


    병아리를 감별하려면 손끝의 감각이 섬세해야 한다. 자로 재려면 자의 눈금이 대상보다 작아야 한다. 빛으로 빛을 관측한다면 실패다. 빛보다 작은 것을 동원하지 않는 한 인간은 이미 관측한계까지 간 것이다. 구조론으로는 보어가 옳다. 아인슈타인이 틀렸다. 그러나 보어의 한계도 분명하다. 자연은 인과법칙만으로 규명되지 않는다. 인과법칙이 틀렸기 때문이다.


    인과는 시간차를 두며 국소성을 이룬다. 양자얽힘은 비국소성을 나타낸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절대성의 세계를 규명했다. 국소성에 따라 그 무엇도 광속을 넘을 수 없다. 빛이 입자이면서 파동이라면 광속은 이미 광속을 넘어 있다. 구조론은 대칭성으로 본다. 대칭성은 비국소성의 세계다. 대칭성은 일의성을 성립시키며, 일의성은 원인과 결과 사이에 시간차를 두지 않는다.


    일의성이 물리학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부분은 별도로 규명되어야 하지만 일단 인과율은 폐기다. 뉴턴의 고전역학은 인과의 세계를 규명한다. 양자역학은 일의성의 세계를 노크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뉴턴을 폐기했지만 여전히 뉴턴식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뉴턴부터 아인슈타인까지가 인과율의 시대, 입자의 시대라면 다음 시대는 일의성의 시대, 공간의 시대다.


    공간은 전후, 좌우, 상하, 중심과 주변, 수렴과 확산의 대칭성에 의한다. 대칭은 축에 잡혀 있다. 대칭이 축을 얻은 것이 공간이다. 대칭이 축을 얻으면 효율적으로 된다. 하나의 스위치로 양방향을 동시에 통제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일의성이다. 이러한 공간의 성질이 물질 내부에 반영되면 입자다. 대칭성은 있으나 내부에 축이 없으면 파동이다. 대신 외부에 계가 설정된다.


    처음 에너지가 있었다. 에너지의 정체를 규명한 사람은 아직 없다. 에너지는 물리적 결과에 인과율을 적용하여 원인측의 포지션을 지정한 것이다. 어떤 결과값이 있다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그 원인은 에너지다. 에너지와 물리적 실재를 연결하는 것은 구조다. 여기에 방향성을 지정하는 것은 효율성이다. 효율성을 생산하는 것은 일의성이다. 일의성을 이루는 것은 대칭성이다.


    처음 거대한 에너지의 요동이 있었다. 그것은 진동이다. 에너지가 진동을 낳았다. 진동이 특정한 조건에서 효율성을 얻으면 공간이 발생한다. 한 집에 열명이 살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스무명이 살게 되었다면 무엇일까? 보나마나 2층을 올린 것이다.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효율성이며 효율성은 공간을 창출한다. 이에 우주가 이루었다.


    진동이 벽을 만나면 되돌아온다. 벽의 크기는 속도와 관계된다. 손바닥을 편 채로 물에 손을 담그면 어떨까? 손은 쉽게 물 속으로 들어간다. 매우 빠른 속도로 수면을 친다면? 다리에서 뛰어내리다가 수면과 충돌할 때의 충격파로 기절하여 죽는 사람도 있다. 어떤 물리적 작용을 할 때 반작용측의 의사결정에는 일정한 시간이 걸리며 이에 따라 계가 성립된다. 장場의 형성이다.


    물리적 작용이 대상의 의사결정속도라는 장벽을 만났을 때 힘이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것이 파동이다. 파동은 작용측과 반작용측이 대칭적이다. 작용의 크기와 같은 크기의 힘이 되돌아온다. 파동은 상하, 좌우, 전후, 중심과 주변, 수렴과 확산의 대칭성을 가진다. 반대로 내가 살짝 건드렸는데도 상대방은 두 배로 보복하는 경우가 있다. 호랑이를 건드리면 그런 꼴 본다.


    무너지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에 있는 돌탑을 살짝 건드리면 어떨까? 깔려죽는다. 사건을 일으키는 것은 작용측이다. 내가 작용한 만큼 상대가 반작용하면 파동이다. 내가 작용한 힘의 크기와 상관없이 반작용하면 입자다. 대칭은 공간이고 비대칭은 시간이다. 시간은 반복된다. 파동은 작용과 동시에 반작용의 힘을 전달하지만 입자는 시간을 기다려 대칭을 만들어낸다.


    입자는 큰 힘 하나에 작은 힘 2회 반복으로 대칭시킨다. 이에 입자는 불연속성을 가진다. 그만큼 공간의 효율이 만들어진다. 이에 전후, 좌우, 상하의 방향이 생긴다. 빈 공간이 만들어지고 그쪽으로 일제히 쏠리기 때문이다. 공간이 팽창하면서 우주는 단번에 이룩되었다. 입자는 의사결정속도가 빠르다. 대장이 있는 부대와 대장이 없는 부대의 차이와 같다.


    밀도가 걸린 계에 이물질을 투입하면 입자가 생긴다. 진동이 파동으로 바뀔 때 어느 지점에서 되돌아와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파동은 그 지점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에너지 손실이 일어난다. 그만큼 비효율적이다. 유리창에 금이 가면 파죽지세로 깨어진다. 그 부분에서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것이다. 입자는 의사결정을 돕는다. 그만큼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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