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2770 vote 0 2020.05.05 (18:55:49)


    관계 중심의 세계관


    구조론은 관계 중심의 세계관을 제공한다. 우리는 관측되는 정보를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 정보는 자연의 변화를 반영한다. 변화는 관계의 변화다. 그 외에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막연히 물질의 고유한 속성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만 이는 경험에 근거한 비과학적인 접근이다.


    고유한 속성이란 것은 없다. 그것은 막연한 표현이며 얼버무리는 말이다. 모든 정보는 변화에 대한 정보이며 모든 변화는 관계의 변화다. 관계와 그 변화야말로 존재의 알파요 오메가다. 관계는 어떤 둘이 만나는 방식이다. 존재는 어떻게 만나는지에 따라서 성질을 획득한다.


    구조론은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둘의 사이의 관계를 바라본다는 점이 각별하다. 둘이 만나는 방식에 정보가 있다. 관계의 종류는 다섯이다. 다섯 가지의 서로 다른 만남의 방식이 있다. 더 이상의 관계는 없다. 만나려면 움직여야 하고 움직이면 단절되기 때문이다.


    이쪽을 연결하면 저쪽이 끊어진다. 풍선효과와 같다.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나온다. 엔트로피의 법칙에 따라 사건 안에서 에너지가 전달될 수 있는 만남의 형태에는 제한이 걸린다. 부자관계와 부부관계는 동시에 성립할 수 있다. 누군가의 남편이면서 동시에 누구의 아빠가 된다.


    그러나 동시에 두 여자의 남편이 되거나 두 엄마의 자식이 될 수는 없다. 이 사람의 자식이면 저 사람의 자식이 아니다. 어떤 하나가 동시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형태는 최대 다섯이다. 여섯이 되는 순간 하나가 떨어져 나간다. 에너지는 움직이고 움직임에 의해서 연결된다.


    연결되면 관계를 맺는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가 떨어져 나간다. 결혼하면 친구와 멀어진다. 연결과 단절에서 사건의 안과 밖이 결정된다. 안으로는 연결되며 외부와는 끊어진다. 연결은 내부적으로만 일어난다는 것이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안과 밖을 가르는 기준이 곧 사건이다.


    내부적으로 동시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성질과 외적으로 동시에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성질에 의하여 관계는 다섯뿐이다. 그것이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수학적으로는 체, 계, 각, 선, 점이다. 관계는 연결되고 끊어지며 의사결정의 단위를 만든다. 그것은 곧 사건의 단위다.


    사건 안에서 관계는 통제된다. 그것이 구조다. 에너지가 작용하면 계가 성립되고 외부와 끊어지며 내부적으로 연결되어 사건의 단위를 구성한다. 이때 내부에서 그 내부의 내부로, 그리고 그 내부의 내부의 내부로 계속 연결되어 간다. 그러나 에너지로는 그 연결이 끊어져 있다.


    자동차가 움직이면 출발선에서 멀어진다. 연결이 끊어진 것이다. 그러나 엔진과 바퀴는 연결되어 있다.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에너지적으로는 끊어져 있다는 것이 엔트로피다. 이렇게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에너지적으로 끊어진 형태는 다섯 가지가 있다.


    그것이 계다. 계 안에서 사건의 진행은 체, 각, 선, 점으로 진행하며 이 방향으로 갈 때에 한해 에너지가 전달된다. 그 역방향으로 가면 에너지가 단절된다. 여기서 통제된다. 에너지가 공급되는 라인은 하나뿐이므로 경우의 수는 제한된다. 이에 만유의 질서가 작동하게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5.06 (05:13:28)

"모든 정보는 변화에 대한 정보이며 모든 변화는 관계의 변화다."

http://gujoron.com/xe/1198708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636 에너지의 세계 김동렬 2022-06-25 1611
6635 연결 김동렬 2023-01-19 1616
6634 존재의 엔진 김동렬 2023-07-22 1616
6633 신의 진화 김동렬 2023-11-15 1625
6632 백마 타고 오는 사람 1 김동렬 2023-11-24 1641
6631 염경엽 야구의 해악 김동렬 2023-11-14 1642
6630 직관력 김동렬 2024-02-06 1650
6629 클린스만의 명암 김동렬 2023-11-20 1651
6628 영화 파묘와 쇠말뚝 해프닝 image 김동렬 2024-03-08 1651
6627 국혐 포기는 이르다 김동렬 2024-03-14 1652
6626 문명과 야만의 차이 1 김동렬 2023-11-10 1659
6625 존재의 핸들은 무엇인가? 김동렬 2022-04-26 1665
6624 양자역학의 이해 김동렬 2024-01-04 1673
6623 함흥차사 인요한 김동렬 2023-11-05 1674
6622 방민전쟁. 선수들끼리 왜 이러셔. 1 김동렬 2024-04-26 1676
6621 방향과 압박 김동렬 2023-11-09 1679
6620 에너지란 무엇인가? 김동렬 2023-08-27 1687
6619 생각의 기술 김동렬 2023-01-24 1688
6618 구조론의 첫 단추 김동렬 2023-12-23 1691
6617 민주당 전략은 허허실실 김동렬 2023-12-06 1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