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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907 vote 0 2021.06.02 (21:04:33)

    구조론은 상하, 좌우, 전후, 고저, 장단과 같은 대칭을 통해 세상을 해석하는 기술이다. 세상은 온통 대칭이다. 우리는 한 개의 대칭을 찾으면 거기에 붙잡혀 다른 대칭을 놓친다. 그 이유는 관측자의 개입 때문이다. 객체를 바라보는 주체인 자기를 개입시키는 것이다. 


    관측자가 관측대상을 붙잡는다. 그것은 손에 물건을 들고 있는 것과 같아서 손에 쥔 것을 내려놓을 수 없기 때문에 다른 대칭을 보지 못한다. 특정한 관점에 붙잡혀서 다른 각도에서 보지 못한다. 관점의 이동이 필요하다. 대칭된 상태에서 또 다른 대칭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인과율을 배워서 원인과 결과의 대칭을 알고 있다. 움직이는 사건에는 더 많은 대칭이 숨어 있다. 톱니가 맞물려 돌아가는 판도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가 요구된다. 그것은 연역적 사유이자 모형적 사유다. 시스템과 메커니즘과 스트럭쳐와 액션과 코드가 있다.


    다섯 대칭이 얽혀서 사건의 모형을 이룬다. 대칭은 나란히 가며 변하지 않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하는 것의 대칭을 이용해서 변화량을 알아낸다. 그것이 지식이다. 안팎의 에너지대칭, 상하의 물질대칭, 좌우의 공간대칭, 전후 시간대칭, 표리 정보대칭이 있다. 


    포병이 대포를 쏜다면 장약의 증가와 사거리의 증가가 비례한다. 맞물려 돌아가는 둘 사이에 변하지 않는 하나가 있다. 그 변하지 않는 것이 변했다면 원인은 무엇인가? 관측자의 이동이다. 관측자가 움직인 정도를 알아내면 우리가 원하는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 


    장약과 사거리 사이에서 변하지 않는 대포의 고각을 변화시켜 명중탄을 쏠 수 있다. 구조로 엮여 나란히 가는 두 가지 변화 중에 변하지 않는 하나를 찾아 그것을 변화시킬 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두 개의 바퀴가 축에 잡혀 있다. 바퀴는 돌아도 축은 돌지 않는다. 


    자동차의 치동기어는 돌지 않는 축을 돌려서 문제를 해결한다. 디퍼렌셜 기어에 의해 자동차가 커브를 돌 수 있다. 변화가 대칭적으로 엮여 있을 때 축은 변하지 않지만 외부 관측자에 대해서는 축이 움직인다. 변하지 않는 것의 변화를 조절하여 문제를 해결한다. 


    그것이 숨은 플러스알파가 되는 사건의 기세이며 시장의 이윤이며 집단의 권력이다. 그거은 가속도 혹은 관성력이다. 백래시로 나타난다. 백래시는 현재 상태를 변화시키려고 할 때 갑자기 튀어나와서 완강하게 거부하는 힘이다. 검사들이 하는 짓을 보면 알 수 있다. 


    그 힘은 숨었다가 갑자기 나타난다. 장치가 방향을 틀 때 톱니가 진동과 굉음을 낸다. 그것은 주로 혁신의 형태로 숨어 있다. 기득권은 주가에 반영되어 있고 혁신의 기세는 비트코인의 기세와도 같아서 잘 포착되지 않는다. 어디까지가 거품이고 살인지 알아낼 수 없다.


    그것은 반발력이며 복원력이다. 잠복해 있다가 현상을 변경하려 하면 갑자기 숨은 힘이 드러나므로 감추어진 플러스알파다. 그것을 알아낼 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나의 사건에서 이러한 삼각구조는 두 번 반복된다. 바퀴축에 하나 엔진에도 하나 있다.


    돌지 않는 바퀴축을 차동기어로 돌리듯이 움직이지 않은 연료탱크에 연료를 추가할 수 있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에 각각 한 번씩 있다. 하부구조의 셋은 활과 화살과 과녁이다. 활에 가해지는 힘의 변화에 화살에 가해지는 비거리 변화에 과녁에 맞는 표적지 변화다. 


    궁수가 힘을 주면 화살의 비거리가 변하고 과녁에 뚫리는 구멍 위치가 변한다. 활에 가해지는 힘도 변하고 화살에 가해지는 운동도 변하는데 과녁은 어디 안 가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변한다. 명중이냐 오발이냐에 따라 구멍이 다르다.


    이것은 하부구조다. 상부구조에서 같은 패턴의 정반합이 한 번 더 반복된다. 궁수가 말을 달리며 활을 쏘면 말의 이동과 궁수의 이동과 활의 이동이다. 말이 움직이면 궁수가 움직이고 활도 움직인다. 말이 질, 궁수는 입자, 활은 힘, 화살은 운동, 과녁은 량이다. 


    말은 원래 움직이지 않는다. 궁수가 말을 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을 탄다. 지진이 일어난다. 바람이 분다.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말이다. 궁수에 가해지는 일체의 외력이 말이다. 습도와 운도와 바람에 따라 궁수는 적절히 오조준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변하지 않는 것인데 변한다. 그것을 조절하여 우리는 문제를 해결한다. 위안부 문제를 두고 일본은 한국이 골대를 옮겼다고 비난한다. 국제사회의 판단기준을 바꾸어 버렸다. 골대는 움직이지 않는데 움직인다. 축구장은 기울지 않는데 조중동은 기울어진다. 


    검사와 언론은 어느 한쪽 편으로 기울지 않아야 하는데 기울어진다. 기울지 않는 것이 기울 때가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 기울지 않는 것은 혁신이다. 혁신의 기회는 어느 나라나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것을 한국에 유리하게 기울여서 우리는 남보다 앞서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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