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358 vote 0 2021.12.19 (23:34:09)

    1608년에 네덜란드 안경업자가 발명한 망원경이 1년 만에 갈릴레이 손에 들어가서 개량되었다. 갈릴레이는 멀리까지 내다보았다. 그의 가슴에는 빅 픽처가 그려졌다. 그는 판을 완전히 갈아엎으려고 했다. 세상을 다 바꾸려고 했다. 고작 하나의 단서를 잡았을 뿐인데도 말이다. 


    그러다가 기존질서의 관성력에 깨졌다. 갈릴레이가 물질의 관성은 보았는데 구체제의 관성은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갈릴레이 이후 과학사는 갈릴레이의 해석에 불과하다. 인류는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했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었을 뿐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구체제의 관성은 여전히 완강하다.

    지구는 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지구 밖으로 튕겨나가지 않을까? 원심력이 작용할텐데? 지동설에 대한 천동설의 공격이다. 이에 대한 갈릴레이의 대답이 관성이다. 뉴턴이 중력을 비롯한 뉴턴 3법칙으로 해결했지만 그것은 나중의 일이다. 갈릴레이는 무리들에 공격받아서 상처입고 죽었다. 


    갈릴레이의 관성이 무엇일까? 맞물려 있음이다. 관성이 구조다. 구조론은 세상이 톱니가 맞물려 돌아간다는 견해다. 둘 이상이 서로 맞물려 있으므로 물질이 성질을 획득한다. 둘이 맞물리는 방식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21세기 이 시대에 또다른 빅 픽처가 필요하다. 우리는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지구가 돌든 태양이 돌든 엔진이 있어야 한다. 무엇이 우주를 돌리는가?

    데모크리토스의 원자와 갈릴레이의 관성을 합치면 구조다. 원자가 뭔지는 다들 알 것이다. 아니 원자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없다. 막연히 감으로 아는건 빼자. 옛날 사람들은 물질을 연속적인 존재로 보았다. 원자는 불연속적으로 떨어져 있다. 빛이 입자냐 파동이냐 하는 논쟁과 같다. 


    구조론은 서로 떨어진 두 입자가 계를 이루고 맞물려 돌아가면 파동의 성질을 획득한다는 거다. 파장이 같아져서 균일한 계를 이룬다. 우주를 돌리는 엔진은 그곳에 있다. 인류에게는 또 하나의 망원경이 필요하다. 그것은 의사결정구조를 보는 망원경이다. 구조론은 둘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이다. 맞물리면 안정된다. 안정되면 이긴다. 지면 하나의 맞물림에서 또다른 맞물림으로 옮겨간다. 그 엔진에서 변화가 격발되는 것이다.

    원자는 하나의 존재이고 관성은 둘의 맞물림이고 구조는 거기서 일어나는 의사결정이다. 움직이는 것은 계속 움직이려고 한다는게 관성이다. 원자는 하나이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움직이는 것을 멈춰세우면 멈춰야 한다. 그런데 왜 멈추지 않고 계속 움직이려고 할까?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지면 멈추고 이기면 계속 가고 비기면 방향이 틀어진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592 왕권과 신권에 대한 이해와 오해 김동렬 2002-12-29 17705
6591 진중권의 거듭되는 거짓말 김동렬 2003-05-23 17686
6590 노무현호의 개혁철학 image 김동렬 2003-01-10 17680
6589 추미애 너 까지도? image 김동렬 2004-03-06 17677
6588 노무현 단일후보 결정 국민 2002-11-25 17669
6587 범대위와 앙마 누가 옳은가? 김동렬 2003-01-05 17662
6586 경성대앞 이회창 연설회!(펌 최고 인기글) 김동렬 2002-12-01 17656
6585 우리당 일각의 내각제설에 대하여 2005-08-31 17649
6584 명품 서울 삼만불 경기도 김동렬 2006-04-03 17646
6583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만 김동렬 2005-12-19 17645
6582 지구 온난화 주범은 우주선? 김동렬 2009-01-06 17606
6581 후단협의 쓰레기들의 작태(프레시안) 김동렬 2002-11-12 17606
6580 33살 케빈 카터의 죽음 image 김동렬 2006-01-17 17602
6579 정몽준 폭탄’이 터졌지만 승리는 우리 것이다 김동렬 2002-12-19 17587
6578 -인터넷시대의 카이사르 노무현- 김동렬 2002-12-18 17587
6577 [서프라이즈펌] 민새의 묘비명.. 놀램 2002-11-23 17587
6576 Re..진짜 골 때림 14 2002-12-09 17577
6575 마음의 구조 image 1 김동렬 2010-11-01 17570
6574 비트코인 혁명의 시대 살아남기 image 5 김동렬 2017-12-10 17563
6573 태양 image 김동렬 2003-05-31 17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