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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560 vote 0 2017.09.04 (21:43:31)

     

    자연권이란 무엇인가?


    집단적 의사결정에 대해서는 두 가지 논리가 알려져 있다. 하나는 주로 초딩들이 의지하는 선악론이다. 둘은 주로 중딩들이 구사하는 올바름론이다. 그런데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인가? 올바름은 무엇이고 올바르지 않음은 또한 무엇인가? 그게 과연 근거가 있는 말인가?


    내막을 들추어 보면 양파껍질 속과 같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끝까지 까봤는데 암것도 없던데? 근거가 없다.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 왜? 악이니까. 그럼 군인들은 악당이네? 동물을 때리면 안 된다. 왜? 악이니까? 그럼 치킨집 주인은 다 악당이네? 이런 논란 피곤하다.


    올바름의 판단도 마찬가지다. 도무지 뭐가 올바른 거지? 공정한 것이 올바른 거다. 그럼 공정하게 하자. 당장 여자도 군대 가라. 흑인도 오바마처럼 뒷문으로 입학하지 말고 공정하게 수능 쳐서 하버드 가라. 미국은 학종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백인 하층민들이 피해를 본다.


    도대체 뭐가 공정한 거지? 공정한 것은 전혀 공정하지 않다. 선악논리나 공정성논리나 가족집단 혹은 20여 명 안팎의 소집단에서나 먹히는 거다. 동물과 인간 사이에도 공정해야 하는가? 가족이니 부족이니 민족이니 하는 그룹의 벽을 조급만 넘으면 그런 논리는 망한다.


    사실이지 선악논리나 공정성논리는 인간의 주관적 감정을 근거로 삼는다. 인간은 선악을 판단하고 공정성을 판단하는 본능이 있다. 그런데 동물도 공정성을 판단하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침팬지 실험에서 밝혀졌지만, 원숭이라도 차별하면 화를 낸다고. 근거가 약하다.


    여기에 추가될 세 번째 논리가 천부인권 개념 곧 자연권논리다. 자연권은 자연법칙에서 근거를 댄다. 사건은 기승전결로 간다. 뒷단계가 앞단계를 이길 수 없다. 하극상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마이너스다. 엔트로피에 의해 뒷포지션이 앞포지션을 이길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일을 하면 임금을 준다는 논리와 임금을 주면 일을 한다는 논리가 대립하여 있다면 자연권으로 봐서 어느 게 맞을까? 임금을 주면 일을 한다가 맞다. 이게 주식회사 개념이다. 노동이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본이 자기복제를 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마호멧은 내가 생전에 돼지가 새끼를 치는 것은 봤어도 돈이 새끼를 까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게 노동가치설이다. 맞나? 그래서 아랍은 은행이 없다고 한다. 은행 비슷한 게 있어도 이자를 받지 않는다. 대신 뇌물을 받는다. 틀렸다. 자본증식설이 자연권에 맞다.


    예컨대 이런 거다. 부모가 자식을 낳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복제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여 두루 쓰게 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복제로 가치를 창출한 예다. 교사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복제다. 물론 일부 노동이 포함되기는 한다. 그러나 필요가 없다.


    미래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교사 한 명이 인류 전체를 가르치게 된다. 한국에서 가장 능력 있는 교사 한 명이 전국의 모든 학생을 가르치게 된다. 자기 학교 교수의 강의를 들을 이유가 없다. 모든 학생이 서울대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나중에는 AI 교수님이 ㅎㅎ.


    구조론으로 치면 질, 입자, 힘, 운동, 량에서 운동단계에 노동이 들어간다. 그러나 기계로 대체할 수 있으므로 AI시대에 노동은 필요 없다. 노동가치설은 부분적으로 참일 수 있으나 그것이 보편진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집단적 의사결정에서 자연의 절대적 근거는 무엇인가?


    맞대응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모든 자연존재는 양자적 존재이며 양자는 2다. 2의 일치를 필요로 한다. 시간과 공간의 불일치하면 실패다. 일치는 대칭과 호응이다. 모든 가치는 대칭과 호응에서 창출된다. 대칭과 호응은 어떤 둘의 대칭과 호응이다. 여기서 권리가 조직된다.


    호응하지 않고 틀어버리는 게 권리다.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에서 노동자가 틀어버린다면? 인간의 자연권인 자유와 평등은 호응할 수 있는 조건을 보장해줘야 호응한다는 것이며 호응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지 않으면 호응하지 않으며 이에 일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이것이 집단적 의사결정의 절대근거다. 권력의 근거는 에너지의 효율성이며 효율은 대칭에서 나오고 대칭은 호응되어야 하며 자유와 평등은 호응할 수 있게 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자유가 없고 평등이 없으면 호응하고 싶어도 호응할 수가 없다. 일치를 끌어낼 수 없다.


    호응은 하이파이브와 같다.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김선빈은 키가 작아서 홈런을 쳐도 하이파이브가 안 된다. 평등은 김선빈에게 키높이 구두를 신겨줘서라도 호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유는 김선빈의 팔을 묶어놓고는 하이파이브를 할래도 할 수가 없다는 말이다.


    여기서 권리와 권한과 권력이 생성된다. 권리는 사건의 기승전결에서 앞선 포지션이 다음 포지션을 지배하는 원리다. 발견과 발명이 있다. 먼저 발견하지 않으면 발명할 수가 없다. 전기를 발견해놓지 않으면 전구를 발명할 수 없다. 전기의 발견자에게 권리가 있는 것이다.


    전구의 발명자는 전기의 발견자에게 로열티를 챙겨줘야 한다. 그런데 보통 발견을 하면 노벨상을 받을지언정 로열티를 챙겨받지 못한다. 로열티 못 주니까 미안해서 대신 노벨상을 주는 것이다. 어쨌든 발견은 발명을 방해할 권리가 있다. 말하자면 음원사용이 그러하다.


    가수는 저작인접권이라 해서 10퍼센트나 가져갈 뿐이다. 일단 곡이 있어야 노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노래를 히트시킨 사람은 가수잖아. 가수가 안 부르면 곡이 있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만화는 이상하게 그리는 사람이 가져간다. 스토리 작가 몫은?


    수익분배구조가 자연권과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다. 매우 왜곡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다음 권한은 대표성의 위임이다. 권리가 있어도 협회를 조직하지 않으면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다. 노조를 조직하지 않으면 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다. 권한은 절차적 위임이 중요한 거다.


    위임받지 않은 가짜권력을 휘두르는 돌팔이들도 많다. 무면허 운전 말이다. 권리는 있어도 권한이 없을 수 있다. 자격증을 따야 한다. 다음 권력은 권리와 권한에 에너지를 태운 것이다. 에너지는 효율성이다. 권리와 권한은 효율성을 생산한다. 자본주의가 더 효율적이다.


    권한이 집중될수록 에너지가 크고 효율성이 크다. 그래서 재벌을 만든다. 대기업집단을 만들면 은행을 지배하여 부실을 은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효율성이 클수록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는 것이다. 비대해진 권력에 따라서 커지는 리스크의 청구서는 뒤늦게 온다. 


    그 시간차를 이용해서 치고빠지기를 잘하면 돈을 벌 수 있다. 먹튀전략이다. 권력의 문제는 기승전결의 기가 누구냐 하는 것이다. 기가 승에 갑질을 한다. 승은 전에 갑질하고 전은 결에 갑질한다. 국민은 호구냐? 아니다. 국민이 뭉치면 국민이 갑이다. 투표 때 확인된다. 


    재벌은 뭉쳐서 언제나 기를 이루고 국민은 촛불집회로 뭉쳐야 특별히 기를 이룬다. 기승전결의 기에 서기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국민이 뭉치고 지도자를 뽑고 의사결정해서 효율성을 창출해야 한다. 국민은 생업이 바빠 자주 뭉치지 못하니 헌법에 권리를 박아놓는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의사결정구조 그 자체가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왕이 정치를 잘한다고 해서 왕위교체를 하지 않으면? 왕위교체 하는 방법을 잊어버린다. 외부환경이 변하면 왕위를 교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무작정 효율만을 따르면 리스크는 점점 커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권력은 효율의 생성에 매몰되지 말고 메커니즘 보호에 주의해야 한다. 단기적인 비효율을 감수하고서라도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말이다. 자연권은 사실 간단하다. 에너지는 어떤 둘의 만남을 통해 얻어진다. 만남은 항상 짝수다. 반드시 둘의 일치여야 한다.


    예컨대 자녀에 대한 권리를 엄마가 아니라 아빠에게 넘겨준다면 당연히 여성은 출산을 안 한다.>멸망한다. 이렇게 되므로 어쩔 수 없이 엄마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만남의 현장에서 호응해야 하는 상대방이 일을 중간에 틀어버릴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다.


    노동자와 사용자의 만남이든, 남녀의 만남이든, 작곡가와 가수의 만남이든, 국민과 대통령의 만남이든 같다. 발명특허를 인정 안 한다>발명하지 않는다.>멸망한다. 혹은 사용자가 임금을 주지 않는다. > 일을 안 한다. > 회사가 망한다. 이런 식이다. 노예제 철폐도 그렇다.


    노예제보다 소작제가 낫고, 소작보다 자영농이 낫다. 더 생산성이 높다. 그러므로 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이런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자기집에서 나체로 생활하면 안 된다는 법을 정한다. > 나체 생활자가 감시인에게 문을 안 열어준다. > 법의 실효성이 망한다. 


    상대방이 어떻게든 대항할 수 있는 경우는 모두 자연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 해커를 잡을 수 없다. > 정부가 비트코인을 이길 수 없다. > 비트코인 승리 > 이런 것도 자연권이 될 수 있겠다. 천부인권 이런 말은 자연권에 대한 논리적 이해가 없어서 대강 얼버무리는 말이다. 


    * 선악논리 - 가족과 같이 선의로 모인 집단에만 먹힌다.

    * 올바름논리 - 스포츠와 같은 경쟁의도로 모인 집단에만 먹힌다.

    * 권력논리 - 성별이 다르고 신분이 다른 모든 집단에 먹힌다..


    집단적 의사결정에서 최종적인 근거는 권력논리다. 권력의 근거는 자연권이며 자연은 에너지 효율성을 따르고 효율적인 것에 권리가 있으며 맞대응하여 상대방을 비효율화시킬 수가 있다면 역시 상대적인 효율성이 있다. 그러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못 걸면 권리가 없다.


    인류가 뜻을 모아 미국과 러시아의 모든 핵무기를 폐기할 권리 이런 것은 없다. 왜? 힘이 없거든. 인류가 뜻을 모으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혹시 인터넷이 발달하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행복추구권은 인정되어야 한다. 왜냐? 가정의 침실을 감시 못 하거든.


    만약 빅브라더가 등장하여 섹스를 월 1회나 주 1회로 제한하고 통제한다면? 그 경우는 행복추구권이 침해된 것이다. 개는 권리가 없다. 인간에 대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개들이 모여 전개협을 조직하고 오늘부터 도둑을 감시하지 않겠다며 파업을 한다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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