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760 vote 0 2023.09.27 (10:34:01)

    정치검사들은 한동훈에게 바치는 추석뇌물로 이재명 구속을 선택했다. 너무 속 보이는 뇌물이라서 한동훈은 난처해졌다. 국민들에게 범죄의 현장을 들켰다. 추미애는 윤석열을 잡지 못했고 한동훈은 이재명을 잡지 못했다. 칼을 휘둘렀는데 찌르지 못하면 다친다.


    한동훈이 2년간 이재명을 수사한 것은 국민에게 고통을 주려는 정치적 책략이었다. 그는 야당 지지자들에게 2년간 스트레스를 줬다. 이 정도면 지쳐서 나가떨어질 만하다. 지지자가 짜증나서 여당으로 갈아타게 하는 수법. 인간들이 원래 이런 심리공격에 약하다.


    중도성향 유권자는 지속적으로 가해진 저강도 스트레스에 넌더리가 나서 홧김에 '다 구속시켜버려!' 이렇게 된다. 실제로 한 씨의 작업은 일정한 성과를 올렸다. 그는 대선출마를 염두에 두고 정적을 제거하려고 정치공작을 했으며 이득을 챙겨왔고 한동훈주 올랐다. 


    내가 궁금한 것은 그 이득이다. 이재명은 처신을 잘못해서 의심받는다 치고 한동훈은 뭔데 장관이 사적으로 아는 검사를 풀어 정치적 이득을 챙기는가? 이건 현행범이다. 이재명 의혹은 오래된 일이고 한동훈의 정치적 뇌물수익은 유권자 눈앞에서 벌어지는 거래다.


    인맥으로 엮인 사조직 검사들이 정적수사라는 형태로 한동훈에게 정치적 이득을 제공했다. 왜 이 천인공노할 만행을 언급하는 지식인이 없는가? 이번 체포영장은 백 퍼센트 기각되는 거였다. 이게 무리한 시도라는 것은 세 살 어린이도 아는 거다. 진중권 저능 빼고.


    한동훈은 알았다. 국회에서 가결되었을 때 얼굴 표정에 드러나 있다. 이재명은 알았다. 수박의 거래를 물리쳤다. 한동훈이 몰랐던 것은 수박이 윤석열 정권에 협조한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이재명이 수박과 거래해서 부결시킬 줄 알고 시도한 음험한 정치공작이다.


    우리가 수박을 비난하면 안 된다. 잘 키운 수박은 이런 때 꼭지를 딴다. 수박은 이념이 같은 민주당 동료가 아니고 제휴한 외부 세력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김종필, 이인제와 제휴하고 수박이 발생했다. 원래 국힘당인데 꼬셔서 빼온 간첩이므로 언제든 저런 짓 한다.


    우리가 깨진 이유 중에 하나는 중도가 보기에 민주당 국회의원 수가 너무 많다는 거다. 그러므로 야당 안에 야당이 있어야 우리가 집권한다. 이인제의 아이들이 일정한 정도로 활약을 해줘야 한다. 수박들은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의 공천권을 빼앗으려고 딜을 친 거다.


    이재명의 단식으로 세 가지 문제가 해결되었다. 하나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 문제로 야당이 촛불시위까지 해야하느냐 하는 문제다. 오염수 정국의 출구전략 문제다. 이거 길게 끌고 가면 민주당 집권이 곤란하다. 오염수 문제는 수질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주권 문제다.


    야당은 주권을 확인하는 선에서 멈추어야 하는데 쉽지 않다. 두 번째는 총선 공천권 문제로 민주당이 분당될 위험이고 세 번째는 본인의 사법리스크다. 이재명은 스탠스가 꼬이지 않고 적절하게 위치를 잡았다. 단식은 사법리스크에 대한 반성의 의미가 상당하다. 


    이재명이 혼자 십자가를 진 것이며 사법리스크는 이재명 본인이 해결할 문제지만 정치인이 이 정도로 성의를 보이면 도덕성의 잣대가 까다로운 국민도 양해를 한다. 서로 예리한 부분이 무뎌진 것이다. 하여간 이게 다 진중권과 한동훈 두 바보형제 활약 덕분이다. 


    진중권은 진작에 윤석열에게 팽되었지만 한 씨를 키워서 무슨 수를 내보려고 저리 비비적대는 것이다. 인간이 한 번 양심을 팔면 어디까지 망가지는지 보여준다. 나는 민주당 당원도 아니고 이재명 지지자도 아니다. 그런데 판이 이렇게 흘러간다는 것을 안다. 


    한동훈이 무리한 정치도박으로 기어코 이재명을 대통령 만들겠다면 그것도 받아들여야 할 한국의 운명이다. 어쩌다가 역사의 짐을 졌으면 가게 된다. 어떤 짐을 졌는지 이재명도 모른다. 미래는 모르고 현재 스코어는 그렇다. 에너지는 궤도를 타고 법칙대로 간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530 앎과 믿음 김동렬 2023-10-28 1752
6529 믿음이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10-27 2628
6528 오세훈 이태원 희생자 조롱 코스프레 김동렬 2023-10-26 3548
6527 영혼의 의미 김동렬 2023-10-25 2251
6526 발견된 신 김동렬 2023-10-24 2556
6525 구조주의 진화론 김동렬 2023-10-24 1791
6524 신과 우상 김동렬 2023-10-23 2223
6523 윤석열은 신이 아니다 김동렬 2023-10-22 3310
6522 깨달음 김동렬 2023-10-22 2146
6521 의미론 김동렬 2023-10-21 1846
6520 신의 신 김동렬 2023-10-20 3674
6519 손석희 나와라. 이준석 삽질 김동렬 2023-10-19 3460
6518 백인 우월주의가 이스라엘 야만성 본질 김동렬 2023-10-19 3740
6517 신의 의미 김동렬 2023-10-18 3301
6516 간섭원리 김동렬 2023-10-17 2456
6515 이준석의 눈물 김동렬 2023-10-16 3362
6514 이재명 필승법 김동렬 2023-10-15 3896
6513 겸손이 오만이다 1 김동렬 2023-10-14 3764
6512 신과 권력 김동렬 2023-10-13 3712
6511 비겁한 이스라엘인들 김동렬 2023-10-12 3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