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몽준이 폼만잡고 후보선언을 미룰때,
그를 우려스럽게 지켜보던 노짱계열 사람들은 몽준의 우유부단함을 멋진 쇼맨쉽으로 생각했다. 즉,
몽준이 입후보할 마음도 없으면서 가치상승을 위한 순수한(?) 동기를 가졌을 뿐이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을거다.

몽준이 입후보한 뒤,
창당을 하릴없이 미룰때조차 우리는 그의 의중을 깊히 헤아리지 못하고,
단순히 노무현쪽으로 입질하려는 계산된 제스쳐로 보고 싶어했다.

이제 그는,
창당을 마치고 후보단일화로 노짱과 줄다리기하고 있다.
우리 가운데 몇몇 순진한 사람들은 아직도 그의 야심을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전략쯤으로 폄하하는 것 같다. 대체 이 순진한 착각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몽은 황태자로 태어나고 자랐다.
그의 동기는 열정과 의식이 아니라 자존심과 체면이다. 그렇게 세상을 살아온 사람이다.
그에게 역사의식이니 질서지키기 따위의 서민적 행보를 바란다면, 아직도 그를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그는 계산에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있다. 황태자에게 계산법은 필요 없을테니까.
몽은 느리고 신중한 것이 아니라, 계산이 느린 것일 뿐이다.

그는 처음부터 노무현을 자신의 책임총리(시다바리) 정도로 밖에 보지 않았다.
물론 지금은 그 책임총리에서 '책임' 을 빼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암튼 사람은 누구나, 정치인 조차 지독한 에고의 산물임을 망각하지말자.
정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대장놀이고, 손익계산보다 감정대결이 우선이기 때문에..

결론 : 정몽준은 후보를 사퇴할 지라도, 결코 노무현밑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sort
6806 구조론 동영상 1 김동렬 2010-03-22 196633
6805 LK99 과학 사기단 image 김동렬 2023-08-07 71159
6804 진보와 보수 2 김동렬 2013-07-18 58331
6803 진화에서 진보로 3 김동렬 2013-12-03 58232
6802 '돈오'와 구조론 image 2 김동렬 2013-01-17 56147
6801 소통의 이유 image 4 김동렬 2012-01-19 55508
6800 신은 쿨한 스타일이다 image 13 김동렬 2013-08-15 55092
6799 관계를 창의하라 image 1 김동렬 2012-10-29 48725
6798 답 - 이태리가구와 북유럽가구 image 8 김동렬 2013-01-04 45574
6797 독자 제위께 - 사람이 다르다. image 17 김동렬 2012-03-28 44755
6796 청포도가 길쭉한 이유 image 3 김동렬 2012-02-21 42191
6795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image 3 김동렬 2012-11-27 42118
6794 구조론교과서를 펴내며 image 3 김동렬 2017-01-08 41982
6793 아줌마패션의 문제 image 12 김동렬 2009-06-10 41779
6792 포지션의 겹침 image 김동렬 2011-07-08 41237
6791 정의와 평등 image 김동렬 2013-08-22 40909
6790 비대칭의 제어 김동렬 2013-07-17 38948
6789 구조론의 이해 image 6 김동렬 2012-05-03 38866
6788 비판적 긍정주의 image 6 김동렬 2013-05-16 38006
6787 세상은 철학과 비철학의 투쟁이다. 7 김동렬 2014-03-18 37609