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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663 vote 1 2020.09.29 (21:11:35)

      

    세상은 무엇으로 되어 있는가? 우리는 물질의 성질을 통해 세상을 파악한다. 세상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물질은 고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물질의 성질을 규명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 물질의 성질을 규명하는 것은 물리학이다. 그런데 물질에는 성질이 없다.


    물리학에 수학만 나오는 이유다. 우리는 막연히 그것 내부에 어떤 성질이 있을 것으로 여긴다. 밤껍질을 까면 알밤이 나온다. 땅콩껍질을 까면 땅콩이 나온다. 바깥에는 껍질이 있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것 내부에 있다. 과연 그런가? 많은 경우 답은 바깥에 있다. 


    그림자의 위치를 정하는 것은 조명이다. 무게를 결정하는 중력은 그것에 없고 지구의 인력에 있다. 그러므로 달에서는 가벼워진다. 많은 경우 그것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다. 양파껍질을 까면 결국 아무것도 없다. 사람의 덕성을 결정하는 선악은 마음에 숨어있다?


    아니다. 많은 경우 답은 주변 환경에 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했다. 남이 장에 가면 거름 지고 장에 가는 게 인간이다. 바람잡이가 옆에서 부추기면 거의 넘어간다. 전구에 불이 들어오는 것은 건전지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건전지는 전구의 바깥에 있다.


    태풍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주변의 기압 배치다. 주변과의 관계가 그것을 결정한다. 그것이 내부에 있는 경우도 있다. 빛은 입자가 있다. 어둠은 암자가 없지만 빛은 광자가 있다. 그림자는 주변에서 결정하지만 빛은 내부에서 스스로 결정한다. 자동차의 엔진이다.


    엔진은 내부에 있다. 그런데 외연기관은? 증기 터빈은 그것이 외부에 노출되어 있다. 그것은 안에도 있고 밖에도 있다. 내부에서 결정하면 절대성이고 밖에서 결정하면 상대성이다. 그런데 어디가 안과 밖의 경계선이지? 내부의 내부가 있고 또 외부의 외부가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다. 그것은 무엇인가? 관측자의 맞은편에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것은 관측자와 맞은 편에서 대칭을 이룬다. 그게 문제다. 세상은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며 의사결정은 어떤 둘의 연결방식인 구조에 의해 일어난다. 구조는 그것의 내부에 있다. 


    바깥에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닫힌계를 지정하여 내부를 만들어야 한다. 상대적 관계를 절대적 구조로 바꾼다. 우리는 내부의 내부와 바깥의 바깥 사이 어드메서 길을 잃고 헷갈려 한다. 무엇인가? 관측자의 개입이다. 땅콩은 껍질이 있다. 껍질로 연결된다.


    그것은 연결이다. 관측자도 연결한다. 관측자가 껍질이 되므로 곤란해진다. 껍질이 있는 물건은 껍질을 까면 된다. 뚜껑을 열면 된다. 지퍼를 열면 된다. 내용물을 찾으면 된다. 껍질이 없는 물건은 닫힌계를 지정하면 된다. 그런데 관측자가 껍질이 되어 실패한다.


    밤톨을 까고 땅콩을 깐다. 껍질을 버리고 열매를 취한다. 뚜껑을 열고 내용물을 꺼낸다. 우리가 그 내부에 들어와 있다면? 우리가 땅콩의 일부가 되어 있다면? 우리의 바깥에서 껍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가족이나 부족이나, 민족이나 국가들이다. 사회가 껍질이다.


    문제는 인간이 어떤 대상을 관측하는 즉시 나와 대상 사이에 대칭이 성립하면서 껍질이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관측의 결과가 왜곡된다. 답은 연결에 있다. 형식이 내용에 앞선다. 양파는 껍질이 알맹이다. 껍질이 대칭의 축을 이룬다. 껍질이 진짜 답이다.


    인간이 껍질노릇을 해서 실패다. 그 인간의 집합인 사회가 껍질이다. 우리는 껍질을 버리고 내용을 취하려 하지만 실패다. 껍질이 답이다. 형식이 답이다. 연결이 답이다. 존재가 어떤 성질을 가지는가는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가다. 어떤 껍질을 가졌는지가 정한다. 


    코로나는 껍질의 돌기로 인체와 연결시킨다. 우리가 물질이라고 믿는 것은 껍질이다. 껍질이 있으면 성질이 있다. 사과껍질을 벗기면 신맛을 느끼고 도라지 껍질을 벗기면 쓴맛을 느끼고 사탕껍질을 벗기면 단맛을 느낀다. 껍질을 따면 속성이 노출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짜다. 껍질은 인간의 관념에 불과하다. 실제로 있는 것은 대칭이다. 대칭이 의사결정구조다. 어떤 대칭이 있으면 어떤 결정이 있다. 대칭은 그것 안에도 있고 그것 밖에도 있다. 인간 내부의 대칭은 유전자와 신체 내부의 장기다. 어떤 사람에 문제가 있다.


    신체 내부의 장기가 탈이 난 것이다. 혹은 유전자가 이상한 것이다. 어떻든 내부에 무언가 있다. 대칭이 있다. 밖에도 있다. 그 사람의 친구가 수상하다. 주변이 수상하다. 그 사람을 조종하는 누군가 있다. 그 바깥의 누군가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외부와 연결된다.


    관계를 맺고 있다. 구조는 안에도 있고 밖에도 있다. 안의 안이 있고 밖의 밖이 있다. 안과 밖을 연결하는 껍질이 중요하다. 안에 있으면 구조고 밖에 있으면 관계다. 내부구조는 고정되고 외부관계는 흔들린다. 관측자가 개입한다. 가짜 껍질이 만들어져 헷갈린다. 


    관측자의 입장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악이니 도덕이니 정의니 하는 관념들은 관측자가 개입한 결과다. 보통은 언더도그마라고 한다. 약자의 입장은 언제나 옳다는 식으로 정치적인 기동이 들어가면서 왜곡된다. 진실을 보지 못하고 일단 판돈을 올리는 거다.




[레벨:4]고향은

2020.10.02 (23:37:53)

"대칭이 의사결정구조다.
어떤 대칭이 있으면 어떤 결정이 있다.
대칭은 그것 안에도 있고 그것 밖에도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깊은 것은 피부이다
ㅡ 폴 발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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