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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00 vote 1 2021.08.12 (11:57:40)

    뇌과학과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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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이든 자율주행이든 뭔가 근본적으로 번지수를 잘못 짚고 있다는게 구조론의 입장이다. 최신 뇌과학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이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고. 구조론이 이 책의 영향을 받았다거니 표절이라느니 하는 인간들이 꼭 있기 때문에. 


    요즘 눈이 안 좋아서 책을 못 읽음. 쓰기도 바쁜데 읽을 시간이 어딨어? 각설하고. 뇌는 생각하기 위해 있는게 아니다? 그렇다면? 예산절감을 위해 존재한다. 의사결정비용이 만유의 근본이라는 구조론의 입장과 통한다. 뇌가 하는 일은 예측이고 예측은 비용을 절감한다. 


    물을 마시고 20분이 지나야 온몸에 수분이 퍼져서 갈증이 해소된다. 뇌는 20분 후의 갈증해소를 예측하고 지금부터 움직여도 좋다고 신호를 보낸다. 멋지잖아. 구조론으로 보면 뇌는 여러 동작을 하나로 묶어 세트로 대응하게 한다. 이것이 필자가 말하는 생각 속의 도마다. 


    생선을 도마 위에 올리지 못하므로 칼로 자르지 못한다. 사람은 뭐든 지능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큼지막한 머리통 필요 없고 작은 도마가 필요하다. 전축의 바늘과 레코드판의 홈 같은 것. 방아확과 절굿공이 같은 것. 둘이 만나는 접점이다.


    그 핵심이 없어서 생각을 못 하는 것이다. 머리가 나쁜 건 도마가 없기 때문이다. 칼은 좋다. 인공지능의 실패는 칼만 벼르고 도마가 없어서 허공에서 생선을 자르는 실패다. 칼이 좋으면 허공에서 생선을 자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도마가 받쳐줘야 요리사가 솜씨를 발휘한다. 


    생각을 못하는게 아니고 생각의 방해자를 제거하지 못하는 것이다. 도마는 비어 있다. 방해자가 제거되어 있다. 외부가 잘 차단되어 있다. 도마는 현재와 미래를 같은 장소에 늘어놓는다. 예측한다는 것이다. 현재와 미래를 연동시켜서 판단한다. 앞을 보고 뒤를 아는 것이다. 


    물체의 앞면을 보여주고 뒷면을 그리라고 한다. 앞의 돌출된 모습을 보고 뒤의 오목한 부분을 그릴 수 있으면 그 사람이 영재다.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그것을 그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왜 못 그릴까? 그냥 그리면 되잖아. 이쪽이 볼록하면 저쪽은 오목하잖아. 


    볼록하니까 반대로 뒤집어서 오목하게 그리라고. 그런데 왜 못 그려? 머릿속에 펼쳐지는 도화지가 없으므로 볼록과 오목을 같은 공간에 두지 못한다. 도화지는 방해자가 차단되어 있다. 하얀 종이다. 아무것도 없다. 그런 빈 여백이 없어서 그림을 그리지를 못하는 것이다.


    늑대의 추적에 쫓기는 사슴과 같다. 생각을 하려면 멈춰야 한다. 멈추면 죽는다. 빈 도화지가 있으면 뒤에 늑대를 그리고, 앞에 사슴을 그리고, 옆에 샛길을 그릴 수 있다. 도화지가 없다. 구조론은 마이너스다. 무언가 차단해야 한다. 외부를 틀어막아야 도마가 만들어진다. 


[레벨:4]고향은

2021.08.13 (14:20:15)

가짓수가 많으면 과부하다
지금 여기에서의 실천 가능한 재료만
도화지와 도마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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