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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80 vote 0 2023.08.22 (15:34:09)

    우리는 빛과 어둠이 있다고 믿는다. 틀렸다. 빛은 광자가 있지만 어둠은 암자가 없다. 어둠은 빛의 조절이다.


    중력은 아래로 붙고 부력은 위로 뜬다. 틀렸다. 배가 물에 뜨는게 아니라 물이 중력에 의해 배 밑바닥으로 파고든다. 부력은 중력을 반대편에서 본 것이다. 부력은 없다. 그것은 인간의 착각이거나 언어적 편의다.


    우리는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내밀어 걷는다고 믿는다. 틀렸다. 사실은 발로 뒷땅을 밀어서 걷는다. 정확히는 상체를 앞으로 숙여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는 방법으로 걷는다. 정확한 메커니즘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줄을 당기는 것이 줄다리기라고 믿는다. 틀렸다. 줄로 버티고 발로 땅을 민다. 땅밀기 게임이다.


    우리는 산 것과 죽은 것이 있다고 믿는다. 틀렸다. 산 것은 생명이 있고 죽은 것은 그 무엇이 없다.


    무는 유의 반대가 아니다. 유는 일어남이고 무는 유의 다함이다. 무는 유에 종속된다. 무는 유를 조절한다.


    우리는 무엇과 무엇이 반대된다고 믿지만 그것은 존재의 반대가 아니라 생각의 반대다. 생각의 편의가 존재의 사실을 침범한다.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왼팔과 오른팔은 대칭이다. 가리키는 방향이 다르다. 왼팔이 서쪽을 가리키면 오른팔은 동쪽을 가리킨다. 그런데 유가 왼쪽을 보면 무도 왼쪽을 본다. 무는 유를 따라갈 뿐 거스르지 않는다. 무는 유의 그림자다. 유와 무는 대칭되지 않는다.


    유는 격발하고 무는 실행한다. 유는 결정하고 무는 전달한다. 유는 머리가 되고 무는 꼬리가 된다.


    기관차는 엔진이 있고 객차는 엔진이 없다. 기관차는 유다. 객차는 무다. 객차는 기관차를 완성한다. 무는 유를 완성한다. 꼬리는 머리를 완성한다. 유와 무는 하나다. 유가 앞장서고 무가 뒤따르면 비로소 완성된다.


    선은 사회성이 있고 악은 사회성이 없다. 악은 선의 반대가 아니다. 악은 선의 멈춤이다. 악은 선의 문제다. 


    우리는 진보와 보수가 각각 있다고 믿는다. 틀렸다. 진보는 문명성이 있고 보수는 진보를 조절한다. 빌런은 히어로를 조절한다. 히어로는 빌런에 의해 완성되고, 진보는 보수에 의해 완성된다.


    절대성은 절대로 존재하고 상대성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성은 절대성의 반대가 아니다. 화살은 활의 반대가 아니다. 민중은 엘리트의 반대가 아니고, 뿌리는 가지의 반대가 아니고, 자궁은 아기의 반대가 아니다.


    열기는 차가운 곳으로 이동한다. 냉기는 이동하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열면 냉기가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열기가 냉장고 속으로 들어가며 냉기를 밀어낸 것이다. 냉기는 단지 떠밀렸을 뿐이다.


    세상은 흐른다. 역사는 흐른다. 문명은 흐른다. 무리 지어 함께 이동한다. 다들 가는데 혼자 뒤에 처졌다가 보수로 떠밀린다. 냉기가 열기에 떠밀리듯이 그들은 가만있다가 보수로 떠밀린다.


    삶은 죽음으로 이동한다. 죽음은 이동하지 않는다. 삶과 죽음은 대칭이 아니다. 삶과 삶의 다함이 있을 뿐이다.


    우리의 상식은 모두 틀렸다. 세상을 대칭으로 보는 흑백논리, 프레임 걸기 기술, 이항대립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바람이 부는게 아니라 부는 것이 바람이다. 나쁜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게 아니라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다. 메커니즘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공격수와 수비수는 반대가 아니라 원팀이다.


    대칭이지만 대칭이 아닌 것이 메커니즘이다. 머리와 꼬리는 대칭이지만 대칭이 아니다. 몸통에 의해 하나가 된다. 엔진과 바퀴는 대칭이지만 대칭이 아니다. 차체에 의해 하나가 된다. 겉보기 형태는 대칭이지만 에너지 전달은 비대칭이다.


    메커니즘은 두 바퀴를 연결하여 하나의 존재 단위를 이룬다. 주는 자와 받는 자가 있다. 능동과 수동이 있다. 결정과 실행이 있다. 그것은 둘이면서 하나다. 


    마주 선 둘의 대칭을 관통하는 대칭 속의 비대칭을 깨닫지 않으면 안 된다. 이항대립적 사고에서 일방향적 사고로 갈아타지 않으면 안 된다. 원자론적 사고에서 메커니즘적 사고로 올라서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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