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500 vote 0 2020.02.08 (19:47:29)

    범신론과 이신론의 한계


    모든 것이 신이라는 말은 그 무엇도 신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 구조론은 일원론이므로 다원론은 배척한다. 범신론은 배척된다. 이신론은 신이 어딘가에 있지만 인간의 삶과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상관없다면 그것은 외계 생물체이지 신이 아니다. 내 바깥의 타자는 신이 아니다. 


    기독교의 신은 타자이므로 신이 아니다. 선은 두 점의 연결이다. 나와 신이 연결되어야 내가 있고 신이 있는 것이다. 내가 없으면 연결이 끊어지고 신도 없다. 진실로 말하면 점이 연결되어 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선이 끊어지고 연결되는 그 위치가 점이 된다. 전기회로와 같다. 


    저쪽이 끊기면 이쪽이 이어진다. 신과 나는 회로처럼 연결되어 있다. 라디오와 방송국은 원래 연결되어 있다. 내가 라디오를 켰기 때문에 방송국이 문득 발생한 것이 아니고 방송국은 원래 부터 있는 것이다. 라디오도 원래부터 있다. 둘은 첫 전파의 송출부터 동시에 성립한다. 


    방송국이 없는 라디오는 라디오가 아니고 라디오가 없는 방송국은 방송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은 동시에 확정된다. 그러나 어떤 라디오는 그렇지 않다. 세상의 모든 라디오를 하나로 본다면 원래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내 손 위의 특정한 라디오는 방송국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 


    보편성과 특수성의 차이다. 보편성의 나는 연결되어 있지민 특수성의 나는 연결되어 있지 않다. 세상의 많은 나는 연결되어 있고 식물인간 상태의 어떤 나는 연결되어 있지 않다. 의사결정 못하는 어떤 나는 연결이 끊겨 있다. 끊어진 나도 있고 고장난 나도 있고 죽은 나도 있다. 


    끊어진 길은 길이 아니다. 끊어진 신은 신이 아니다. 끊어진 나는 내가 아니다. 나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신은 신이 아니다. 신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나는 내가 아니다. 진보하지 않는 문명은 문명이 아니고 호흡하지 않는 생물은 생물이 아니고 가지 못하는 차는 자동차가 아니다. 


    신은 나의 존재와 나의 권력과 권리와 소유와 영역과 동료와 그 모든 것이 희미하기 때문에 혹은 내가 행하기에 따라 그것이 뚜렷해지기 때문에 또는 그것이 전기회로처럼 때로 동시에 연결되고 동시에 끊어지기 때문에 세상과 나의 그러한 관계 때문에 파악되는 존재의 방식이다.


    언제 어디에 있는 어떤 나는 특수성의 나지 보편성의 나가 아니다. 보편자로서의 나를 인식해야 신이 인식된다. 나는 세포의 집합이 아니고 권리와 권력과 소유와 동료와 더 많은 것들을 연결하여 도출하고 성립시키는 의사결정의 주체로서의 나다. 나를 인식해야 신을 인식한다. 


[레벨:11]큰바위

2020.02.09 (01:22:46)

기독교가 개독교로 된 것은 신을 타자화했기 때문이다. 

원래 기독교는 신이 나고 내가 신이다 (아버지가 아들이고 아들이 아버지다) 라고 했던 예수에게서 답을 찾아야 하는데, 씨잘때기 없는 데서 답을 찾아서 망가졌다. 


기독교는 바울교로 전락한 면이 없지 않다. 


원래 진짜 그리스도교의 정수는 신론에 있고 그 신론은 한마디로 

나는 나다. I am Who I am에 다 들어있다. 


존재론이다. 


원래 경은 길을 가르쳐주는 책이다. 

서가 있고 경이 있는데, 서보다는 경이 한 수 위다. 


경은 진리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는 경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씨부려왔다. 


그리스도교, 야훼교의 핵심은 I am Who I am 하나로 귀결된다. 


개독교는 가라. 


한마디 더, 기독교가 망가진 것은 전적 타락을 전제해 놓고 인간의 희망없음을 강조하면서다. 


희망없음이 아니라, 무한한 희망을 강조하고, 

전적 타락이 아니라, 여전히 인간 안에 존재하는 신, 조금 양보해서 신의 형상이 있음을 말해야 한다. 


나는 종교를 말하는 게 아니라, 진리를 말하는 중이다. 


범신론, 이신론 이런 건 언어유희일뿐 아니라, 인식론의 유희다. 


그냥 신은 존재하는 거다. 


내가 존재하는 게 분명한데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어폐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2.09 (06:29:10)

"나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신은 신이 아니다. 신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나는 내가 아니다."

http://gujoron.com/xe/1166082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
6813 근본문제 update 김동렬 2024-05-01 516
6812 헤어질 결심 - 한국 지식인의 저급함 update 김동렬 2024-05-01 903
6811 문화혁명의 진실 김동렬 2024-04-30 887
6810 진리의 문 update 김동렬 2024-04-29 767
6809 박찬욱과 헤어지기 김동렬 2024-04-29 917
6808 대구와 광주의 차이 김동렬 2024-04-29 864
6807 공자 외에 사람이 없다 김동렬 2024-04-27 1023
6806 방민전쟁. 선수들끼리 왜 이러셔. 1 김동렬 2024-04-26 1616
6805 방시혁과 민희진 3 김동렬 2024-04-25 1703
6804 부끄러운줄 모르는 한겨레 표절칼럼 김동렬 2024-04-25 802
6803 빡대가리 동훈준석 멸망공식 김동렬 2024-04-24 1222
6802 방시혁 하이브 뉴진스 1 김동렬 2024-04-24 1315
6801 공자 김동렬 2024-04-23 1114
6800 빡대가리 한동훈 1 김동렬 2024-04-23 1195
6799 제갈량이 유비를 따라간 이유 김동렬 2024-04-22 1078
6798 집단사고와 집단지성 1 김동렬 2024-04-22 813
6797 한깐족과 황깐족 김동렬 2024-04-22 1062
6796 이정후와 야마모토 김동렬 2024-04-21 896
6795 인간에게 고함 김동렬 2024-04-20 1044
6794 뇌는 왜 부정적 생각을 할까? 김동렬 2024-04-18 1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